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발병률이 높은 뇌졸중을 비롯한 뇌 신경계 질환 환자의 치료는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지만 뛰어난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ETRI 연구진이 뇌 신경 질환자들의 재활과 뇌 학습 이해를 목적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해 신경세포를 전기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신경전극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제작 기술도 개발해 지난달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 나노레터(Nano Letters)에 게재되었다.
본 기술은 스펀지처럼 구멍을 많이 뚫은 다공성(多孔性) 금(Au) 나노구조체와 이리듐(Ir) 산화물 나노 박막을 결합, 신경세포에 전기 자극이 가능한 신경전극 구조이다. 뇌 신경연구를 위해서는 뇌신경 신호를 고감도로 검출하고, 신경 조직을 효율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신경전극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백금이나 나노 입자, 나노선 등으로 만들어진 신경전극은 표면적이 작아 전하주입 효율이 낮고, 기계적 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ETRI 연구진은 그동안 전극 크기는 작지만 잡음(noise)이 크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기 자극이 가능한 전극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본 기술 개발로 향후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자의 기능회복과 뇌 학습 연구 등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TRI 연구진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극을 구현하기 위해, 평면 전극에 스펀지와 같은 50 nm(나노미터) 구멍 크기의 다공성 금 나노구조체를 형성하고, 10 nm 이하의 두께로 이리듐 산화물을 나노구조체 표면에 얇게 코팅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그 결과, 신호 감도가 뛰어나고 동시에 전기 자극 효율이 향상된 신경전극을 개발할 수 있었다. 즉, 다공성 금 나노구조체와 이리듐 산화물을 결합함으로써 시너지를 얻어 전극의 성능을 향상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개발한 전극을 쥐의 뇌 신경조직에 적용, 자극 반응에 따른 신경 신호를 측정한 결과 0.1 V(볼트)의 아주 낮은 자극에도 반응 신호를 검출할 수 있었다.
아울러, 3~5 V의 자극에도 활발하게 반응했다. 기존 뇌 신경에 공급되는 전하주입효율이 세계적으로 15% 이하의 수준이었는데, ETRI 연구진이 이를 25%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전극 제작 기술은 인체 삽입용으로 개발 중인 유연전극 및 침 전극에도 손쉽게 적용이 가능한 공정이다.
본 기술은 모두 전기화학적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고, 다공성 제어 및 이리듐 산화물 박막 두께 등 다양한 변수들을 조절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ETRI 연구진은 본 기술을 통해, 향후 뇌 이식용 유연 신경전극 제작 기술을 중점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전 임상 협력 시험을 통해 의학적인 효용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진은 개발 전극 이외에 다채널 신경신호를 측정 및 분석하고 다양한 자극 기능을 가진 연구 장비도 자체 개발했다. 현재, 연구 장비는 국내 대학 및 외국에서 공동 연구용으로 활용 중이다. 연구진은 개발한 신경전극과 연구 장비를 5년 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는 ETRI 시냅스소자창의연구실 김용희 박사, 2저자는 김국화 선임연구원, 교신저자는 정상돈 박사다. 아울러 논문에는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김민선 교수가 참여했다.
ETRI 정상돈 시냅스소자창의연구실장은 “향후 고신뢰성 뇌-컴퓨터 양방향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계획이며, 관련 기술의 보급은 국내 뇌 과학 수준의 제고, 뇌질환자의 기능 회복을 통한 고령화 대응, 그리고 분산형 인공 지능 시스템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