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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56 July 2020   

ICT Trend

ICT로 구현하는
인간의 후각 감각 동향

지능형 후각 센서

  • 후각 센서의
    종류는?

  • 인간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을 지니고 있다. 시각, 청각, 촉각은 ICT 등을 활용해 물리량의 감지 및 분석이 현재 거의 완성되었다. 하지만 냄새 및 맛에 해당하는 후각과 미각은 아직 많은 부분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후각과 관련한 지능형 센서 연구가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연구 동향과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후각 센서는 냄새를 감지하고 그 종류와 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자코(Electronic nose, e-nose)의 핵심소자이다. 현재 학계에는 주로 금속산화물 센서, 폴리머 센서, 광학 센서 등의 다양한 물질과 방식을 활용한 종류의 후각 센서들이 보고되고 있다.

    반도체산화물은 가스감지 및 모니터링에 많이 사용되는 저렴한 감지물질로 분석 대상 가스에 빠르게 응답하는 특성과 고감도, 장기안정성을 갖고 있다. 금속산화물 반도체 센서는 이렇게 금속산화물의 전기전도도가 산화물 표면에서 가스의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 변화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사용된 산화물의 전자적 구조, 화학적 조성, 결정 구조, 결정 방향, 입자 크기, 가스에 노출되는 산화물의 표면특성 등을 조절하여 특성별 설계도 가능하다.

    금속산화물을 사용한 예로 폐암 조기 스크리닝, 음식 품질 평가 및 환경 모니터링 기술들이 발표되었다. 금속산화물 반도체(MOS) 센서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이 일부 있으며 특히, 다른 단일 가스 센서 형태보다 냄새를 맡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가스성분을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의 후각 센서 기술도 개발 중이다. 가스 내부 분자 간 결합에너지가 달라 가스성분별로 흡수되는 빛의 파장 또는 전파 주파수 특성이 다른 점을 이용해 구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후각 센서는 정밀측정을 위해 포집이나 흡착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연속 측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빛 또는 전파의 흡수 특성을 이용한 대부분 기술은 잡음제어와 고감도측정이 어려워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 광음향 분광(PAS) 기술을 이용해 정밀 분석이 가능한 후각 센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 외에도 금속 매질 표면에서 동일한 에너지와 운동량, 위상(in-phase)을 갖고 진동하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 센서’와 단일 가스분자를 검출할 수 있는 민감도를 가지는 ‘마이크로 캔틸레버 센서’ 등이 있다. 특히, 마이크로 캔틸레버 센서는 저농도의 가스분자를 감지할 수 있는 후각 센서를 개발하기 위한 용도로 활발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 금속산화물 반도체 센서
    (Metal oxide semiconductor sensor)

    가스를 흡착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표면에
    가스가 접촉되면 저항치가 변화되는 양을
    검출함

    전기전도도

    pH와 함께 현장에서 지하수 수질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며 물이
    전류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

  • 01

    선임연구원이 분석 시스템에 넣을 날숨을
    채취하는 장면

    02

    호기 가스 분석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후각 센서
    응용 분야

  • 후각 센서가 응용되는 분야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의료진단 분야다. 인체를 통해 나오는 유기화합물은 인간의 질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가 된다. 체취, 객담(Sputum), 소변, 땀, 날숨(Breath) 등을 말한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전도성 고분자 화합물을 이용하여 기체분자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변화하는 전기전도도의 채널별 패턴을 분석하거나 직접 후각 수용체를 각 채널에 고정하여 기체분자 특이성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이러한 후각 센서는 확보된 반도체 및 미세전자기계시스템공학(MEMS)의 공정 방법을 이용하므로 소형화, 집적화가 가능하며, 생산 단가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딥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고도의 인공지능 분석 방법을 통해 다채널 센서의 신호분석과 결과예측 정확도를 더욱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는 환경 분야다. 화학 오염물질 등 유기, 무기 기체물질을 활용해 감지하는 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이를 활용한 후각 센서는 소형화 및 경량화, 낮은 제조단가, 센서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휴대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실시간 연속 측정 및 센서 네트워크 시스템이 필요한 대기, 해수, 하수 오염, 공항과 항만 등 화학적 오염, 화재, 산업시설의 독성 물질 누출, 배기가스, 광산, 실내 공기질 감시 등 다양한 환경 분야에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사회안전 분야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가해지는 화학제를 이용한 공격이나 드론을 이용한 폭발물 투척, 공항, 항만을 통한 점증하는 마약류의 유입과 같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시도가 증가하면서 폭발물이나 위험물에 대한 신속한 탐지와 방어가 매우 중요한 사회적·범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인공 후각 센서의 응용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대부분 화학전작용제에 대한 특이성, 재현성, 안정성이 부족하여 개별 시료에 국한된 형태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근래 들어 테라헤르츠 분광법(THz spectroscopy)이 특정 주파수 대역(0.1~2.8THz)에서 폭발물에 대해 특이한 흡수도를 갖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분석법에 기초한 센서 시스템을 소형화, 다채널화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플라즈몬

    (plasmon)

    금속 내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유사 입자

    객담

    (Sputum)

    기침에 의하여 뱉아 낸 기도의 분비물

  • 지능형
    후각 센서
    기술현황과
    발전 방향

  • 지능형 후각 센서는 독립적인 채널로 이루어진 다수의 가스 센서 어레이와 인공지능을 융합한 기술로 냄새를 감지하고 그 종류와 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일명 전자코(e-nose)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인간의 후각 기능을 모방하여 냄새를 구별하기 위한 전자적 장치다.

    1983년 영국 워릭(Warwick) 대학교 퍼사우드 교수에 의해 센서 어레이와 신호처리 기술을 이용하는 전자 후각의 개념이 소개되면서, 냄새 인식 기능의 실현을 위한 연구가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분석시스템보다 저렴하면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냄새를 인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로 음식 관리, 주류 관리 분야에서 많은 활용이 이뤄지다가 최근에는 보안 및 질병 관리 분야를 위한 고성능 지능형 후각 센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경북대와 LG전자 기술원에서 전자코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최근에는 ETRI, KAIST, 서울대, 고려대 등 여러 기관이 후각 센서 및 후각 지능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미세전자기계시스템공학

    (MEMS, Micro-Electro Mechanical Systems)

    각종 기계 및 전자기기를 소형화하기 위해
    반도체와 기계 기술을 융합해 제작한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시스템

  • 03

    호기 가스 분석 시스템에 들어가는
    칩과 분석 결과 그래프 모습

  • 후각 센서는 정확성, 정밀성, 신뢰성과 선택성 측면에서 몇 가지 개선되어야 할 요소들이 있다. 이는 적절한 센서 어레이와 적절한 인공지능의 조합을 활용하여 극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나노 센서 어레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폐암 등 질환 조기진단, 극미량의 마약 검색, 화생방 화학물질 검색 등 그 응용 분야에서 실증 실험 결과에 대한 연구보고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능형 후각 센서 기술은 이제까지 불가능하던 의료, 환경 및 안전 분야에서 미래 신산업과 신 서비스를 창출해 낼 공통응용 혁신(Cross-cutting)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의료 분야에서 지능형 후각 센서를 이용한 질병 조기 모니터링을 위한 기존 의료기기와의 임상 동등성 및 유효성 평가가 보고되는 등 그 가능성을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 기술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서는 고감도, 고선택성, 고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는 멀티모달 센서들과 빅데이터를 적용한 고성능 기계학습이 융합되는 새로운 기술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저자 / 이대식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 안창근 의료정보연구실 책임연구원,
    김봉규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 표현봉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
    김진태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 허철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실장,
    김승환 의료정보연구실 책임연구원

    본 내용은 ETRI가 발행한 전자통신동향분석 전자통신동향분석 34권
    4호(통권 178)에서 인용 발췌해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