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세기가 아닌 빛의 '성질'을 조절해 탄생한 미래 통신망
2013년 11월 11일, ETRI는 벨 연구소와 함께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운용하는 미래 네트워크 연구 시험망(KOREN)을 이용하여 대전에서 서울까지, 총 510km를 100Gbps급으로 송수신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장거리 전달망인 해저 광케이블이 기존에는 최대 40Gbps급이었던 것을 100Gbps급으로 확대한 것이다. 즉 해저에 광섬유가 깔린 네트워크 고속도로를 현재보다 2.5배 확장한 개념이다. 따라서 트래픽 사용량이 2.5배 증가해도 현재 수준의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광통신의 개념은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개념이었다면, 이 기술은 빛의 고유한 성질인 위상과 편광을 조절함으로써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그동안 0과 1로만 구분됐던 디지털 신호를 빛의 성격을 세분화해서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신기술인 것이다. 아울러 LTE 방식(OFDM)을 적용함으로써 고속처리도 가능하게 하였다.
따라서 광케이블을 추가로 포설해 통신망을 확장하던 과거의 방식과는 달리,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하되 광 송수신장비 교체만으로도 고용량·고성능화가 가능해져 경제적 이익은 물론 시간적, 물리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이다.
이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차세대 대용량 코히어런트 광 OFDM기술’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부터 ETRI와 벨 연구소가 진행해 온 국제공동연구의 결실이다. ETRI는 광케이블 사이의 광 송수신기술을 담당했고, 벨 연구소는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와 아날로그 디지털 변환기를 주로 맡았으며,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은 양 기관이 협업했다.
향후 본 기술은 상용화가 이뤄진 뒤 광트랜시버 제조사를 거쳐 광전송 장비업체에 탑재되고, 통신사업자들에 의해 본격적인 사업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정보통신 인프라망의 국내 조기 구축 및 관련 산업체 육성과 함께 ICT 분야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트워크의 무한 확장세계 최고의 두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일군 결과여서 더욱 뜻깊은 이 기술은, 향후 차세대 통신망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회와 대한민국 ICT산업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차세대 광통신 시스템 및 부품 분야에 대한 산업발전 기반 구축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ETRI는 본 기술을 통해 국제특허 출원 24건, 국내외 논문 10여 편, 광 부품제조업체 등에 기술이전 4건 등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선진 기술 습득을 통해 기술적 장벽이 있는 코히어런트 광 기술을 최소비용으로 확보, 향후 파장 당 400Gbps 및 1Tbps 링크와 이더넷용 핵심 광전부품을 개발, 관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기와 콘텐츠의 폭발적인 증가, 클라우드 서비스의 출현 및 서버의 가상화 등에 따라 유무선 통신 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5년 안에 1Tbps 전송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ETRI는 이번 100Gbps를 시작으로 오는 2016년에 400Gbps, 2020년 1Tbps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연구가 완성되는 2020년에는 현재보다 25배나 성능이 향상되게 된다. 이는 2시간 분량의 DVD 4장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양한 스마트 단말기 사용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통신량 폭주 상태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신기술이자 미래 광통신 시대를 이끌어 갈 혁신기술이다.
무한대로 통신 용량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ETRI의 이러한 노력이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