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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1 · March 24 · 2017 · Korean

Focus  ______  양충열 광엑세스망연구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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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라는 공간 속에 추억을 영원히 아로새기다

사진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고 삶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셔터를 눌러 떠나보내기 싫은 소중한 추억을 순간 포착해 영원히 가두는 ‘사진’이라는 기술로 이름 없는 사물을 예술로 만드는 아마추어 사진가를 만나본다.

내 인생의 등대, 산과 사진

양충열 책임에게 있어서 산과 사진은 인생의 ‘등대’이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생각하게 되니까 삶의 이정표가 된다. 삶의 길을 잃을 것 같은 위기의 순간에도, 두 개의 활동으로 쌓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가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약 20년 전이다. 당시 부친이 급작스럽게 심근경색으로 곁을 떠났다. 한 순간에 겪은 허망한 이별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그는 헬스를 하다가 활동 범위를 넓혀 산을 찾았고, 건강을 얻는 것과 동시에 헛헛한 마음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후로 그는 20년간 꾸준히 산을 찾았다. 백두대간을 잇는 명산은 물론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로 이제는 산과 그의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산은 늘 그를 포근하게 보듬어 주었으며, 지친 심신에 큰 위로가 됐다.
산하를 내려다보는 즐거움, 순간의 기억과 희열을 영원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그가 카메라를 들기 시작한 게 약 10년 전이다. 독학으로 시작해 외부에 작품을 발표할 정도로 꾸준히 자신의 사진 세계를 일군 양 책임의 발자취를 쫓아본다.

사진이란 꾸준한 노력의 산물

그는 인터넷과 책으로 카메라의 기능과 촬영법을 한 가지씩 배워가며 독학했다. 처음에는 막막할 수 있지만 사진은 많이 찍어보는 것이 답이다. 찍을 때마다 다를 뿐 아니라, 찍을 때마다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목표와 의지, 그리고 순수한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사진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찍고 싶은 대상을 찾기 위해 따로 정보 루트를 갖는 등 사전에 준비를 하지는 않는다. 바라보고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주제가 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구도를 잡고 찍으면 된다. 그렇기에 왜 이 사진을 찍었느냐고 물어볼 때 주제를 명확히 말할 수 있다. 단순히 멋있어서 셔터를 누르는 것이 아니다. 멋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누구나 셔터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를 늘 고민하다가 찍고 싶은 대상이 생겼을 때에는 24시간 내에 실행에 옮기는 편이다. 이야기(주제)가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새벽시간에 달려가고, 원하는 사진을 얻지 못했을 때는 다음 날 다시 촬영하러 달려가기도 한다.
아래 지족역에 전시했던 양 책임의 사진 작품도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비오는 날 옥천에 있는 원정리 느티나무를 찾느라 차를 몰고 헤매다가 우연히 포착한 사진이 상춘정과 옥천 금강 플라잉 낚시 사진이다. 안개가 드리워진 구도가 만족스럽지 못해 다음날 새벽 또 가서 찍은 사진이다. 이렇듯 사진은 미리 계획되고 예정되기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 똑같은 사진은 없다.

취미가 주는 교훈

그의 취미인 등산과 사진 촬영은 모두 혼자서 하는 작업이다. 외로움이 엄습하긴 하지만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 자유롭게 거기 있을 수 있다. 그는 두 가지의 취미를 통해 인내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얻는다는 철칙을 배웠다. 어떤 산이든 닿을 듯 닿을 듯 결코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는다. 대신 그렇게 설레는 순수 감성으로 즐겁게 산을 오르면 죽을 똥 쌀 듯 힘들어도 반드시 얻는 것이 있다. 사물을 보는 눈을 조금만 더 달리하면 기발한 발상의 추상적인 사진작품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다. 노력 없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더불어 그는 롤모델을 따로 두지 않는다. 롤모델과 좋아하는 작품을 결정하면 나만의 색깔을 갖는 사진을 찍기 어렵고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감동을 주는 풍경사진을 찍는 사진가, 모두를 좋아하고 그들을 스승이라고 여기며, 겸허하게 세상을 마주보는 자세를 기르고 있다.

내 인생의 네 가지 소망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4가지의 소망을 전했다.
하나, “에트리에”에서 개인 사진전을 여는 것이다. 은퇴하기 전 연구원의 사계(四季)를 담은 달력을 제작하여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싶고 사진전을 열고 싶다.
둘, 은퇴 후 배낭 메고 무기한 유럽을 여행하며, 사람 모습이 담긴 여행사진을 마음껏 찍고, 셋, 여행이 끝난 후엔 전원에서 텃밭 가꾸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마추어 산악 사진가로서 산악 풍경사진을 찍는 것.
넷, 나이 들어 평생의 취미인 “여행, 등산, 사진”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산을 전문으로 하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 꽃과 녹음과 단풍 그리고 함박눈이 잘 어우러진 산, 여기에 새벽 여명과 안개와 노을이 곁다리로 잘 어우러진 모습을 좋아하는 양 책임은 언제나 이들을 소재로 하고, 또 여기에 특화된 이름 없는 아마추어 산악 사진가이기를 소망한다. 익숙한 사물에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선사해줄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


사진을 배울 수 있는 TIP

사진은 이론을 바탕으로 직접 찍어 보아야 한다.
이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고, 무엇이 잘못됐고 반면 무엇이 향상되었는지 늘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시에 멘토를 정해서 평가 받는 게 유용하다. 노력한 만큼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독학에 좋은 책
‘장승익의 사진구도(한빛미디어)’
오프라인 카페
한밭대학교 사진예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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