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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시대와 함께하며 우리를 웃고, 울게 했던

추억 속 만화로의 특별한 여행

한국만화박물관

“만화는 영화보다 심오하고 연극보다 유연하다.” - 아트 슈피겔만
퓰리처상을 받은 만화가 아트 슈피겔만의 말처럼, 만화는 단순히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매체를 뛰어넘어 하나의 당당한 예술 장르로써 기능한다. 지난 100여 년간 시대와 함께하며 우리를 웃고, 울게 했던 한국만화는 문화 예술적 가치를 지닌 소중한 유산이다.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한국만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만화박물관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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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의 100년을 걷는 곳

한국에서 만화가 처음 그려졌던 1909년 이후, 한국만화의 역사는 어느덧 100년의 세월을 향해가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에 설립된 한국만화박물관은 이러한 한국만화의 역사를 담아낸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만화박물관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한국 최초의 만화로 평가받는 이도영의 ‘삽화’를 시작으로 최신 웹툰까지, 한국만화사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시대별 전시관이 나온다. 한국의 만화가들이 실제로 사용한 창작 도구와 만화에 관한 생각 등이 적힌 전시물을 지나면 1960~1970년대 만화방 풍경을 재현한 ‘땡이네 만화가게’가 나온다. 만화가게에서는 실제 발행했던 만화들을 직접 읽어볼 수 있다. 재현한 풍경 속에 느긋하게 앉아 만화를 보고 있자니 별다른 여가활동이 없었던 그 당시, 만화가 얼마나 인기 있었을지 짐작됐다. 1960년대는 만화방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걸출한 인기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이기도 했다.
1970년대에 붐이 조성된 명랑·성인만화 섹션을 지나 1980~1990년대 인기를 얻은 스포츠만화와 순정만화까지. 100여 년의 역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만화체험관이 있는 4층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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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가 되거나, 만화 속 캐릭터가 되거나

만화체험관은 다양한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졌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웹툰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웹툰 전시존’이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웹툰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활발하게 리메이크되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좀 더 걷다 보면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를 직접 그려보는 ‘만화그리기 체험존’이 나온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내내 들뜬 마음으로 시끌벅적했던 아이들은 실제로 만화가가 된 것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며 그림을 그렸다.

그리기 체험존 옆으로는 스포츠·명량·공상·순정 등 한국만화 역사를 풍미했던 다양한 장르 만화를 체험하는 ‘칸의 세계’가 있다. 칸의 세계에서 인기 있는 코너는 바로 투수가 되어 ‘공포의 외인구단’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체험과 인기만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크로마키 체험’이다. 신나게 공을 던지고 사진을 찍다 보니 4층 계단 옆에 조성된 ‘카툰 갤러리’가 눈에 들어왔다. 카툰 갤러리는 만화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데, 현재는 ‘모여라! 어린이만화’라는 주제로 2017년 어린이만화 활성화 지원작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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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끊이지 않는 전시와 축제의 공간

4층까지 둘러봤다고 모든 관람과 체험이 끝난 것이 아니다. 한국만화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2층에 마련된 ‘만화도서관’이기 때문이다. 만화도서관은 무려 26만 권에 이르는 국내외 만화와 관련 자료를 소장한 국내 최대의 만화 전문 도서관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만화를 읽고 즐기는 열람실부터 각종 애니메이션 DVD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열람실까지. 넉넉히 즐길 여유가 있다면 도서관에 들러 잠시 만화 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2층에는 만화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체험·창의 교육실’이 있는데, 10명 이상의 단체관람객이라면 사전 예약과 상담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1층과 3층에 마련된 전시관에서는 1년 내내 쉬지 않고 다양한 주제로 전시되는 기획전시를 즐길 수 있다. 2018년 8월 15일까지는 ‘소피루비와 친구들 : 꿈의 왕국으로 출동!’이란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직접 주인공의 의상을 입고 ‘소피 루비’가 되거나, 지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실물 크기의 캠핑카 기숙사를 체험해볼 수 있다. 뮤지컬로 제작될 만큼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이니, 4세~10세 여자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 만 하다.
무엇보다 매년 8월에는 한국만화박물관을 중심으로 국내 최대의 만화 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진행된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만화, 그 너머’란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8월 15일부터 8월 19일까지 5일간 열린다고 하니, 한여름의 무더위를 만화축제를 통해 시원하게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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