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지난 2005년 규명한 바 있는 모트 금속 절연체 전이(Mott MIT) 현상을 활용하여 각종 센서에 널리 활용 가능한 MIT 물질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MIT(Metal-Insulator Transition) 기술이란 모트 금속 절연체 전이현상을 뜻한다. 구조상전이를 겪지 않으면서 부도체가 금속으로, 또는 금속이 부도체로 변하는 현상이다. 절연체에도 전기를 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1949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모트(Mott) 교수가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 이론을 처음으로 제안, ETRI 김현탁 박사가 2005년 이를 실험으로 검증해냈다.
기존 기술은 MIT 박막 위에 소자를 생산해 왔는데, 이는 2인치 웨이퍼로 16,000개의 소자밖에 만들 수 없고 실험용이라 값이 비싼데다 효율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MIT를 이용한 소자가 널리 상용화되기 위해 대면적 웨이퍼 기술이 필요했는데,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자는 실리콘(Si) 기판 위에 8인치 크기로 최대 소자를 20만개 이상 만들 수 있다. 이 8인치 웨이퍼는 ETRI 기술을 이전 받은 회사 ㈜모브릭이 ETRI의 도움을 받아 8인치 Fab 라인(MIT 소자를 월 1억개 생산가능)을 건설하여 제조하였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실리콘 기판 위에 MIT 물질을 올렸을 때 중간에 격자불일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격자불일치 현상은 물질 성장 시 기반 물질의 원자와 원자 사이의 거리, 성장하려고 하는 물질의 원자와 원자 사이의 거리가 서로 다른 현상이다. 연구진은 안정화된 물질인 AIN(질화알루미늄)을 사용, 실리콘과 MIT 사이의 격자불일치를 조절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소자 제조용으로 만들어 기판과 똑같이 정렬된 박막을 에피(Epitaxy)박막이라고 하는데, 이는 ETRI 김현탁 박사 연구팀이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본 기술을 통해 MIT 소자의 생산 단가를 떨어뜨려 소자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에피 박막으로 만들게 되면 MIT 임계점에서 점프특성이 좋아 전류가 새는 누설의 문제점이 감소하고, 불량소자 제조 확률도 줄어든다.
본 기술 개발로 가정용, 산업용 등 열, 빛, 전기가 있는 곳에 두루 쓰이고 있는 임계온도 센서, 조도 센서, 인체온도감지 센서, 임계온도 스위치, 보호회로가 내장된 전력 트랜지스터, 전력도선 감시용 스위치, 인체의 특성감지 센서 등을 만드는 모트 MIT 소자의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향후 HTR(고효율 전력 트랜지스터), 화재감지기 및 센서, 조도 센서, 전력감시용 소자(PIM), 리튬이온전지 등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HTR의 경우, MIT 기술로 조명용 LED 드라이버에 50만개가 적용되어 상용화 되었으며, 심장박동기에도 쓰이고 있다. 향후 자동차용 모터 시장 상용화 등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화재감지기 및 센서 시장에서도 현재 약 50%정도인 국내 시장 점유율을 올해 안에 90%까지 높이고, 해외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또 전력감시용 소자의 경우, 국내 대기업과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내 상용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X와 같은 철도의 전력차단기술로 유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TRI 연구팀은 본 소자를 리튬이온전지에 적용할 경우 스마트폰, 노트북 내 파워 트랜지스터로 사용, 과열로 인한 부풀림 방지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물인터넷(IoT)시대를 맞아 인체 적외선용 센서 시장에서도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IT 기술을 적용한 센서는 임계특성을 갖고, 반도체 센서에 비해 감도가 최대 1천 배 이상 좋다는 특징이 있다.
ETRI 김현탁 박사는 “MIT 소자의 응용범위인 열, 빛, 전기가 있는 곳에 쓰이는 MIT 소자의 대량생산 기술과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도래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등 기술과 접목하여 고부가가치 MIT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본 기술은 물리 및 재료공학분야 저널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 APL(Applied Physics Letters) Materials에 지난 2월초 게재되었다. 김현탁 박사는 지난 2007년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는 한편, 2008년 대한민국 특허 최고상인 ‘발명대왕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현탁 박사의 논문은 현재 4,400회 이상 전 세계적으로 인용되고 있으며, 2002년부터 게재한 MIT 관련 논문은 85편, 출원한 특허는 국내 74개, 국제 193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