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AI 기술을 기반으로 화장품 발림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면 화장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 느낄 수 있는 질감을
99% 이상 알아맞힐 수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TRI는 AI 기반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화장품의 다양한 질감 특성부터 발림성까지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ETRI는 딥러닝 학습과 단시간 푸리에 변환(STFT)*, 연속 웨이블릿 변환(CWT)** 기법을 활용했다. 화장품을 바를 때 생기는 마찰력 측정값의 변화를 분석하는 원리다.
ETRI는 ㈜테라리더, ㈜아모레퍼시픽과의 공동 연구로 개발된 고정밀 화장품 사용감 테스트 기기를 이용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으로
부터 화장품 질감 측정을 위한 10종 이상의 제형 샘플을 제공받아 약 5천 개에 달하는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발림성 연구를 진행했다.
* Short-Time Fourier Transform: 시간에 따른 주파수 성분의 변화를 말함. 음성 분석 및 처리에 자주 사용되는 도구 중 하나
** Continuous Wavelet Transform: 비정상 신호 분석에 최적인 시간-주파수 변환. 비정상인 신호는 해당 신호의 주파수 영역 표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피부에 화장품을 바르는 행위와 유사한 환경에서 데이터를 획득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1차원 마찰 신호를 2차원 주파수 스펙트럼 형태로 재해석했다. 이를 통해 원하는 시간-주파수 혼합 신호를 추출하고 분석했다. 해당 기법을 활용해 결괏값의 정확도를 99% 이상으로 높였다.
ETRI가 개발한 발림성 분석 기술은 젊은 여성, 중년 남성, 유아 등 남녀노소별 또는 계절별로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감각에 의존해 발림성을 평가하는 전통적인 전문가 관능 평가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
전문가 관능 평가는 평가자가 직접 제품을 피부에 발라보며 촉촉한지, 건조한지, 어느 연령층이 좋아할지, 어떤 계절에 사용하면 좋을지 등 주관적인 느낌으로 점수를 매기는 평가 방식이다. 지금도 사용되는 방식이지만, 수많은 제품이 생산되고 출시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사람이 일일이 발림성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ETRI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한다면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고, 평가 시간과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ETRI 양용석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장은 “기존 상업용 화장품 크림을 분류하기 위해 딥러닝 모델을 사용한 화장품 및 피부 의약품의 분석 기술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적 성과이다. 향후 전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지속해서 창출해 내는 K-뷰티 산업에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 부상과 개인맞춤화에 앞장설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온도 센서 등에 관한 연구도 진행해 본 기술이 냉·온감, 나아가 향과 색상에 관한 부분도 분석할 수 있도록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AI 기반 화장품 발림성 분석 기술이 마찰 특성 기반의 의류, 직물의 촉감과 페인트 등 도장 특성 그리고 자동차 타이어 마찰 특성 판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