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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스의 심장,
반도체

전기가 통하는 도체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인 반도체.
이 반도체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기기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품이다.
1947년, 진공관을 대체하기 위해 발명된 트랜지스터를 시작으로
반도체는 점점 작아지고, 가벼워졌으며, 똑똑해지고 있다.

최초의 트랜지스터(Replica)

진공관을 대체할 트랜지스터의 등장

1947년 12월, 벨 연구소에서 3명의 과학자가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공개했다. 게르마늄 조각으로 만든 10원짜리 동전만 한 부품에 도체 선을 접촉시키면 전기신호를 증폭하는 트랜지스터의 등장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진공관이 꼭 필요했다. 그러나 진공관은 부피가 상당히 컸고, 발열과 전력 소모가 심했다. 게다가 값도 비싸고 내구력도 떨어졌기에 전자기기 개발의 발목을 잡는 부품이었다. 통화 서비스를 제공했던 벨 연구소는 자동식 교환기의 핵심 부품인 진공관이 자주 고장 나자 이를 대체할 부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최초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트랜지스터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트랜지스터는 이미터(Emitter), 베이스(Base), 컬렉터(Collector)라는 단자로 구성된다. 이미터는 순방향 전류를 공급해 주며, 베이스는 이미터에서 컬렉터로 흐르는 전류를 조절한다. 컬렉터는 이미터에서 공급한 전류를 받는 역할을 한다. +전기(정공)와 –전기(전자)의 흐름을 통해 트랜지스터의 전류가 형성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흘려보낸 전류가 수십 배로 증폭된다. 진공관의 1/220 크기로 작아지고, 전력도 감소하게 된 트랜지스터. 이후 1958년 텍사스 인스트루먼사(TI)의 엔지니어 잭 킬비가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하나로 모은 집적회로(IC)를 개발하면서 작은 전자기기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물꼬를 트게 된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

반도체는 실리콘(Si), 게르마늄(Ge), 탄소(C) 등과 같이 원소 하나로 구성된 진성 반도체와 탄화규소(SiC), 갈륨비소(GaAs), 질화갈륨(GaN), 셀렌화카드뮴(CdSe), 실리콘-게르마늄(SiGe)등 두 가지 이상의 원소로 만들어지는 불순물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것은 주로 실리콘이다. 여기에 의도적으로 불순물을 첨가해 만드는 반도체가 있다. 이는 불순물 종류에 따라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로 분류된다.

p형 반도체는 진성 반도체에 13족 원소인 붕소, 알루미늄과 같은 불순물을 첨가한 반도체다. 진성 반도체의 실리콘 원자들이 불순물 원소의 최외각 전자와 공유결합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많은 정공(Hole)을 생성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전압을 걸어주면 정공이 이동해 전류가 흐르게 된다.

n형 반도체는 진성 반도체에 15족 원소인 질소, 인과 같은 불순물을 첨가한 반도체다. 이때에는 p형 반도체와 반대로 불순물 원자가 실리콘 원자와 공유 결합하면서 남는 전자, 즉 잉여 전자가 생성된다. 잉여 전자는 전압을 받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전류를 생성한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위한 기술

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기술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반도체는 박막 트랜지스터(TFT, Thin Film Transistor)로 활용된다. TFT는 화면의 해상도나 휘도를 결정지어주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디스플레이에는 수백만 개의 픽셀로 구성되고, 이 하나의 픽셀은 RBG(빨강, 파랑, 초록) 픽셀로 구성된다. TFT는 이 픽셀마다 존재하며 각각의 픽셀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큰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더 많은 픽셀과 신호처리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빠른 전자 이동속도를 지닌 TFT 개발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현재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는 인듐갈륨아연산화물(IGZO)기반 n형 산화물 반도체이다. 그러나 이 n형 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는 높은 주사율을 갖는 디스플레이 구현에 한계가 있기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p형 반도체의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ETRI는 텔루륨(Te)에 셀레늄(Se)을 첨가한 새로운 p형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그 결과로 이동도의 개선과 기존 트랜지스터보다 높은 온오프라인 전류비 특성을 확보하게 됐다. 개선된 이동도와 높은 온오프라인 전류비는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전력 효율성을 가지며, 소형화를 가능하게 만든다. 연구진은 추후 Te 기반 p형 반도체와 n형 산화물 반도체를 이종 접합한 TFT를 사용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활용할 것으로 전했다. 더불어 해당 기술은 다양한 기판에 적용해 반도체 집적 기술에도 큰 도움을 줄 계획이다.

ETRI Webzine Vol.243 SEPT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