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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스스로 생각해 날다

무인비행체(Unmanned Aerial Vehicle, ‘드론’이라고도 불림)는
인간의 탑승 없이 원격 조종이나 자동 프로그램으로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를 지칭한다.
무인비행체는 고도화된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배송과 농업, 재난 구조 및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조종사 개입 없이 무인비행체 스스로 복잡한 임무 상황에 대처하는 자율비행 기술 연구가 활발하다.

자율비행을 돕는 경로계획 기술

일반적으로 자율비행을 하는 무인비행체는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통합해 위치와 자세를 추정한다. 그리고 라이다(LiDAR) 같은 센서를 기반으로 주변 장애물이나 지형을 인지하도록 3차원 지도를 구축한다. 상태 추정과 환경 인지를 거친 무인비행체는 장애물을 회피하며 목표 지점까지 이동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를 생성한다. 그리고 그 경로를 따라 실제 비행 가능 궤적을 생성하며 스스로 비행한다. 경로계획 기술은 가상 환경에서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실제 환경의 로봇을 조작하는 시스템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알고리즘을 사용해 최적의 경로를 선택한다. 알고리즘은 주변 환경을 인식해 충돌이 없는 공간을 탐색하고 그래프를 구축한다.

경로계획 주요 알고리즘에는 무엇이 있나

경로계획 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주요 알고리즘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포텐셜 필드(Potential Field)’ 알고리즘은 시작점부터 목표점까지의 이동 경로를 계획하고자 인력과 척력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에너지로 정의한다. 인력은 목표 지점이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으로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유도하고, 척력은 장애물이 주변을 밀어내는 힘으로 장애물을 회피하게 해준다. 이 두 힘을 합쳐 경로를 계획하는 공간의 잠재적 에너지를 정의하고, 로봇이나 무인비행체는 이 에너지가 낮아지는 지점을 따라 이동 경로를 생성한다.

다익스트라(Dijikstra) 알고리즘은 그래프의 시작 노드에서 모든 노드까지의 최단 경로를 검색하는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경로를 비교함으로써 최적의 경로를 선택할 수 있지만 불필요한 계산을 포함한다는 단점이 있다. 다익스트라의 단점을 보완한 A* 알고리즘은 목표 노드까지의 최단 경로를 적은 계산량으로 계산하도록 설계돼 있다.
* 여기서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사용되는 주요 경로계획 알고리즘을 소개한다. 무인비행체의 경로계획 기술 역시 이러한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무인비행체 시스템에 맞게 알고리즘을 변형해 임무 수행에 필요한 최적의 경로를 계획한다.

샘플링 기반 PRM, RRT, RRT* 경로계획 알고리즘: 시작 지점(S), 목표 지점(G), 장애물(빨강)
출처: 권용선 외, “무인비행체 경로계획 기술 동향”, 전자통신동향분석, 제39권 제4호, 2024, 공공누리 제4유형

확률적 계획(Probabilistic Roadmap: PRM) 알고리즘과 급속탐색 랜덤트리(Rapidly-exploring Random Tree: RRT) 알고리즘, RRT* 알고리즘은 샘플링을 기반으로 격자 구조를 사용하지 않고 연속된 상태 공간에서 최적의 경로를 계획한다. PRM은 환경이 변하지 않는 정적인 환경에 유용하며, RRT는 동적인 환경이나 신속한 경로 생성이 필요한 시스템에 활용된다. RRT* 알고리즘은 로봇 팔의 움직임 생성과 같이 최적 경로가 필요한 시스템에 주로 활용되며, 급속탐색 랜덤그래프(Rapidly-exploring Random Graph: RRG) 알고리즘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공하기에 탐사 경로계획에 많이 활용된다. CHOMP(Covariant Hamiltonian Optimization) 알고리즘은 고차원 환경에서도 빠르게 최적의 경로를 계획할 수 있기에 로봇 팔의 효율적인 모션 플래닝 등 자동화 시스템의 정적인 상황에서 사용된다.

경로계획 연구 최근 동향은?

최근 경로계획 알고리즘은 특히 할당 영역을 빠짐없이 관측하는 탐사 목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조난자 수색이나 정찰 임무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주목받는 연구 중 대표적인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NBV(Next-Best-View) 알고리즘은 소형 드론이 미지의 공간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환경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도 순간마다 최적의 탐사 경로를 계획하도록 한다. 지하 탐사에 특화된 그래프 기반 탐사 계획(Graph-based Exploration Planner) 알고리즘은 4족 보행 로봇과 드론을 모두 사용해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경계 기반의 탐사 경로계획(Frontier-based Exploration Planner) 알고리즘은 탐사 경계를 추정해 최적의 경로를 계획한다. 탐사 경계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경로를 계획하기에 미탐사 영역을 향해 이동하며 빠르게 새로운 공간을 관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경로계획은 모두 단일 드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단일 드론으로는 경로계획 계산의 효율성과 경로의 질이 감소할 수 있고,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때문에 이를 보완하고자 다수 드론용 탐사 경로계획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홍콩 과기대학 연구진은 수평 격자 분할(Horizontal Grid Decomposition) 기술을 활용해 각 드론이 서로 중복되지 않는 경로로 이동하도록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연구했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공동연구진은 GPS를 사용할 수 없는 숲속에서 다수의 드론이 탐색 및 구조 활동을 위한 기술을 연구했다.

ETRI 자율비행연구실 역시 숲속 환경에서 무인 탐사와 수색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의 자율비행을 연구하고 있다. GPS 신호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라이다(LiDAR)와 관성항법장치(IMU) 센서를 이용한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SLAM) 기술을 통해 드론의 위치 및 자세를 추정하며 숲속과 같은 복잡한 공간에서도 경로를 효율적으로 생성해 비행하는 기술이다.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무인비행체가 스스로 생각하고 비행하며 물건을 배달하고 재난에 대처하는 모습을 꿈꿨다. 무수한 연구가 쌓일수록 그 꿈은 점점 ‘현실’에 가까워진다. 가까워지는 것을 넘어 현실이 되려면 탐사 기술 연구가 더 깊고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며 비행하는 무인비행체가 인류와 어우러져 살아갈 날이 머지않았다.

※ 위 내용은 <권용선 외, “무인비행체 경로계획 기술 동향”, 전자통신동향분석, 제39권 제4호, 2024, 공공누리 제4유형>을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