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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방송 시대를 이끄는 소리의 선구자

박승민 (주)소닉티어 대표

입체 음향 시장은 세계적 기업인 돌비와 DTS가 양분하고 있어 후발주자가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이다.
여기,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 UHD 방송에서 음향 기술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 있다.
‘소리의 선구자’라는 뜻을 가진 (주)소닉티어다.
(주)소닉티어의 대표 박승민을 만나 음향 기술과 향후 UHD 음향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입체 음향 시장으로의 도전

저는 미국 시애틀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주전공은 애니메이션 아트였고, 부전공은 사운드레코딩이었죠. 주전공이 영상 분야였는데, 스튜디오 장비 설계(SI)를 하다 보니 음향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다니는 교수님 소개로 SI 기회가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특허를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쌓고 자신들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만들고, 사업으로 전환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영상과 음향 특허를 받았는데, 어떤 것을 먼저 사업화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상 분야는 진입 자체는 쉽지만, 경쟁률이 높으므로 이후에 운영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반대로 음향은 진입 장벽은 높지만 소수의 플레이어로 시장 구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진입에 성공한다면 이후에는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따라서 음향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사업 구상에서 위험을 먼저 겪고 자리를 잡은 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음향 전문 스타트업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미 돌비와 같은 거대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돌비를 뛰어넘어 입체 음향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소닉티어(소리의 선구자)가 시작된 것입니다.

협업을 통해 이룬 결과

소닉티어는 2012년 4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창업 초기에 기술 협업을 위해 ETRI를 찾아갔죠. 그때 당시 ETRI는 NHK나 삼성전자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대기업 위주로 기술 협업을 진행하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 기업이 제안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ETRI 강경옥 박사님과 이태진 실장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ETRI와 인연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ETRI와 협업하며 좋았던 점은 저희가 생각했던 기술을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비즈니스를 할 때, 투자를 받거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완성도를 예상하고, 기술이 완성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투자를 받고 투자금으로 기술을 개발해 상업화 시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ETR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기술이 배타 단계에 있을 때, CGV에 기술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UHD 저작도구를 만들어, 12월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항상 완벽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서 좋았고, 상품화되어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에 ETRI에 가장 고맙습니다.
현재도 ETRI와 계속해서 기술 협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극장에 도입했던 기술을 방송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특히 UHD 방송 도입을 앞둔 지금, UHD에 맞는 저작도구를 개발했습니다. 예전에는 음향에서 5.1, 7.1 채널이 전부였는데, UHD는 10.2(12채널), 10.2.4(16채널)입니다. 기존 12채널 저작도구는 이미 개발을 마쳐 상품화하고 있고, 16채널 저작도구 기술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ETRI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UHD 방송을 위한 'STA UHD 프로듀서'

음향기술의 표준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환되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가 입니다. 많은 극장 상영관에 설치된 음향기술이 자연스레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게 되고, 음향기술의 표준이 되는 것이죠. 현재 CGV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20개 관에서 소닉티어의 16채널 음향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화 <광해>, <설국열차>, <명량>, <내부자들>, <부산행>, <터널>, <밀정> 등 40여 편의 영화가 저희의 입체 음향 기술을 채택해 믹싱했죠.
현재 음향 관련 특허를 국내 27건, 해외 13건 등록했습니다. 기존 개발한 기술보다 더 앞서나가고 강력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기술 개발에 몰입했고, ETRI와 함께 코덱의 알고리즘 특허나 원천 특허를 냈습니다. 전 세계에 진출하려면 조금 더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에 한영 특허 법인이나 변리사분들과 계약해서 특허를 보강하는 일을 거쳤습니다.
영화 입체음향 시장을 넘어 UHD 방송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년 2월부터 지상파 방송에서 UHD 방송이 시행됩니다. 소닉티어는 UHD 방송을 위한 다채널 음향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SW)인 ‘STA UHD 프로듀서’를 개발했습니다. 초고음질 콘텐츠 제작으로 UHD 방송에 최적화된 기술입니다. 기존 5.1 채널과 비교했을 때, 본 기술은 천장에 세 개의 스피커가 더 있습니다. 그러면 한 공간에서 삼면 입체로 음향이 움직이게 되죠. 이는 입체 음향 시장에서 첫 번째로 시도한 기술입니다.

디바이스, 콘텐츠 생태계에 기여

세계 최초 지상파 UHD 방송이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관련 연구기관을 비롯한 기업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UHD 산업이 성공해야 국익에도 이바지하고,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 삼성, LG에서도 많은 디바이스를 출시하려면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자가 볼 수 있는 많은 콘텐츠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기업에서 출시하는 사운드바나 UHD를 호환하는 제품이 나와도 콘텐츠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체적인 산업 생태계가 흔들립니다.
소닉티어는 3억~10억 하는 장비를 200만 원 미만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보급되어서 UHD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비싼 장비를 사용하기 힘든 대학생이나 콘텐츠 제작 업체 등, 소닉티어의 기술이 많은 사람에게 보급되어서 많은 콘텐츠가 공급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에서 UHD 방송 음향표준이 성공하면, 한국 기술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하는 음향 시장에 미리 대비하여,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일들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 보면 UHD 이후 VR 시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ETRI와 VR 저작도구 제작 진행에 들어갔는데, 향후 VR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