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PEOPLE

변함없는 마음으로, 사람을 위한 기업을 일구다

(주)동우엔지니어링 전광규 대표

‘스스로를 감동시킬 만큼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해본 적이 있는가?’
언젠가 이 말을 들은 후론, 자꾸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는 전광규 대표.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단다.
동시에 그는 이러한 고민들이 정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꿈을 차근차근 말하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제 곧 다가올 가을, 수확을 앞두고 기대에 찬 농부의 얼굴 같다.
그의 삶에서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바로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일 테다.

16년전 ETRI 문을 열고 나와, 오랜만입니다

밖에서 인사하니 더 반갑습니다! 2000년 2월에 퇴사했으니까, 벌써 16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바로 어제 문을 열고 나온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을까요.
1998년에서 2000년, 창업 붐이 일었던 당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결심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ETRI 재직 당시 반도체공정운영팀에서 반도체 시설 및 장비 분야를 맡아 운영했었거든요.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유틸리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연구개발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했던 거죠. 환경을 전공했는데, IT회사에서 반도체 실험실의 환경관리를 맡았던 겁니다.
덕분에 최첨단 복합 기술을 습득하기에도 용이했고 ‘아, 그러면 이들을 융합해 기술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크게 망설일 것 없이 가능하리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정말 창업 후 그 기술들이 환경과 IT를 융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에요.

 

(주)동우엔지니어링, 세상의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엔 큰 난관이 없었어요. 거의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로 시작했으니까. 혼자 나와서 창업했지만 필요한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섭외했습니다. 초기에 전문 인력만 30명가량이었으니…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정말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어요. 대학 내 실습장비로 식수, 식품, 토양에 대한 국가검사기관 업무를 주로 수행했습니다. 그러다 4년 전부터, R&D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예전에 힘들었더라면, 지금 더 성장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하하) 회사는 16년 됐지만 제품 개발에 있어서는 신생기업이나 다름없죠. 환경과 ICT를 융합한 연구개발 및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 엔지니어들의 기술과 제 전공이 만난 거죠. 그러니까 우리 회사는 환경, 보건, 안전 분야에 ICT를 접목시켜 맑고 깨끗한 환경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시골에 가면 아직도 수돗물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있어요. 체감하지 못하니 실감나지 않으실 거예요. 한 개의 시나 군에 200에서 많게는 400여 가구나 있어요. 생각보다 많죠. 이런 곳은 소규모 수도시설을 통해 물을 공급받아 생활합니다. 간혹 물탱크에 독극물이 풀리는 경우 등 많지 않지만 크고 작은 사고가 생깁니다. 이때 우리 보안시스템이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거예요. 무선통신을 통해 물탱크에 외부인 출입을 방송으로 알리고, 담당자들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 안전한 식수 공급을 돕죠. 카메라로 주변을 촬영하기도 하고요. 이건 우리가 최초 개발한 거예요. 국가에서 구매해 각 마을에 공급해주는 형태로, 현재 전국에 500대 이상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물탱크 보안시스템으로도 확대해 홍보하고 있어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사회 이슈에 빠르게 반응하고, 거기에 발맞춰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가 혈액운송시스템입니다. 이 또한 국내외적으로 최초 개발한 것이죠. 혈액이나 조직은 저마다 실온, 냉장, 냉동 등 각각 다른 형태로 보관되어야 하는데, 아이스 팩 하나로 보관되다보니 국가에서는 이것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우리 제품이 이 부분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태그 단말기를 개발하였으며, 녹십자와 협력해 해외 의료계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사람을 위한 일, 삶의 문을 열고 싶어요

그리고 주력 중에 있는 분야는 바로 환경과 보건에 IT가 접목된 사물인터넷 연구개발 및 제품 생산이에요. 미세먼지가 많아지기 전에 센서가 미리 감지해 신호를 통해 알려줄 수 있도록 말이죠. 환경부에서는 하루에 세 번, 30분 환기시키면 새집증후군이나 악성피부염을 85%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해요. 때문에 우리가 제품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어린이, 청소년이 많은 교육기관은 물론 일반 가정집에서도 상용화될 수 있도록 마케팅 할 예정입니다.
사실 중소기업은 원천기술 개발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IT를 넘어 환경, 건축, 의료, 농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만나 사업이 보다 융복합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분야에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한 분야에서라도, 세계 1등 한번은 해봐야 하잖아요! ETRI를 나왔지만 '한번 ETRI인은 영원한 ETRI인'이니까!
모두 사람을 위한 일이예요. ETRI에 있을 때도 국민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열심히 달렸죠. 더 풍요로운 연구기술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했던 거예요. 지금 역시 마찬가지예요. 물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의료, 환경까지. 우리 삶의 전반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최상의 기술을 통해 그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 국민,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위해서요.

세계의 큰 문을 여는 ETRI!

'2016년 ICT 이노베이션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는 제가 더욱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어깨를 두드려 주었습니다. 사실 나와서 사업을 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전쟁이나 다름 없거든요. 연구소 안에서의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사회 초년생인 제가 팀 선배님들에게 받은 아낌없는 사랑은 지금도 가슴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막내 생활만 11년이었으니까… 체육의 날 행사 때 유성시장에서 막걸리와 순대를 배낭 가득 담아와 다함께 산행했던 기억들, 점심시간에 연구소 전체 등반(아마 그때는 뛰어 다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했던 추억, 저녁에 소원의집 사우나에서 나눴던 대화들까지. 아쉬운 건 이제는 선배님들 모두 퇴사하고 지금은 한 분(신동석 책임) 남았다는 거예요. 각박하게 살다보니 그 시절 함께했던 사람들이 정말 보고 싶습니다. 각자 생활이 있다 보니 잘 만나지지 않으니…
내부적으로 여러 힘든 일이 있겠지만, 외부에서 보는 ETRI는 정말 세계 최고예요. ETRI가 있어 우리나라 IT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곳에 많은 인재들이 있다는 자부심,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세계 최고의 인재라는 사실을 늘 생각하세요. 우리 함께 세계의 큰 문을 여는 든든한 동반자로 롱~런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