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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체험으로 만나는

영화의 모든 것!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영화란, 지루한 부분이 커트 된 인생이다." - 앨프레드 히치콕
어디 히치콕뿐만이겠는가. 많은 이들이 인생을 영화와 비유하는 것은 인생의 희로애락이 영화라는 매체에 충실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을 닮았기에, 영화 속 주인공과 함께 웃다가도 어느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한다. 최초로 상영된 지 벌써 한 세기가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 그런 영화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영화의 도시’ 부산에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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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주제로 한 체험형 복합문화공간

부산영화체험박물관트립 네비게이션

용두산공원은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타워가 있는 곳으로, 부산을 둘러볼 때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앞으로 이곳에 들를 예정이라면 시간을 좀 넉넉하게 비워서 오는 것이 좋겠다. 부산의 상징인 ‘영화’를 주제로 한 또 하나의 건축물,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이하 영화체험박물관)’이 지난 2017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의 영화제작사가 탄생한 곳이자,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매년 열리는 부산에는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시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많은 편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영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없었다는 사실에 다소 의아했다.
그동안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영화체험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영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빠짐없이 경험해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박물관 내 조성된 모든 공간이 입장 시 지급되는 카드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래서인지 박물관에는 유독 아이와 함께 놀러 온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극장이나 TV를 통해 봤던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신기한 과정을 보면서 한 아이의 질문이 많아졌다. 그런 질문에 다소 머뭇거리던 아빠의 곤혹스러운 속마음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
‘미안, 영화를 만들 때 이렇게 많은 과정이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네? 사실 아빠도 신기해, 너처럼.’

부산영화체험박물관 핸드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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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영화의 역사와 현장 속으로

영화의 역사와영화음악을 감상하는 존

영화체험박물관은 크게 9개의 존(Zone)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Zone 1’부터 ‘Zone 5’가 있는 3층은 영화의 역사와 원리, 제작의 전 과정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3면이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영상관(Zone 1, 영화 도시 중앙역)에서 박물관에 대한 소개와 미션 영상을 관람하고 나오면, 올해로 탄생한 지 99주년이 되는 ‘한국영화’의 기나긴 발자취를 담은 영화역사의 거리(Zone 2)가 나온다. 한국영화의 역사에 있어 부산은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극장문화가 시작된 곳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22개의 극장이 존재했을 만큼 영화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부산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제작사인 ‘조선키네마 주식회사’가 생겨나기도 했다. 비록 1년여간 네 편의 영화만을 만들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이는 우리나라 영화의 초석을 다진 영화인들을 배출하는 등 한국영화의 주춧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곳이다. 바로 이곳에서 명작 <아리랑>을 만든 나운규 선생이 배우로 데뷔하기도 했다. 비록 많은 풍파를 겪으며 많은 영화가 자취를 감췄지만,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마지막 무성영화인 <검사와 여선생>을 통해 당시 영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을 덜 수 있었다.
영화의 역사 거리를 지나면 명작의 광장(Zone 3)이 나온다. 이곳에는 명작들을 더욱 빛나게 했던 영화음악을 직접 들어보는 공간과 소설, 게임 등의 원작이 영화가 된 작품들을 알아보는 공간이 있다. 한참을 듣고, 읽으며 명작을 만나는 동안 무언가 재밌는 거라도 있는지 반대편에 들리는 환호성이 귀에 들어왔다. 바로 영화체험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시네마 아카데미(Zone 4)와 시네마 스튜디오(Zone 5)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영화 제작 과정과 촬영기법을 살펴보는 곳으로 타임 슬라이스, 크로마키 촬영 등 간단한 영화 촬영을 진행하고 직접 편집까지 경험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자신이 찍고 만든 영화가 한 편의 동영상으로 완성되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영화와 더욱 가까워지는 경험을 했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내부

03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통해 영화와
더욱 친해지다

하이테크 체험관VR 영화감상

‘Zone 6’부터 ‘Zone 9’로 이뤄진 4층은 주로 마치 영화제에 온 것 같은 분위기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4층에 올라서자마자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로고와 장이머우, 제레미 아이언스, 기타노 다케시, 빔 밴더스 등 세계적인 감독과 스타들의 핸드프린팅과 사인이 관람객을 맞이했다(Zone 6). 여기에서도 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관람객들이 핸드프린팅 앞에 놓인 기계에 손을 넣으면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 사이에 화면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좀 더 걸으면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테크 체험관이 나온다. 넓게 마련된 공간에 각자 앉아 VR 안경을 쓰면 ‘공룡’, ‘좀비’, ‘부산 투어’를 주제로 한 360도 VR 영화가 흘러나온다. 너무도 실감이 나는 영상 덕분에 이리저리 손을 휘젓거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기도 했다. 이외에도 4층에는 착시 효과 속에서 다리를 건너는 체험, 애니메이션의 원리이기도 한 플립 북을 만들거나 영화 더빙 체험, 그리고 지금껏 돌아본 내용을 바탕으로 퀴즈를 풀어보는 영화의 전당(Zone 7, 9)과 ‘앨리스와 함께 이상한 나라로’라는 주제로 구현된 어린이 놀이 공간(Zone 8)도 준비돼 있다.
3층과 4층을 모두 둘러봤다고 모든 관람이 끝난 것이 아니다. 올해 3월부터는 트릭아이뮤지엄이 2층 매표소 옆에 정식 이전해 박물관의 즐길 거리를 한층 더했기 때문이다. AR(증강현실)을 활용해 세계적인 명화에 직접 들어간 듯한 체험과 사진촬영을 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인기가 높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마련된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반나절이 훌쩍 지나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부산에 들를 예정이라면 이곳 영화체험박물관에서 색다른 체험을 한가득 안고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 마침 10월 4일부터 열리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연계한 체험행사가 시범적으로 시도되고, 하반기부터는 故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이 기증한 수만 점의 소중한 영화자료 중 일부가 기획전시 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때 맞춰 방문해보는 것도 더욱 좋을 듯하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내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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