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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의 퀴즈대결에서 승리하다

토종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

지난 18일, ETRI 대강당. ETRI 연구진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과 인간 퀴즈왕 대표 4명과의 퀴즈 대결이 열리는 날.
이를 보기 위해 취재진이며, ETRI 연구원까지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지식 대결. 그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현장에 함께했다.

엑소브레인 vs 인간, 지식 대결의 승자는?

ETRI 대강당에서 개최된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 녹화 현장.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식 대결이라 하여 많은 사람의 관심이 주목됐다.
이날 퀴즈 대결에는 장학퀴즈 시즌1 우승팀 참가자인 안산 동산고 3학년 김현호, 시즌2 우승팀 참가자인 대원외고 2학년 이정민, 2016년 수능 만점자 서울대 윤주일, 방송사 두뇌 게임 프로그램에서 준우승한 KAIST 수리과학과 오현민이 참가해 엑소브레인과 지식을 겨뤘다.
문제 출제는 EBS 출제위원단에서 사회, 경제, 미술, 음악, 문학 등 전 분야에 걸친 주관식, 객관식 문제를 엄선했다. 모두가 이 대결의 승부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 엑소브레인은 다른 참가자들을 제치고 2등과의 점수 차이를 160점 앞선 501대 350으로 완승했다. 다만 객관식 및 주관식에서 틀린 답을 내기도 했는데, 연구진은 학습하지 않은 분야의 문제도 있었고, 정답을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의 부족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퀴즈대결은 총 10년 동안의 연구 기간에 4년 차인 1단계 개발 기술의 수준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오는 2022년 종료 예정인 엑소브레인의 남은 2단계 및 3단계 연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엑소브레인은 오늘 겨룬 경쟁자와 비슷한 실력의 경쟁자들과 예비 퀴즈를 10여 차례 진행했고, 8승 2패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통해 최신 시사상식 등 데이터 부족, 언어처리 기술로 해결 불가능한 수학 문제, 문학책을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 등을 보완해야 함을 확인했다. 부정형 문제, 연상추론형 문제 등 알고리즘 개선으로 성능을 개선하였다.
한편, 퀴즈 참가자들은 인공지능과 함께 퀴즈 대결을 하는 것이 생소했고, 아쉽게 패배했지만, 앞으로 인간에 가까운 인공지능이 머지않을 것이고, 기술의 발전을 알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며 소감을 남겼다.

 

단계적인 기술 발전으로, 쌓아가는 완성도

엑소브레인은 기계가 언어를 이해하고 지식을 학습하여, 자연어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고 인간에게 전문지식을 서비스하는 언어지능 SW의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그동안 자연어 어휘와 문장의 이해 기술, 문장 분석 기술 및 자연어 질문의 이해와 정답을 추론하는 기술을 확보하였으며, 이번 퀴즈대결과 같이 인간과 지식대결이 가능해졌다.
ETRI의 엑소브레인은 IBM의 왓슨과 함께 경쟁 구도를 달리고 있다. 왓슨은 IBM의 슈퍼컴퓨터로, 인간과의 체스 경기, 퀴즈 경기에서 빼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현재 세계적인 암 전문 병원에서 암 진단을 위한 실습 과정을 밟고 있다.
ETRI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IBM 92%(영어)에 비해 엑소브레인은 93.5%(한국어)라는 구문분석 정확률을 높였다. 질의응답 정확률도 IBM은 70%인데 반해, 엑소브레인은 88%의 정확도를 보였다. 향후 정답을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를 꾸준히 개발하여, 어휘·문장의 문법분석에서 나아가 의미 분석이 가능한 언어처리 기술 및 더욱 정확한 답변을 추론 가능한 고도화된 질의응답 기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ETRI는 오는 2020년까지 2단계 프로젝트에서 응용기술 개발에 전력할 계획이다. 상담, 법률, 특허 등 전문지식의 QA 솔루션의 세계적 성능 달성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3단계 마지막 프로젝트에서는 오는 2022년까지 영어로 기술된 전문 지식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가능한 한국어/영어 전문지식 QA 솔루션을 개발한다. 아울러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활용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QA, 웨어러블 QA 등의 솔루션도 개발할 예정이다.

 

전문지식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ETRI 연구진은 엑소브레인 연구를 통해 많은 논문과 특허를 낸 바 있으며, 개발된 요소기술을 기업에 이전하여 상용화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엑소브레인은 총 10년의 연구기간 중 3년 6개월 동안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지금까지는 핵심 원천 기술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고, 내년부터 전문분야별로 상용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분야로는 법률, 특허, 금융, 상담 등에 대해 기업의 수요가 있어 논의 중이다. 2018년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며 인공지능 법무사, 인공지능 변리사, 인공지능 상담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법률 분야 활용 방안으로는 국회도서관과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입법 예상과제 조사 분석에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허 분야에서는 특허청과 특허출원서를 분석하여 선행기술 문헌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인용 가능 문헌을 심사관에게 제공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하나카드 및 하나 아이엔에스와 콜센터 상담원 보조 에이전트 및 인공지능 금융상담사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으로 엑소브레인의 역할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기술 개발 수준에 따르겠지만, 당분간은 전문가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활용될 것이다. 실시간으로 유입되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주어진 질문에 정답을 제공하여 전문가의 조사·분석 등의 노동집약적인 지식 노동을 보조할 수 있다.
이번 퀴즈대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내 인공지능과 인간이 펼치는 지식 대결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우리나라 인공지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도약할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의 중심에 ETRI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