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선 없는 세상을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최근 ICT 산업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 무선 기술은 무선충전과 스마트팩토리 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급속한 기술개발로 현재는 유선의 도움을 어느 정도 받고 있지만, 향후 무선 시스템은 유선이 가진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다. 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대에는 어떤 일들이 가능해질까?
과거 유선으로만 통신할 수 있었던 전화기는 이미 무선으로 변화한 지 오래며 무선 이어폰이 등장했고 무선충전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무선충전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은 명확하다. 선을 꽂거나 특정한 장소로 이동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마치 라디오 전파를 잡는 일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상적인 무선충전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실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방식 대신 채택한 기술이 바로 근거리 무선충전 즉, 자기유도 방식이다. 송·수신부가 가까워야만 작동하는 단점이 있지만, 상당히 안정적이다. 최근 무선충전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은 대부분 본 방식으로 충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무선충전 기능 탑재 모니터 SE370을 출시했다. 이 모니터는 휴대전화 무선충전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모니터다. 모니터 하단 스탠드에 무선충전기가 내장된 이 제품은 PC로 작업할 때 스마트폰을 잘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또한, 세계적인 가구 업체 이케아는 무슨 충전을 지원하는 탁상 스탠드, 플로어 스탠드, 침대 협탁, 작업등 등을 내놨다. + 표시된 자리에 무슨 충전 지원 스마트폰을 올려두면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 스마트한 가구다.
이처럼 무선충전의 방식은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가구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넓혀가고 있다. IHS마킷(Markit)은 지난 2018년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약 4억 5천만 개인 무선전력 송·수신기가 오는 2023년에 22억 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전동 칫솔 같은 개인 위생기기에 더욱 폭넓게 사용될 전망이다.
자기유도 방식 말고도, 무선전력 전송 방식은 다양하다. 일정 거리 이내에서 여러 기기를 동시 충전할 수 있는 자기 공진 방식이나 전력을 마이크로파나 레이저, 초음파로 바꿔 먼 거리를 전송하는 중장거리 방식도 연구 중이다. 또 우주 태양광 발전을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에서 특허를 낸 TV를 보면, TV 하단에 놓인 자기 공명 방식으로 추정되는 무선전력 송신기를 통해 TV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특허가 상용화된다면, 앞으로 수많은 가전제품이 유선에 의지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TV 설치와 위치 설정이 자유로워지고, 무엇보다 선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집 내부가 말끔해질 것이다.
한편 연구진은 지난 2017년 3차원 공간에서 위치와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충전이 가능한 무선충전기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 기술은 ‘3차원 공간 무선충전(E-Cup)’ 기술로 직경 약 10cm 공간 내에서 어떤 방향으로 스마트폰을 놓아도 일정한 충전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컵홀더 형태로 만들어졌다. 기존 2차원 패드 구조의 무선충전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공간에 자기장 분포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균일장 생성 기술을 개발했으며, 위상 제어 기술도 적용해 어떤 방향으로 놓아도 일정한 전력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무선충전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더 작은 기기에, 더 멀리, 더 강하게, 더 많은 양의 전력을 무선 공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무선 기술은 무선충전 분야 외에도 사람과 설비, 기계와 로봇을 연결하는 스마트팩토리에서도 증대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팩토리가 본격화되면서 무선통신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자동화 제조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유선통신 기술은 신뢰도가 높지만, 이동작업에 적합하지 않아 배선과 안전 부분에 대한 개선의 여지가 많다. 또 공정의 변화에 따른 공장 재배치, 기계나 로봇의 이동 시 공장 전체에 대한 유선 통신망 재배치 등의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무선 기술을 적용하는 스마트팩토리의 필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팩토리에 유선기술을 대체하는 무선 기술이 적용되면 생산성은 높이고 불량률은 낮추며 작업자의 안전은 물론 매출상승도 견인케 될 것이다.
지난 2017년, 연구진은 국내 최초로 이동통신 기술을 스마트팩토리 생산 자동화 시스템에 적용했으며,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시연에 성공했다. 이는 공장을 무선으로 원격제어하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스마트팩토리 고도화가 진행되지 않은 공장에서 쓰고 있던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같은 무선통신 기술은 통신 거리가 짧아 특정 영역을 벗어나면 통신이 불가능해 대규모의 공장에서 활용이 어려웠다. 연구진의 스마트팩토리 통신환경은 스마트폰 방식의 셀룰러(Celluar)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해 기지국이 서비스하는 반경 내에서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공장 내부뿐만 아니라 공장 소비자 간 물류와 유통 단계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편 주요 기업에서도 무선 기술의 활용 사례가 눈에 띈다. 한화큐셀은 BLE 기반 온·습도 센서와 설비 통합관리에 대한 무선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향상시켰고,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스마트 태그 기반 차량 생산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품질관리를 이뤘다. 또 에어리퀴드는 BLE 기반 커넥티드 인솔프로젝트(Connected Insole Project)를 통해 작업자 안전을 확보했으며, 포스코는 BLE 기반 환경 정보와 설비 관리를 통해 환경 안전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스마트팩토리는 공장 경영은 물론 고객 관리, 운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무선 기술은 미래 공장을 ICT화하고, 일상 속 수많은 케이블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것이다. 어쩌면 이어폰 선에 걸려 스마트폰이 떨어지는 일이나 케이블 선을 정리하는 케이블타이와 같은 제품도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원거리 전력 전송이 가능해져 우주 태양광 발전이 상용화되는 미래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