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디스플레이실 김주연 책임연구원
ETRI가 비접촉 터치 기술에 홀로그램을 더해 활용도를 높이는
“공간 리얼 홀로그램 버튼 기반 비접촉 터치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추후 키오스크를 비롯한 엘리베이터 버튼, 보안 매체 등 실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에 실감디스플레이실 김주연 책임연구원을 만나 해당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COVID-19가 등장했을 때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비접촉 키오스크와 같은 기술이 개발되었어요. 비접촉 터치 기술이 생활 속에 들어온 것이죠. 그런데 이 비접촉 터치 기술엔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었어요. 사용자들이 느끼기에 거리감과 공간감에 대한 인지성과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거든요.
이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홀로그램 이미지를 활용한 비접촉 터치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임의의 공간과 거리에 도달해야만 입출력이 가능한 센서와, 임의의 공간, 거리에 도달해야 보이는 홀로그램 이미지를 도입했죠. 그 결과 직관적인 공간과 거리 인지가 가능한 터치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어요.
더불어 공간과 거리감 조절, 그리고 시각화에 따른 디지털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기술을 제공해 디지털 취약 계층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비접촉 터치 기술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그중 저희가 사용한 것은 원거리 공간 터치 기술인데요. Vision AI 기술이라고도 말합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의 눈과 손을 동시에 인식하고 가리키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요. 그래서 사용자의 인지 지점과 터치 지점이 항상 일치되도록 만들죠. 따라서 거리가 멀어도 인지 오차가 생기지 않아요. 이게 바로 원거리 공간 터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예요. 이 기술을 통해 휠체어 장애인, 키가 작은 어린이도 큰 화면 전체를 제어할 수 있어요.
나노패턴은, 회절현상*을 일으키도록 제작된 홀로그램 간섭패턴이에요. 원본 이미지를 컴퓨터 생성 홀로그래피(Computer Generated Holography: CGH) 수치 계산 방식을 사용해 홀로그램 간섭패턴으로 만드는 거예요. 이렇게 만들어진 홀로그램 간섭패턴을 마스크 또는 글라스나 필름 등에 제작한 뒤, 적절한 간섭성 광원을 조사하면 홀로그램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회절현상: 빛이 좁은 틈을 통과할 때 꺾이고 간섭하는 현상
터치 지점에 손이 위치할 때, 거리와 공간을 감지하는 센서가 신호를 생성하고 입력하는 역할을 해요. 이미 원거리 공간 터치 기술로 터치가 가능한 거죠. 홀로그램 이미지는 그 터치 지점이 어디인지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시각적 역할을 하는 거예요.
공간 리얼 홀로그램 버튼 기반 비접촉 터치 기술은 키오스크, 차량용 램프 및 디스플레이, 엘리베이터 버튼, 도로교통 표지판, 보안 매체 등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해요.
추후 COVID-19와 같은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생활 안전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또한 홀로그램 이미지 화질 개선과 공정 최적화를 통해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제공된다면, 디지털 취약계층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배리어프리 기술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이론과 시뮬레이션 상에서 가능했던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는 기기에 접목되었을 때, 구현되지 않아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홀로그램 필름은 문제없이 계산되어 제작된 상태였거든요. 하지만 실제 제품에 응용되니 계산값이 들어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역추산 과정을 거치게 됐어요. 제품에 홀로그램 이미지를 띄우기 위해 원본 홀로그램 필름이 가지고 있는 계산값에서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나가게 된 거죠. 간섭 패턴의 총면적, 생성 거리, 시야각 등 물리, 광학적 변수들에 대한 수개월 동안의 간접 계산과 공정 확인 등을 거쳐 실증 제품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이 과정을 거쳐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크기의 리얼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는 홀로그램 기술과 비접촉 터치 기술과의 융합 구현을 위한 실증 사업의 일환으로 연구 개발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인 만큼 저희 기술이 공공장소에서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 등을 줄일 수 있는 공공재로써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상용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