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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맡는 ICT,
지능형 후각센서

맛있는 음식 냄새와 계절이 변화했음을 알리는 꽃향기부터, 상한 음식 냄새, 가스가 새는 냄새까지.
후각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감각이다.
그러나 사람의 후각 능력은 다른 포유류나 파충류에 비해 떨어진다.
이를 ICT로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지능형 후각센서이다.

후각센서의 역사

생리학적으로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가스 형태로 들어오는 입자가 콧속의 후각 수용체를 화학적으로 자극하고, 후각신경을 흥분시켜 뇌의 측두엽 안쪽에 있는 후각 중추에 신호를 전달하는 행위이다.

이 후각능력이 뛰어난 동물이 바로 개다. 사람보다 10만 배나 예민하다고 알려져 있다. 개는 후각함요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얇은 뼈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는데, 여기에 수백만 개의 후각 수용체가 있다. 이 후각 수용체는 신경세포로 뇌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냄새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잘 훈련된 개가 마약 탐지를 하고 특정 질병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한 이유다.

사람과 동물을 뛰어넘는 후각지능 기술을 위한 노력은 1960년도부터 있었다. 일본에서 반도체 제조를 위한 가스 센서가 시작이었다. 금속이 산소에 의해 산화되면 전기가 통하지 않고, 가연성가스가 금속 산화물을 환원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스센서였다. 이후 1982년 영국 워릭 대학의 퍼사우드가 서로 다른 센서들을 사용해 기술을 발전시킬 개념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후 가스센서와 인공지능의 융합으로 냄새를 감지하고, 가스 종류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전자코 개발이 진행된다. 기존 음식, 주류 관리와 관련된 후각지능 기술에서 보안, 질병관리 분야를 위한 고성능 지능형 후각센서 개발로 수요가 변화되었고, 이에 맞춰 기술도 발전한다.

후각센서의 종류

전자코의 핵심소자인 후각센서는 다양한 종류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금속산화물 센서이다. 주로 주석산화물(SnO2)을 사용하는데, 고온인 센서에 가스가 닿으면 가스나 반도체 종류에 따라 전기전도도가 변화는 성질을 이용한다. 주로 폐암 조기 스크리닝, 음식 품질 평가, 환경모니터링 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두 번째는 폴리머 센서다. 가스 흡탈착성이 있는 전도성 폴리머와 복합체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가스 감지 물질이다. 가스를 흡착할 때 폴리머가 부풀어 오르는데, 이때 폴리머의 전기전도도가 변하는 특성을 사용한다.

세 번째는 광음향 분광(PAS) 센서다. 가스성분을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가스는 성분별로 다른 결합에너지 크기를 가진다. 이 사실을 흡수되는 빛과 파장, 전파 주파수로 알 수 있다. 레이저 펄스를 가스에 비춰 음파를 만들어낸다. 이때 입사되는 빛의 파장을 바꿔가면서 음파의 크기를 측정해 특성을 가려내고, 이를 바탕으로 가스성분별 농도를 알아낸다. PAS 기반 후각센서는 사람의 코와 같이 연속적으로 가스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마약 탐지견을 대체하고, 화재 조기경보 센서나 질병 조기진단 호기 센서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플라즈몬 공명 센서, 마이크로 캔틸레버 센서 등이 사용되고 있다.

후각지능센서의 역할

후각센서는 크게 의료, 환경, 사회 안전 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에게서 나는 체취, 객담, 소변, 땀, 날숨 등의 냄새는 질병을 진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미 ETRI는 날숨을 분석해 폐암이나 질병 관련 바이오마커를 진단하는 지능형 후각센서인 전자코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후각지능센서는 실시간 연속 측정, 센서 네트워크 시스템이 필요한 대기 오염, 해수 오염, 화재, 하수 오염, 화학적 오염, 산업시설의 독설 물질 누출, 배기가스, 광산, 실내 공기질 감시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화학적 테러, 드론을 이용한 폭발물 투척, 항만, 항공을 통한 마약 불법 유입과 같은 사건 사고를 예방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최근 ETRI는 인간의 후각을 모사하는 인공지능(AI)기술을 통해 마약 탐지가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사회 곳곳에서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져 줄 후각지능센서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해 본다.

※ 출처
- 이대식 외, “지능형 후각센서,” 전자통신동향분석, 제34권 제4호, 2019, 공공누리 제4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