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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혁신의 주체를 만나다

김영선 전남연구원 원장

전 국민이 초고속 인터넷과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었던 근간은 CDMA 기술의 국산화에 있다.
그렇다면 이 CDMA 기술 개발의 원동력이 된 것은 무엇일까?
바로 TDX 개발의 성공이다.
대한민국의 통신 기술이 자립할 수 있었던 그 중심에 김영선 원장이 있었다.
국가적 프로젝트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그는 동료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갔고, 그 추진력은 현재진행형이다.

ETRI 웹진 구독자들에게 본인의 소개와 근황을 전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김영선이라고 합니다. 1982년 3월에 한국전기통신연구소(KETRI)(현 ETRI)로 입사해 2016년까지 근무했고, 2016년 9월에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인 한국광기술원장으로 취임해 2019년 11월 임기를 마쳤습니다. 얼마 전인 2024년 6월 13일에 전남 나주혁신도시 소재 (재)전남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광주전남지역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ETRI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ETRI 재직 시절 어떤 업무를 수행하셨나요?

(왼쪽) 1991년 연구실장 시절 / (오른쪽) 1996년 한중 ATM 교환기 공동 연구개발 시 동아일렉콤 방문

TDX 공채로 1982년 3월에 입사했어요. 10주의 신입직원 연수를 마치고 5월 말에 망계획연구실로 발령받았죠. AT&T와 ITT 공동으로 우리나라 중장기 종합통신망계획 수립과 농어촌 통신망 계획 수립, 전국시외통신망계획 수립에 참여했어요.

1986년부터는 TDX-1, TDX-1B, TDX-10, ATM 교환기, 라우터 개발 등에 참여했어요. 이후 2011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호남권연구센터(2001년 5월 21일 광주/전남연구센터 명칭으로 설립)의 센터장을 맡았어요. 광주, 대구, 구미 지역을 아우르는 초광역 연계 3D 융합 산업 육성 사업, 광기반 공정혁신 플랫폼 구축 및 산업화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했죠.

ETRI 재직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TDX 개발 시 사업을 관리하는 사업개발단이 현재 KT의 전신인 KTA에 있었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당시 서정욱 KTA 기술부사장님의 TDX 개발 독려 전화 내용이 기억에 남아요.

“TDX 사업 관련을 8개월 손 떼고 있었더니 다시 예전 버릇이 나온 것 같다. 연구는 긍지와 프라이드이다. 연구소의 자존심을 가져라. 연구소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가? 공적 존재이다. 나까지 혼내야 하나, 잘들 해주기를 바란다! 자네들 고충을 왜 모르나. 훌륭한 비단은 좋은 누에고치에서 나온다. 마지막은 뜨거운 물에 들어가 번데기가 된다. 연구개발이란 그런 것이다. 그것이 보람이다. 자기가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자연생태계에서 교훈을 얻어라. 마음의 고통 속에서 즐거움을 얻어라. 참여 업체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KTA 비위도 맞추어 주어라. 비굴한 게 아니라 만족을 주는 것이다. 가을에 퍼런 벼는 실패작이다. 내부적으로 사업관리를 하는 사업개발단이 코너에 몰려 있다. 실원을 이해시키는 것이 실장의 역할이다. 다시 한번 누에고치, 벼를 생각하며 수고해라.”

실패해서는 안 되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라 지대한 관심을 받았어요. 그만큼 참여 연구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지금 와서 생각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재 전남연구원장으로 계십니다. 전남연구원이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1991년 전남발전연구원으로 개원해 2015년 광주전남연구원으로 통합하고, 2023년 7월14일 재단법인 전남연구원으로 새롭게 출범했어요. 전라남도의 도정에 관한 중·장기 계획과 주요 정책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하는 곳이에요. 도정의 주요 현안 사항과 제도 개선, 지방재정 확충에 대한 조사·연구,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교류·협력에도 힘쓰고 있고요.

이 외에도 행정기관, 공공기관과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각종 연구용역을 수탁하고, 지방행정, 지역경제 등과 관련된 국내·외 정보·자료를 수집·관리·배포하며, 지역의 각종 경제, 사회지표를 수립하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주요 시책과 사업계획의 타당성 검토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에요.

ETRI에서는 광통신산업의 혁신을 위해 힘쓰셨고, 지금은 전남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계십니다. 최근 ETRI와의 디지털 혁신정책 발굴 협약도 진행하셨고요. 끊임없는 혁신과 발전을 위해 일하고 계시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원장님의 일하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ETRI-전남연구원 업무 협약식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려고 해요. 더불어 주어진 일을 혁신하고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소통과 융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함께 일하는 동료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한국광기술원장으로 취임했을 땐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했고, 퇴임 시는 동료분들께 이메일로 떠난다고 공유했어요. 전남연구원장으로 취임했을 땐 오전에 임명장을 받고 오후에 업무 관련 강연으로 동료분들과 새로운 업무를 시작했지요. 동료들과의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우수한 결과를 반드시 도출해 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오늘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ETRI 연구원들에게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려주세요.

ETRI가 정보통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관이니만큼 ETRI 인으로서 긍지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시면 반드시 최고의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동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융합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과 5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우뚝 선 ETRI를 만들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디를 가도 ETRI 인이었다는 것이 큰 영광이고 자랑이 될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전남연구원장으로서 전라남도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지역발전에 유용한 정책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전라남도의 균형발전과 도민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나주 혁신도시에서 행복한 연구원 생활을 해 나가는 것입니다.

김영선
1982년부터 2016년까지 ETRI 교환설계개발실장, 교환방식연구실장, 기술기획실장, 인터넷기술연구부장, 라우터연구부장, 네트워크연구부장, 호남권연구센터장을 역임하며 광통신 기술 분야의 개발을 위해 힘썼다. 이후 2016년 9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한국광기술원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광주전남지역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6월 (재)전남연구원장으로 선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