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코어네트워크연구실 고남석 실장
ETRI가 서비스 메시 기술을 개발했다.
효율적인 통신과 네트워크 관리가 가능한 기술이다.
이를 개발한 모바일코어네트워크연구실의 고남석 실장을 만나보았다.
고남석 실장은 네트워크 구조 기술이 세상을 다이내믹하게 변화시킬 눈에 보이는 기술은 아니지만
추후 몰입형 XR 서비스, 원격 수술 등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기술에
톡톡히 일조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5G 시대를 맞아 모바일 네트워크에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이 도입되면서, 확장성, 탄력성, 유연성 등 클라우드의 장점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이 가능해졌어요. 특히, 애플리케이션을 작고 독립적인 마이크로서비스 단위로 분할하고 컨테이너로 배포하는 방식은 빠르고 유연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죠.
그러나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동적으로 생성되고 소멸되는 수많은 마이크로서비스 간 통신은 복잡성을 일으켜요. 특히 모바일 네트워크에서는 성능 저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Istio, Linkerd과 같은 기존 서비스 메시 기술은 모바일 네트워크 구조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프록시 컨테이너 경유로 인한 통신 지연과 5G SBA(Service-Based Architecture)의 NRF(Network Repository Function)를 통한 서비스 탐색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연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죠.
통신사 장비에서 이런 지연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가입자를 수용하기 어려워지는 결과를 가져와요. ETRI 서비스 메시는 이런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의 비효율적인 통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어요.
*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마존, 구글과 같은 대형 회사에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버를 돌아가게 하는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구동 방식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로 인해 복잡해진 환경을 자동화시키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우선,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기능(NF) 내 비즈니스 로직과 혼재되어 있던 통신 관련 로직을 완벽하게 분리했습니다. 서비스 탐색, 부하 분산 등 통신 관련 로직은 서비스 메시로 이동해, 개발자가 통신 로직의 복잡성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기능 자체의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현 5G 구조에서는 NF 내에 특정 프로토콜인 HTTP2에 종속된 통신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번 기술적 변화는 이러한 종속성을 제거하고, 완벽한 분리 구조를 통해 통신 방식이 HTTP2로 제한되지 않고, 통신사 요구에 따라 gRPC*와 같은 고속의 통신 방식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 더욱 유연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또한, 기존 프록시** 구조를 서비스 컨테이너 내 라이브러리 형 에이전트로 변경했어요. 그래서 네트워크 기능 등록 관리 기능을 에이전트로 일원화할 수 있었죠. NRF와 중복되는 기능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시스템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였어요.
이번 변화의 핵심 중 하나는 API 호출만으로 서비스 탐색이 가능하도록 구현된 것이에요. 네트워킹 스택 경유 수를 약 80% 이상 감소시켰어요. 기존에는 왕복 횟수가 24회였다면 4회까지 줄였죠.
* gRPC(Remote Procedure Calls): 구글이 최초로 개발한 오픈소스 원격 프로시저 호출(RPC) 시스템이다.
** 프록시(Proxy):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다른 서버상의 자원을 찾는 클라이언트로부터 요청을 받아 중계하는 서버를 말한다.(출처: 두산백과 두피디아)
참여 연구원들의 노력 덕분에 큰 난관에 부딪히진 않았어요. 그러나 서비스 메시 기술 개발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했죠.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우리가 진정으로 이 기술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켜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해 왔던 5G가 지닌 구조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새로운 구조를 6G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어요.
수많은 회의 끝에 서비스 메시 기술을 연구하기로 결정했어요. 이 결정은 단순한 선택을 넘어, 우리 팀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철저한 계획에 따라 기술 개발에 착수했죠.
그리고 마침내, 핀란드에서 기술을 공개하게 되었어요. 4월의 핀란드는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에 있었는데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는 Levi에서 열린 6G Symposium Spring 2024에 참가하게 되었죠. 이 행사는 우리에게 있어 기술을 전시하고, 그동안의 노력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어요. 수많은 전문가와 교류하면서 우리 기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서비스 메시 기술은 핀란드 오울루 대학과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확보한 핵심 원천 기술이에요. 복잡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환경에서 효율적인 통신과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죠. 이미 핵심 기술 개발과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어요. 이 결과를 바탕으로 6G 시대의 핵심 기술로서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6G 산업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하고 있는 6G 모바일 코어망 아키텍처 및 프레임워크 기술개발 과제를 통해서 서비스 메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산업 환경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1차적인 기술 이전은 26년도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28년도에 과제가 최종 종료가 되니, 그때까지 기술 이전된 업체가 상용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더불어 국제 표준화 기구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서비스 메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서비스 메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국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6G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세대를 위한 다양한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6G의 다양한 유즈케이스(Use Case)를 최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 구조 연구와 표준화를 통해 국내 모바일 산업을 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특히 6G에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는 저궤도 위성을 지원하는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 핵심 기술을 선도 개발하고 있어요. 2030년에 국내에서 쏘아 올리는 위성에 탑재될 수 있는 모바일 코어 개발을 목표로 실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미래 통신 기술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며, 미래 통신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연구 허브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