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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2 · April 7 · 2017 · Korean

Wide Interview  ______  조성욱 청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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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그리는 더 밝은 세상

예전에는 기업이 제품을 출시할 때 기술과 성능을 가장 고려했다면, 현재는 기술과 성능을 포함한 디자인이 소비자 만족도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디자인은 제품을 더 돋보이게 하고, 기술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닌 삶을 편리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년, 대학생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볼 수 있는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휠체어에 편리한 디자인을 접목해 대통령상을 받은 발명품이 있다. 청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조성욱 학생이 만든 ‘양방향 휠체어’다. 디자인으로 더 편한 세상을 그리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디자인으로 만드는 작은 변화

일반적으로 휠체어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환자들이 이용합니다. 휠체어를 이용해 환자들이 스스로 이동하거나, 타인이 후방에서 밀어주어 이동을 도와줍니다. 그런데, 환자가 침대에서 휠체어로 이동할 때나 휠체어에서 침대로 이동할 때, 바퀴가 고정되지 않아 뒤로 밀리거나 팔걸이에 걸려 넘어지는 등 작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따릅니다.
양방향 휠체어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도중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한 것입니다.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던 휠체어에 앞, 뒤로 부착된 두 개의 등받이가 회전하여 전후가 바뀌어 사용하는 휠체어입니다. 양방향 휠체어를 만든 아이디어는 아버지에게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고로 아버지께서 많이 다치신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간병인 없이는 혼자 휠체어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어하셨어요. 그러던 중 선배의 졸업 작품에 거꾸로 타는 휠체어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개선점을 보태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 연구하게 되었지요.
양방향 휠체어를 디자인하기 위해 처음에는 휠체어 사용자를 보고 문제를 인식했습니다. 이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는지 다양한 특허와 논문을 참고해 수십, 수백 장의 스케치를 그려가며 아이디어를 구상했습니다. 이것이 실현 가능한지 모형을 제작하고, 검증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다른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받고자 대학창의발명대회에 출품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죠. 특히,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는 IP SUMMER캠프를 통해 특허권리를 위한 명세서 작성 등을 배울 좋은 기회까지 얻어 힘들었지만, 큰 성취감을 얻었습니다.
산업디자인은 우리 주변에 작은 불편함을 개선하고 나아가 혁신과 문화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을 거쳐 4차 산업까지 모두 새로운 혁명과 문화를 이끌었습니다. 산업디자인은 단순히 외형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혁신과 문화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위치에 있습니다. 간혹 '디자인은 외형이 전부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물론, 외형도 디자인 중 일부이지만, 사실은 생활과 산업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vs 아는 것만 보인다

저에게 있어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게 해주는 것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와 여행입니다. 평소에 Youtube를 즐겨보는데, 새로운 지식과 엉뚱한 실험, 사회 문제 등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디자인 작업을 할 때 도움이 되곤 압니다. 라디오처럼 듣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적어두곤 하지요. 또, 여행을 좋아합니다.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먼 여행도 좋지만 가끔은 가보지 않은 곳이나 길을 통해 새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청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하고 나서 ‘내가 꿈꾸던 것은 정말 소박한 것’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문구가 기억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가 아니라 ‘아는 것만 보인다.’ 중, 고등학교 시절엔 몰랐던 디자인이 이렇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디자인을 선택하고 디자인이 재밌게 느껴지고, 또 어느 순간 즐기고 있는 제 모습을 통해 본래 저를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떠올려보면 항상 발명이나 디자인과 같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흥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 ‘과학상자’라고 하는 조립용 꾸러미가 들어있는 상자를 이용해 다양한 만들기를 통해 경진대회에 출품했습니다. 큰상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수상을 했습니다.
여러 학우와 후배들이 전공에 대한 선택에 있어, 후회하는 분이 있으실 거로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다양한 선택의 순간에서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본인이 과연 ‘최선’을 다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결과가 어떻든 간에 후회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세계가 원하는 디자인을 두 손으로

21세기는 지식기반의 정보사회로서 복합적이고 다 학문적인 영역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융합 디자인 교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청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서는 글로벌 감각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탐구하는 디자인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0년째 세계 3대 디자인어워즈인 'IF'에서 학과 학생이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고, 지난 2016년도에는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을 뿐만 아니라 장관상까지 석권 했습니다. 이렇게 선배들이 쌓아온 디자인과 교수님들의 풍부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 후배들이 디자인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졸업 작품 중 ‘Stand Cart’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노점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할머니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겨울이면 차갑고, 여름이면 뜨거운 바닥에 앉아 직접 가꾼 나물 등을 파는 모습에서 착안했습니다. 카트에 좌판대와 의자가 결합하여 펼칠 수 있는 구조의 디자인을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작된다면 노점을 하는 할머니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노점은 불법이지만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된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회 문제를 해소하거나 기술을 더 편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에 대해 단순한 흥미를 느끼고 시작했다면, 이제 디자인이 얼마나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인지를 알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지 한 번 더 도전해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많은 분의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세계인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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