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는 더 이상 SF 영화 속에 등장하던 상상 속의 소재가 아니다. 자율주행차는 ICT의 발전과 함께 우리 생활 속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원리는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려 운행한다. 때문에, 자동차의 혁신을 넘어 관련 산업, 교통 체제와 법규, 스마트 시티 등 많은 변화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환경 요소를 인지하고 도시를 누빌 수 있을까?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운전자를 대신하는 자율주행 SW 시스템은 주행 관련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프로세싱하는 과정을 거쳐 동작한다. 자율주행차는 센서와 정보를 처리하는 SW 시스템과 구동 시스템이 통합되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서비스를 구현한다. 여기서 안전한 이동서비스 구현이란,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 사물이 있는지 없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인식을 넘어 장애물인지 보행자인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다. 자율주행은 주변의 장애물, 사람의 움직임과 의도 등 주변 상황을 정확히 인지한 후 스스로 제어되어야만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의 경로, 차량의 현재 위치, 차선과 교차로 등을 파악하는 정밀지도 기능 또한 자율주행에 있어 필수적 요소이다.
자율주행차는 자동화 수준과 오류에 대응하는 주체에 따라 6단계로 구분한다. 자동화 기능 없이 운전자가 모든 것을 제어하는 0단계에서 관찰 및 구동 기능을 일부 운전 보조 시스템이 담당하는 1~2단계가 있다. 그리고 3단계는 주변 환경을 파악해 자율주행 특정 상황 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2단계의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4단계는 시내 주행을 포함한 도로 환경에서 운전자 개입이나 모니터링이 필요 없는 단계이며, 5단계는 시골길과 같은 모든 환경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동화 단계다.
현재 연구개발단계에서는 운전석에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해 자율주행 SW 시스템의 오류에 대응해야 하는 단계다.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우버, 웨이모 등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운영자가 반드시 시스템을 예의주시하도록 교육한다. 운영자가 시스템의 경고를 무시하거나 의도한 공격에 대한 대응 미비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더욱 안전한 단계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학습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는 인공지능과 인프라와 협력하기 위해 5G 기술을 융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센서를 함께 사용한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차는 센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묶어 자율주행에 적용 중이다. 이처럼 자율주행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센서들은 어떤 상황에 적용되고 있을까?
먼저 자율주행차가 교통표지판을 인식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카메라로 인식하고, 이를 분류하는 방식이다. 카메라는 차선이나 표지판 정보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전방에 있는 사물이나 차선 인식, 신호등, 보행자 등 도로의 복잡한 환경을 인식한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합쳐지면, 자율주행은 더욱 고도화된다. 기존에 설치되어있는 사물이나 도로 환경을 빅데이터를 통해 분류함으로써 예측이 가능해지는 원리다. 기계학습을 통한 카메라 영상인식기술은 내비게이션 데이터에 도로의 경사도, 휘어짐, 도로표지판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또 자율주행차의 전반 인식을 가능케 하는 대표 센서가 있다. 바로 라이다와 레이더다. 두 종류의 센서가 작동하면서 대상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셈이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쏴서 돌아오는 초점 이미지와 시간을 계산해 특정 지점의 위치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거리, 속도, 방향을 알아낼 수 있다. 레이더는 전자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전파 소요 시간을 측정하고, 주변 사물과 거리 및 속도를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센서는 즉, 외부 주행 환경을 직접 파악하는 역할을 해준다.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가 아무리 고도화된다 해도 주변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거나 시야 확보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피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차량, 인프라, 사람과 통신을 통해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의 발전도 함께 요구된다. V2X는 차량이 유·무선망을 통해 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보행자, 인프라 등 사물과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V2X는 통신으로 연결된 미래의 자동차를 위한 기반기술로써 완전히 자동화된 교통 인프라를 가능하게 할 핵심기술이다.
V2X(Vehicle to Everything communication,
차량 사물 통신)
자동차가 자율주행하기 위해 도로에 있는 다양한 요소와 소통하는 기술
최근 ETRI는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에 영상 센서와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레벨 3~4수준의 자율주행차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고, 차량에 탑승해 목적지까지 자율주행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최정단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은 “자율주행차는 센서 정보와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주변 도로 상황 인식을 통해 운행되며, 인식결과를 사용해 정밀하게 지도를 갱신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차범위 또한 10cm 이내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력이 부족한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제어 및 상황 판단 알고리즘은 물론 차량의 위치, 신호등, 장애물, 보행자, 차종 인식 등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SW를 최적화했다. 본 기술은 경쟁 기술들과 비교했을 때 자율주행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SW 기술의 우월성이 큰 기술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하고 도전적인 연구 시도도 좋지만, 다양한 도로 환경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자율주행차만 다니는 전용 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에서는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과 누가 먼저 지나갈지 주행 우선권을 결정하는 협상도 필요하다. 현재는 운전자를 위해 만들어진 신호등, 교통법규 등도 기술발전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또 도로 인프라도 디지털화되어야 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운전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독립적이며 안전한 이동을 제공할 것이다. 연구진은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이동 중 가치를 생산하는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령 운전을 못 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고령화 사회와 취약지역에 맞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 수요응답형 무인수송 및 물류 셔틀, 정기순환형 무인미니버스 서비스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따뜻한 동행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