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각종 모바일 기기에 널리 쓰이는 리튬 이차전지는 전지 내 전해질로 가연성 액체가 사용되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이나 고온 환경에서 배터리가 손상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이런 화재·폭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안정성을 크게 높일 고체전해질이 개발됐다. 이는 세라믹 종류의 산화물계(LLZO) 고체전해질로, ETRI 전력제어연구실 이영기 박사와 서울대학교 강기석 교수 등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그동안 리튬이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길기 때문에 휴대용 전원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장치 등의 중대형 전원으로도 활용이 확장돼왔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전지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핵심소재인 고체전해질 개발이 관건이다.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해 12월 15일자로 게재된 이번 성과는 향후 안전성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나 발전소, 군사용 대용량 에너지 저장시스템, 인체와 직접 맞닿는 웨어러블 기기의 배터리에 효과적으로 쓰일 전망이다.
향후 연구진은 고체 전해질을 기반으로 직접 작동하는 리튬이온 전지를 만들고, 대량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용화는 약 5년 후로 내다보고 있으며, 액체 전해질 대비 성능을 높이는 것도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연구진은 고체 전해질을 이용할 경우, 앞으로 리튬 이차전지 내 분리막 및 액체전해질 역할을 하여 더 이상 액체전해질 주입공정이 필요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성과는 전지의 디자인에도 장점이 있다. 액체 전해질의 경우 전지 내에 빈 공간이 많은데 비해, 고체의 경우 전지를 꽉 채워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 성과 저널의 제 1저자인 ETRI 전력제어소자연구실 신동옥 박사는 “우수한 안정성을 갖고 이온 전도도 향상을 위한 실마리를 찾음으로써 차세대 리튬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고체전해질을 확보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