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대한민국의 6개 광역시 중 하나로 깊고, 오랜 역사가 있는 지역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으로 가기 위한 길목이었으며,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일제강점기 때는 전쟁물자 운송을 위한 교통의 요충지로 아픈 역사가 묻어 있다. 또 남북전쟁에서는 우리나라가 승리를 이끄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군사적 작전 지역이었다. 이처럼 시대별 희노애락이 담긴 인천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인천도시역사관이다.
인천도시역사관은 2009년 8월, 인천세계도시축전 개최 당시 인천의 도시계획역사를 전시하는 ‘인천도시계획관’으로 출발했다. 같은 해 10월 ‘컴팩스마트시티’로 관명을 변경해 운영하다가 2014년 1월, 인천광역시립박물관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 인천의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도시의 역사 및 발전 과정을 담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지금의 ‘인천도시역사관’으로 거듭났다. 전체적인 전시 구성을 크게 3개로 설정하였으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전시 개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인천도시역사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근대도시관’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인천의 근대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계’의 경계를 나타내는 표지석인 ‘각국조계석’ 등의 유물과 함께 1883년 개항부터 광복 이전까지의 인천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제물포 개항을 시작으로 수인선 이야기까지 인천의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한 전시실이다.
조계는 개항장의 특정 지역에 외국인 전용 거주 공간을 정하여 그곳의 행정권을 그들에게 위임하는 제도를 말한다. 조계를 관할하는 국가의 수에 따라 전관 조계와 공동 조계로 구분되는데 인천에는 일본, 청국의 전관 조계와 양국을 포함해서 영국, 미국, 독일 등 다섯 나라가 공동으로 관리하던 공동 조계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개항장 중 세 개의 조계가 설정된 곳은 인천이 유일했다. 조계마다 여러 나라의 특색있는 건축물이 세워져 바다에서 바라본 제물포의 풍경은 다채롭고 이색적이었다. 이러한 인천의 근대 역사가 궁금하다면, 첫 번째 전시관인 ‘근대도시관’을 천천히 둘러보길 권한다.
관람시간
a.m. 9 ~ p.m. 6매주 월요일 휴무
1층 근대도시관에서 인천의 역사를 살펴보면,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2층에서는 인천의 오늘날을 볼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하늘에서 바라본 인천의 모형도다. 인천 영종도를 포함해 인천 내륙의 모습을 한 층 가득히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산업·교통·주거 등 인천의 각종 인프라에 불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인천의 규모가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아픈 근현대사를 뒤로하고, 현재는 세계를 연결하는 도시로 우뚝 선 인천을 바라보면, 뿌듯한 감정과 뭉클한 감정이 교차한다.
2층에서 오늘날의 인천 모습을 볼 수 있다면, 3층에서는 미래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미래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천 송도, 영종도, 청라 국제도시의 청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관이다. 인천에 들어서게 될 미래형 건축물을 보니, 멀게만 느껴지던 미래에 한 발짝 다가간 기분이 든다. 현재 2층 인천모형관과 3층 IFEZ모형관은 과거의 전시내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나, 향후 전시 개보수 공사를 통해 각각 현대 도시관, 도시생활관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역사관은 3층에 걸친 상설관 외에도 기획전시실을 통한 특별전시도 진행한다. 현재는 지난, 3월부터 열린 ‘2019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전’이 진행 중이다. 10명의 작가전은 김보섭·류재형·오석근·조오다 등 인천을 대표하는 작가 10명이 각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인천을 조명하는 기획전시다.
그리고 지난 11월 1일, 기획특별전 ‘동네목욕탕-목욕합니다’가 개막했다. 내년 2월 2일까지 인천도시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 아암홀에서 진행될 이번 특별전은 ‘목욕탕과 목욕문화’를 주제로 근대에 등장한 목욕탕이 오늘날의 찜질방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만들어진 한국의 목욕문화를 살펴본다. 전시는 목욕탕 이용 순서와 같은 순서다. 탈의실, 욕탕, 휴게실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탈의실에서는 조선인들이 타인에게 알몸을 보이면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목욕탕에 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일본에서 전해진 대중탕은 신분에 상관없이 목욕하는 평등의 공간이었지만, 일본인과 조선인을 차별하는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욕탕은 광복 이후 생활 수준이 높아지며, 동네마다 우후죽순으로 목욕탕이 만들어진 상황이 배경이다. 목욕탕들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욕탕 시설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샤워기나 개인 수도꼭지가 생겨나고, 바닥을 데워 찜질하는 한국 전통의 한증 시설. 즉, 사우나가 설치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만의 다양한 목욕 문화가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목욕탕 무한경쟁 속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인 휴게실을 전시로 풀어냈다. 없었던 공간 휴게실의 탄생은 물론, 그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며 볼거리와 재미를 더한다.
인천도시역사관의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SNS 해시태그 추첨 이벤트를 통해 매달 목욕용품 패키지를 보내고 있으니, 다양한 볼거리와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이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역사관 앞에는 인천시티투어버스가 상시 운행되고 있다. 역사관 관람을 마쳤다면 시티투어 버스에 탑승해 인천을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M6405, 908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인천1호선 전철 센트럴파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주차장은 건물 옆이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