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에서 열차 탈선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컬럼비아 협곡에서는 인화성 높은 셰일 오일을 실은 화물 열차가 탈선해, 기름이 유출되고 2백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 전남 여수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인명 피해를 입었다. 열차가 탈선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ETRI 연구진은 고속열차 주행 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차량 주행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 측정된 데이터를 무선방식으로 열차관리센터에 전송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열차의 주요 탈선 원인은 바퀴의 베어링 부분이 축에 달라붙어 열이 발생하거나 심한 진동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선로 주변 40km마다 베어링의 온도측정을 통해 유선으로 위험을 알려주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열차가 움직이면 발생하는 진동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생성해 별도의 전원 공급 없이도 무선통신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명 「자가발전형 일체형 통신센싱 모듈」을 만든 것이다.
본 기술 개발을 통해 향후, 열차 탈선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은 물론, 고속열차의 안전운행 확보와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본 기술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사업을 통해 ETRI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융합기술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한다는 개념의 에너지 하베스터(Energy harvester) 기술을 개발했고, ETRI는 고속철도 환경과 같이 열악한 무선통신 환경에서도 강인한 저전력 무선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ETRI 연구진은 열차처럼 금속으로 차폐되어 있고 고속 주행하는 환경에서 통신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저전력 무선통신기술인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규격을 개선하고, 철도 환경 맞춤형 고주파회로 집적칩(RFIC)을 제작, 탑재했다.
또, 각 열차의 차량마다 센서를 달아 무선 센서노드 및 중계노드를 통해 측정데이터를 통합, 센싱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패킷형태로 만들어 통신하도록 했다. 무선통신 방식의 IP패킷 중계기를 이용하면 기관사가 있는 기관차까지 중계가 가능해 상용 LTE 이동통신망으로 열차통합센터까지 전송할 수 있다.
원활한 열차의 감시를 위해서 자가 발전한 70mW(밀리와트)의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통신모듈을 만들고, RF장치를 칩화 시켰다. 이를 통해 8cm × 10cm 크기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일체형 센서를 만들어 차세대 고속열차인 해무열차에 적용, 성공적으로 시연에 성공했다. 향후, 센서 크기는 30%이상 줄일 계획이다.
특히 현재 기술은 열차의 바퀴에 열이 발생하는 정도만 알았던 것에 비해, 본 기술은 3번 객차 6번 장치에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거나 진동에 문제가 있는지를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링 PC에 경고음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ETRI 연구진은 본 기술을 열차에 적용하면 현재 연간 약 6천억 원의 열차 유지보수 비용을 약 1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6백억 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다.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 점은 IoT 기반이라서 언제 어디서든 열차 이상유무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열차마다 붙어 있는 센서들이 각각 인터넷 통신을 통해 특정 부분의 이상을 바로 알려주기 때문에, 기관사는 향후 열차 운전 시 온도가 상승하거나 진동이 감지되면 바로 속도를 줄이고, 열차를 세워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열차의 유지보수 기간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 책임자인 ETRI 모바일미디어융합연구실의 김영일 박사는 “현재 관련기술은 몽골과기대 등과 함께 몽골 철도에 기술이전 할 계획이다. 향후 본 기술 상용화를 위해선 많은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며, 안전하고 편리한 열차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본 연구 결과는 우선적으로 철도차량 주행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 측정 데이터를 철도차량 유지센터로 전송하여 신속한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시스템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조선 및 플랜트 분야의 유지보수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하여 다양한 IoT 사업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