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Drone)은 향후 인간의 잠재의식과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핵심 기술로 꼽힌다. 만약 드론이 대륙을 횡단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연히 위성을 통해 제어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위성과 드론과 자동차가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드론의 발전은 더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활짝 열어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드론이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드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과연 드론은 얼마나 하늘 높이 날 수 있을까? 드론은 지상에서 150m 이내의 지공역(Air Space) 범위 내에서 운항할 수 있다. 향후 25kg 미만 드론의 경우에는 운항하기 위한 허가도 필요 없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무게가 150kg 이상 나가는 대형 무인기의 경우 통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향후 드론이 일반화된다면 드론도 인공위성과 마찬가지로 두뇌 역할을 하는 탑재체나 모니터링하는 지상국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드론을 위한 통신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쉽게 쓰고 있는 와이파이(WiFi)로는 충분하지 않아 스마트폰용으로 쓰이는 셀룰러 방식의 통신이 드론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즉 저고도 드론은 와이파이 등을 써도 되지만, 고고도 무인기에는 반드시 새로운 통신이 적용되어야만 한다. 이에 연구진은 드론의 통신이나 공중의 드론이 운항하며 서로 부딪히지 않게 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아울러 정보보호연구본부와 함께 드론의 보안성도 연구하고 있다. 또 실내에서는 드론을 띄우기가 어려운데 실내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실내 비행을 할 수 있는 연구도 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인근은 주변에 빌딩이 많아 드론을 띄우기 어려운 구조다. 그 이유는 드론의 위치 인식을 담당하는 GPS가 빌딩 숲에 가려져 신호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도심의 건물지도 영상을 가지고, 사용자가 현재 위치를 알려주면 바로 드론을 띄울 수 있는 연구가 한창이다. 또한, 연구진은 한국형 다목적 기동헬기인 수리온에 적용된 고신뢰 실시간 운영체제(OS)인 ‘큐플러스 에어(Qplus-Air)’를 확장하여 드론에 탑재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드론뿐만 아니라 가장 시급한 배터리 문제 해결도 큰 연구 과제다.
그중 드론의 가장 큰 숙제는 바로 보안이다. 드론이 인기가 높아지자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의 보안 문제는 드론의 통신을 가로채거나 GPS 신호를 위조하여 드론을 포획하는 방법 등이 있다. 또 전파 방해(Jamming)에 의한 통신을 방해하여 드론의 가용성을 훼손시키는 방법과 드론 내에 저장된 정보를 전달할 때 이를 가로채거나 중간에 변조해서 전달하는 무결성 훼손 방법도 있다. 드론 내부에 악성코드를 감염시켜 드론 내의 정보를 유출하는 방법이나 드론을 이용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도 큰 문제다. 이외에도 무단으로 영상을 촬영하거나 비행 금지 구역에 진입하고, 비행경로 이탈과 같은 불법행위 등을 드론의 문제로 보고 있다.
필자가 사는 대전의 경우 드론 띄우기는 사실상 어렵다. 연구원이 밀집한 대덕 특구의 경우 국가 보안 시설이 많고, 특히 원자력연구원과 같이 국가 최고 보안 시설은 언제든 외부로부터 위해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어서 반경 2km 내 드론 비행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또한, 드론이 악용될 경우 여러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드론에 폭탄이나 화학물질을 운송해 터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드론 내부 프로세서 등에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칩 등을 내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레이더를 이용해 영상을 보고 근접하는 드론 자체를 미리 차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미래의 드론 길(空域)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무게 12kg 이하의 작은 드론의 경우 비행 고도 150m 이하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덩치가 큰 드론의 경우 더 위로 올라가야 할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무인기도 유인기와 같은 원칙이 항행에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행물체 간 어느 정도의 간격을 유지해야 하고 비행기가 보내는 신호처럼 무인기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유인기가 항행하는 구역에 무인기가 들어와 방해한다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인기의 경우 파일럿이 관제탑과 연락하면 통신이 끝나지만, 무인기의 경우는 통신 체계가 복잡해서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무인기가 관제탑과 통신하면 지상 관제소에 연락해야 하고, 지상 관제소가 다시 무인기에 신호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복잡한 관계에서 통신 규칙도 시급히 제정되어야 할 과제다. ETRI의 이병선 무인이동체시스템연구그룹장은 만약 드론의 배터리 문제가 영구적으로 해결된다면, 스마트폰이 바로 드론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케이스 같은 것이 날개로 활용되어 이를 펴서 스마트폰과 연결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ICT 잔치였다 할 만큼 최첨단기술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1,218대의 드론이 펼친 환상적인 쇼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드론들은 스노보드를 탄 선수와 오륜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드론 쇼의 핵심 기술은 자율비행과 군집 비행 기술이었다. 이처럼 드론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일상생활 속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 드론이 일상화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생각지 못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가 없어질 테고 주거 형태도 많이 변할 것으로 보인다. 드론으로 언제든 쉽게 날아 이동할 수 있는데 구태여 도심 지역의 아파트 같은 곳에서 다닥다닥 붙어살 필요가 있을까? 아마도 드론 차고지를 만들 수 있다면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아파트를 대신하는 주거 지역이 인기가 높아지지 않을까?
본 글은 ETRI가 2018년 발행한 Easy IT시리즈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저자 ETRI 성과홍보실·정길호 출판사 콘텐츠 하다
ETRI가 펴낸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고, 다양한 ICT 트렌드를 소개하여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흥미롭게 조망해 보는 책입니다. 본 도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더 빨라진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