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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ether

‘매의 눈’이 먼저 알아본

재활솔루션

(주)엑소시스템즈

창업자들이 종종 빠지는 오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금 유치에 관한 과도한 기대다. 독창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으니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시간문제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만을 믿고 선뜻 거액의 뭉칫돈을 내밀 투자자는 세상에 없다. 투자자는 대개 누구보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매의 눈’을 갖고 있다. 그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건 스토리가 있는 비전, 그리고 이를 실현할 창업자의 역량뿐이다. (주)엑소시스템즈가 그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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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놀이터가 아니다

정주영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겸 특별상, 공공기술 기반 기술창업 데모데이 대상, 스파크랩스글로벌로부터 초기 창업자금 유치, 중소기업청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창조경제혁신센터 6개월 챌린지플랫폼 연속 선정,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회사 케이큐브벤처스 3억 원 투자 결정. 아직 채 한 돌도 되지 않은 신생 기업 ㈜엑소시스템즈의 크고 작은 성공들은 듣던 대로 주변 창업자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자리가 ‘독이 든 성배’라 불리듯 스타트업을 향한 대중적 관심이나 투자유치 역시 ‘양날의 검’이란 사실을 잘 아는 이후만 대표는 주가가 치솟는 요즘이 오히려 더욱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는 “외부의 기대에 책임감을 갖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그냥 놀이터에 불과할 뿐”이라 믿는다. 이 대표는 “돈, 시간, 사람 뭐 하나 제대로 없던 때보다 오히려 요즘 더 창업의 어려움을 실감하는 중”이라며 웃는다. 덕분에 부쩍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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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Home!” 쉽고 재밌는 재활치료

2017년 1월 설립된 ㈜엑소시스템즈는 ‘삶의 질을 높이는 적정기술’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질병이나 사고로 관절을 다친 이들의 재활훈련에 관심이 많다. 이들이 개발 중인 첫 제품 ‘엑소리햅(exoRehab)’은 닌텐도 위(Wii)처럼 환자들이 즐기면서 운동할 수 있는 체감형 재활솔루션이다. 로보틱스 기술에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사물인터넷과 게임설계 기술이 결합된 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착용자의 동작을 정밀하게 인식해 분석한 뒤 그에 맞게 훈련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존의 재활프로그램이 고가의 장비를 기반으로 해 대중화가 어려웠던 것과 달리, 엑소리햅은 “누구나 즐겁게 효과적으로”란 모토에 따라 꼭 필요한 기술들만 골라 담는 보급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동이나 비용 문제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고 재미있게 재활솔루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신제품 개발의 차원을 넘어 재활훈련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자 하는 이런 시도에는 “첨단기술보다 적정기술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엑소시스템즈의 꿈이 담겨 있다.

03

회의감과 동경심 사이에서

이후만 대표는 26살에 ETRI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른 나이에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갖게 됐다는 것은 그와 가족 모두의 큰 자부심이기도 했다. “하지만 안정적이란 말은 현실에 안주하기도 쉽다는 말과 같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젊을 때 할 수 있는 또 다른 많은 기회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쉽게 떨칠 수 없는 회의감의 반대편에서는 일찌감치 자신의 꿈을 좇아 창업에 나선 선배들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피어올랐다. 그 역시 어려서부터 뭐든 관심 가는 일은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기를 좋아했다. 중학생 때는 찹쌀떡을 팔고 고등학교 축제에서는 솜사탕 기계를 끌고 나타나 큰 환호를 받았다. 대학원 때는 재미의 차원을 떠나 본격적인 사업에도 접근해봤다. 도매 옷을 구하러 서울 시장을 찾았다가 종종 허탕을 치는 지방 상인들을 위해 온라인 도매 플랫폼을 연 것이다. 많은 소매점, 유명쇼핑몰과 제휴를 맺으며 짧은 기간 꽤 큰 매출도 올렸다. 하지만 공부에 전념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에 생애 첫 사업은 거기서 아쉽게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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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되는 적정기술

그러던 그가 다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능형 로봇시스템 연구그룹에서 양팔로봇을 연구하던 중이다. 여기에는 숨겨진 사업가 본능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안타까움도 작용했다. “당시 ETRI에서는 착용자의 모션을 센싱할 수 있는 착용형 로봇을 개발했는데 자꾸 요양병원에 계시다 돌아가신 할머니, 점점 연세가 많아지시는 부모님이 생각났어요.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활동량이 줄어 근육이 소실되고 결국 거동이 불편해지는 분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였지요.” 축구를 좋아하던 이 대표 역시 꽤 오랜 기간 근육 소실로 고생한 경험이 있었다. 고관절 골절을 치료하느라 움직이지 않다 보니 그만 근육이 퇴화된 것이다. “첨단기술을 연구해서 우수한 논문을 작성하는 것보다 적정기술로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이 커져갔습니다. 착용형 외골격 로봇개발 경험을 잘 살린다면 정말 쉽고 재미있고 효과도 좋은 웨어러블 재활솔루션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어요.” 눈 밝은 투자자들은 “재활환자들의 삶에 적정기술을 선물하고 싶다”는 이들의 꿈에서 고령사회에 따른 높은 성장 가능성 이상의 큰 미래를 발견하고 있다. 다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엑소시스템즈의 기술력이 재활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의료분야는 물론 산업현장과 일상생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엑소시스템즈는 현재 첫 제품인 엑소리햅의 출시를 목표로 시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무릎 관절을 시작으로 엑소리햅의 버전을 다른 근육으로 확대하는 연구개발 역시 활발히 추진 중이다.

Mini interview

History of Exosystems

2016

- 지능형로봇시스템 연구그룹의 이후만·김태우 연구원, 창업에 뜻을 모으다.
- 6월 연구원 예비창업과정에 선정되다
- 8월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과 특별상을 수상하다.
- 12월 예비창업과정을 수료하고 창업을 승인받다.

2017

- 1월 KIC 공공기술 기반 기술창업탐색팀 데모데이에서 대상을 받다. (주)엑소시스템즈를 설립하고 ETRI 11동 창업보육실에 둥지를 틀다.
- 2월 엑셀러레이터 및 벤처캐피털로부터 씨드머니를 투자받다. 2년 과정의 중기청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되다.
- 4월 6개월 챌린지 프로그램에 선정되다.
- 5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3억 원을 투자받다.
기업 현황
- 설립년도 / 2017년 1월
- 대표이사 / 이후만
- 주소 / ETRI 11동 230호(대전 유성구 가정로 218)
- 이메일 / exosystems@exosystems.io
- 홈페이지 / www.exosystems.io
- 아이템 체감형 IoT 재활솔루션

창업자가 도전자에게

“창업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다”
처음에 구상했던 사업계획은 대부분 진행 중에 바뀌어 간다. 따라서 아직 전문가가 아닌 상황에서 너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주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ETRI 연구원에게는 예비창업제도가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막는 데 더없이 큰 도움이 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실행력, 자금, 아이디어는 모두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1인기업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함께 창업에 나서는 동료들과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하며 꿈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도외시한다면 결국 사업의 가장 큰 축이 무너지면서 너무나 힘든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대표에게 필요한 정신력과 체력”
회사를 꾸려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과 매일 함께하는 것이다. 연구개발 이외에도 연구원으로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문서작업을 하고 있다.
또 끊임없이 잠재고객을 만나 니즈를 파악하고 영업을 위해 적절히 처신해야 하는 노력은 연구원 시절에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이다.
사업의 책임자로서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아무리 자신감이 넘쳤더라도 반드시 현실이란 벽 앞에 망연자실할 때가 생긴다. 가족이나 임직원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어려움이 많으니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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