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콘텐츠 바로가기


Interview

자율주행에도 ‘눈’이 필요할까요?
세계를 선도하는 라이다 기술

광융합부품그룹 민봉기 책임연구원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기술은 ‘딥 러닝(Deep Learning)’이다. 이 기술에서 핵심적인 단계는 데이터 셋을 입력받아 목표 미션을 ‘학습’하는 것이다. 우수한 성능의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과 질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율이동과 관련된 높은 수준의 학습을 요구하는 기술에서는 단순한 입력 데이터만으로 필요한 수준의 학습이 어렵거나 비효율적인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주변의 정확한 3차원 장애물 정보를 제공하는 센서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라이다 센서의 역할이다. 자율주행의 ‘눈’이라고 불리는 ‘고분해능 라이다’기술을 알아보자.

Q.01

Q1. 독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라이다(LIDAR) 기술이란?

‘라이다 기술’은 마이크로웨이브 대신 빛(광)을 보내 반사되는 신호를 탐지하여 주변 장애물에 대한 삼차원 좌표를 획득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라이다 기술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으며 응용범위도 매우 넓다. 전통적으로 라이다 기술은 구름의 높이와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자율주행과 드론 등의 인공지능에 제공되는 핵심 센서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자율이동을 목표로 하는 로봇은 이동을 위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라이다 기술이 필요합니다. 일부는 레이더, 초음파와 같은 센서를 이용하기도 하고, 일부는 비전 센서로부터 받은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주변 장애물에 대한 3차원 좌표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측면으로 볼 때 라이다 기술보다 뛰어난 기술은 없습니다.”
7년간 라이다 기술에 매진해온 민봉기 박사의 인터뷰에서는 ‘세계 최고’ 타이틀이라는 전문성이 묻어났다. 변수가 많은 자율이동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 때문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라이다 기술은 비전 센서의 성능에 비해 우수하지만, 비용 측면에서는 ‘고가’라는 약점이 있다. 그는 이러한 관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식의 상용 제품 및 후속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Q.02

스터드(STUD, STatic Unitary Detector) 라이다 방식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다

민봉기 박사 팀이 확보한 스터드(STUD) 라이다 기술은 기존의 라이다 기술보다 높은 분해능의 3차원 영상을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수년 전에 세계 최초로 1,550나노미터(nm) 파장을 활용한 고분해능(수직 해상도 240픽셀) 라이다 연구 시제를 개발했다. 올해 초 ‘CES 2018’에서는 크기, 무게, 전력 소모까지 모두 획기적으로 소형화시킨 세계 최초 드론용 라이다 시제를 개발하여 전시했다.
“기술관점에서 볼 때, 회전형 등 기존 방식 라이다 기술은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해외 특허침해 여지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경우 후발주자로 기존 제품에 대한 기술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연구팀이 보유한 스터드 라이다 기술은 국내 고유 IPR(Intellectual Property Rights : 지적재산권) 구도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해결하였습니다. 선진국이 이미 선점하는 라이다 구조로부터 자유로워 특허침해 요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독자적인 기술인 스터드 라이다 방식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고분해능, 고성능 라이다를 구현할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이를 활용하여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관점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전망된다.

Q.03

‘세계 최초 드론용 고성능 시각안전 라이다’의 기술과 전망은?

“우리 연구팀은 이번 'CES 2018'에서 소형, 경량, 저전력을 모두 실현한 드론용 시각 안전 라이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시각안전 라이다는 일반적으로 매우 크고, 소모 전력이 높으며, 무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한 모델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습니다.”
기존 드론 연구에는 일반적으로 905나노미터(nm) 파장을 활용하는 회전 방식으로 낮은 해상도를 제공하는 라이다가 주로 이용되었다.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무겁고, 상황에 따라 탐지범위도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시각안전 파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우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소형, 경량, 저전력도 달성하여 기존 고성능 라이다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했다. 그러므로 더 넓은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Q.04

인공지능 '학습'에 라이다 센서는 어떤 역할을 할까?

딥 러닝 관점에서 라이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딥 러닝이 가장 발달한 이미지 처리도 과거에는 효율 및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지만, 기술의 진보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의 가장 큰 한계는 바로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것에 있다.
“일반적으로 이미지는 가장 손쉽게 주변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이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조도 변화가 크거나 안개, 비, 눈 등의 기상조건에 따라서 품질이 크게 열화되면 이미지 입력 데이터만으로는 필요한 수준의 학습이 어렵거나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딥 러닝 성능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라이다 기술의 적용입니다.”
이미지 센서는 주변 조도 및 기상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라이다 기술은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보다 고품질로 주변 장애물에 대한 3차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일부 글로벌 회사에서는 아직 비전 센서만으로 장애물 정보의 위치 정보를 획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의 안전을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또는 완전자율이동을 위해서 고분해능 라이다로 획득한 3차원 장애물 정보를 인공지능에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분해능 라이다로 획득한 정보를 인공지능에 인식시키는 것이야 말로 민봉기 박사가 언급한 ‘안전’의 기술이다. 소프트웨어가 자율주행의 ‘두뇌’역할을 한다면 라이다 기술은 ‘눈’을 담당한다. 자율주행의 눈은 주변 상황을 살피고 두뇌가 ‘장애물’을 판단할 수 있도록 감지하는 것이 완벽한 자율주행의 핵심이다.

Editor epilogue

ETRI는 이미 4년 전에도 기존 기술을 크게 앞서가는 ‘240채널’ 해상도 정보를 얻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CES 2018’에서 주목받은 만큼 빛을 보지 못했었다. 과거 라이다 기술 시장에서 핵심 이슈는 저가격이었고, 이에 따라 사용되는 파장은 905나노미터(nm)와 같은 실리콘 광검출 파장에 국한되어 왔기 때문이다. 성능 측면에서도 데이터 처리능력 제약으로 인해 수직 해상도가 8픽셀에서 16픽셀 수준으로 낮은 해상도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높은 수준의 판단을 위하여 라이다 센서로부터 3차원 포인트 클라우드 정보의 데이터 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분해능 라이다 기술이 주목받게 되었다.
ETRI 광융합부품그룹은 수년 전부터 이러한 경향을 예측해 왔으며, 실제로 오래전부터 시각 안전 고분해능 라이다 기술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확보된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이번 'CES 2018‘ 전시를 통해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미국은 투자 · 지원이 활발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술력보다 뒤처져 있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400억을 투자받은 미국과의 투자 환경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ETRI는 올해 초 지원에 대한 의지를 높이는 중이며 점점 개선해 나가는 상황이다. 조금 더 나아가 적절한 기업과 협력 한다면 더 좋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라이다 기술을 보유한 민봉기 박사 팀의 끊임없는 도전과 노고에 더 값진 성과로 빛을 보길 기대해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