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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2 · April 7 · 2017 · Korean

Special Issue  ______  전파회전모드 합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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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며 주파수 효율을 높이는 기술

다양하게 이동하는 전파

파동은 공기 등과 같은 매질을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을 말한다. 잔잔한 물 위에 일정한 돌을 던지면, 물결에 파동이 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물결이나 음파 등의 파동은 멀리 퍼져 나가면 어느 순간 사라지게 된다. 전파는 수면이나 공기를 타고 전해지는 파동이나 음파와 달리 아무것도 없는 진공 상태에서도 퍼져 나간다. 우리가 전화하고 TV를 시청하는 것도 주변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전달되는 전파 덕분이다. 그런데, 그동안 전파는 수직이나 수평 방향으로만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수직이나 수평 두 방향을 통해서만 데이터를 전송해 주파수 효율이 낮았다. 전파 자원은 이론상으로는 무한한 자원이지만,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의 기술 한계나 선호 대역 편중 현상으로 희소성이 존재하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ETRI는 전파가 회전하며 겹겹이 쌓인 채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기존보다 주파수 이용효율을 3배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기술 개발을 위해 고이득, 저잡음 용으로 위성통신 지구국에 많이 쓰이는 고이득 카세그레인(Cassegrain) 반사판 안테나를 이용했다. 안테나를 이용해 전파가 기존에 수직이나 수평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닌,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면서 전달되는 기술이다.

지구가 태양을 따르는 것처럼, 전파도 특정 궤도를 따라

ETRI가 이번 개발에 성공한 기술은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처럼 전파도 특정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바로 ‘전파 궤도 각운동량(OAM)’ 모드라는 원리다. 여기서 말하는 ‘모드’란 안테나 등 구조물의 형태에 의해 결정되는 전파 에너지의 모양 또는 패턴을 말한다.
전파는 동일 주파수에서 전파에너지의 모양(모드)별로 서로 다른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어 주파수를 이용하는데 효율이 높아진다. 지난 2011년에 실험을 통해 처음 입증된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는 전파의 회전수와 회전 방향을 달리해 모드를 만들 수 있다.
ETRI는 버틀러 매트릭스(Butler Matrix), 2x2 혼(Horn) 급전부, 고이득 카세그레인(Cassegrain) 반사판 안테나로 구성된 장치를 이용했다. 하나의 안테나에서 오른쪽, 왼쪽, 돌지 않는 세 개의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를 발생시키고, 같은 구조의 수신 장치로 세 개의 신호가 복원되는 원리이다. 특히, 기존 수직, 수평 두 개의 편파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최대 세 배의 주파수 이용효율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번 개발에 성공한 기술은 미래 미개척 주파수 자원으로 불리는 밀리미터(mm)파 대역인 30GHz~300GHz에서 큰 장점이 있다. 이로써 5G 이동통신 통합망 구축 시 유망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 효과를 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이용효율을 높이며, 위성통신, 고해상도 레이더 등에 응용을 위한 연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ETRI가 개발한 기술 상용화는 4년 내로 보고 있다.
전파 회전 증명으로 주파수 효율을 늘린 이번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와 IITP(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모바일 빅뱅 시대의 주파수 효율 개선 핵심기술개발」과제 지원으로 전파 이론 전문가인 목원대학교 조용희 교수와 협력해 개발했다.
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등 SCI 저널 3편에 게재된 것을 비롯해 총 8편의 논문과 10여 건의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특히 5조 원 규모의 안테나 시장에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확보된 기술을 통해 다수의 전파 궤도 각 운동량 모드도 쉽게 발생시킬 수 있는 원천 특허도 확보해, 원하는 개수의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를 발생시켜 주파수 이용효율을 더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ETRI는 확보된 원천 특허를 기반으로 평면 구조의 반사판 안테나, 대용량 데이터 통신 기술, 고해상도 레이더 기술 등에 단계적으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용어설명

OAM(Orbital Angular Momentum)

전파는 소용돌이치는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마치 태양계 주위에서 지구가 공전하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여 궤도 각운동량이라고 한다.
전파의 회전은 시계 방향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으며, 회전하는 전파의 수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다.

버틀러 매트릭스(Burtler Matrix)

전파 신호를 위성이 다른 여러 개의 신호로 분리 또는 합성시키는 초고주파 회로

Mini Interview

ETRI 전파자원연구그룹장 변우진 그룹장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는 송·수신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수신 안테나 크기가 커져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향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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