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Vol.232
지금껏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은 가까운 두 기기 간의 무선통신에만 사용되었다.
프린터기나 교통카드 등에 사용된 기술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단순한 데이터를 주고받아 처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NFC 기반 인터넷 통신기술” 표준(RFC 9428)을 통해
인터넷과 NFC 기술이 연결되면서 사용 범위가 늘어났다.
인터넷상에서의 데이터 전송 시 정보보호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NFC는 보통 10cm 거리 내에서 두 기기 간에 작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저전력 무선 기술입니다. NFC 기술은 고주파(13.56MHz) 전자기장을 사용해요. 그래서 짧은 거리 내에서만 작동하죠. NFC 칩이 장착된 기기끼리는 특별한 장비나 액세서리 없이도 간편하게 통신할 수 있어요. NFC 기술은 무선 통신 구간이 짧아서 벽 뒤와 같은 곳에서도 통신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안전한 통신이 가능하고, 외부 위협에 쉽게 노출되지 않아서 보안성이 뛰어납니다.
현재 NFC 기술은 이미 애플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 신분증이나 교통카드를 통한 출입 통제 시스템 등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NFC를 이용한 기기 간 무선 충전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무선 충전 기술은 이미 표준규격이 마련되어 있어서 미래에는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RFC 9428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의 핵심기술을 개발한 IETF*라는 표준화 기구에서 나온 표준입니다. NFC 무선 통신을 이용해서 작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 저전력 네트워킹 기술을 뜻하죠. 간단히 말하면, NFC를 활용해 인터넷에서 작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
사물인터넷의 저전력 네트워킹에서는 작은 데이터, 온도 정보 같은 것들을 자주 주고받게 됩니다. 이것을 비유로 설명해 볼게요. 인터넷을 고속도로로 생각하고, 그 위에서 운행되는 버스들을 데이터 패킷*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인터넷에서는 특성상 하나의 버스(패킷)에는 한 명의 승객(데이터)만 탑승할 수 있는데요. 많은 승객을 운송하려면 버스가 많이 필요하게 되겠죠. 이런 상황이 되면 많은 버스로 인해 도로가 꽉 차서 움직일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버스의 크기를 줄여야 해요.
사물인터넷 저전력 네트워킹은 작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패킷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에요. NFC나 블루투스를 통해 보내는 데이터는 크기가 작거든요. 무선통신 구간에서 크기가 작은 데이터를 보낼 때 효율적이고도 전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거죠.
기존에는 이 사물인터넷 저전력 네트워킹에 NFC 기술을 활용할 수 없었어요. NFC에 맞는 패킷을 줄이는 기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표준에 패킷을 줄이는 기술이나, 데이터를 보내기 위해 주소를 다시 설정하는 기술, 통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복구하는 기능들이 포함되면서 NFC 기술을 활용해서 IPv6**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 데이터 패킷(Data Packet): 데이터 전송에서 사용되는 데이터의 묶음
** IPv6(Internet Protocol Version 6): IPv4에 이어서 개발된,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표현 방식의 차세대 버전
기존 와이파이 기술과 비교 해 볼게요. 와이파이는 신호가 벽을 넘어서 10m, 25m까지도 퍼지다 보니 먼 곳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서 편하지만 단점이 있어요.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이죠. 제가 사용하는 신호를 벽 너머의 누군가가 사용하면서 정보를 빼낼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더불어 와이파이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공유기가 많아지니 신호 간의 간섭이 많아지고 인터넷이 느려지는 단점도 생기게 됐죠.
그런데 IPv6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NFC 기술이 도입되면 통신 거리가 보통 10cm 이하이기 때문에 무선 구간에서의 해킹과 같은 데이터 보안 문제로부터 안전해져요. 더불어, 통신 거리가 짧아서 무선 통신 간섭이 최소화됩니다. 더불어 NFC 칩이 장착된 스마트폰 같은 기기들은 5G 같은 데이터 없이, NFC를 통해 무선 충전을 하면서 기기 업데이트와 같은 인터넷 통신이 가능해집니다.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한 사물인터넷 기반 융합 서비스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요. 특히 원격 진료나 원격 처방과 같이 개인정보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해 개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NFC 기술을 사용한 개인정보 확인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빠르고 안전하게 서로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이러한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딥페이크로 인한 신원조회 상의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무선 통신 거리가 짧은 특성을 활용해 자동차 내부와 같은 좁은 공간에서 기기 간 통신에 활용될 수 있어요. 기존에 무선으로 연결되던 차 내부 통신기기들은 서로 간의 간섭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데요. NFC 기술로 일정 위치에서 태깅이 되면 통신기기들과 별도의 간섭 없이 빠르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결제와 관련해서도 활용될 수 있어요. 스마트폰 내에 있는 NFC에 저장된 결제 관련 개인정보를 암호화시켜 단말기에 보내면, 단말기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서버에 옮기는 역할만 하게 돼요. 그와 동시에 NFC에 저장된 개인정보 데이터도 서버로 넘어가서 결제가 진행돼요. 이 기술을 사용하면 단말기 기종이 상관없게 됩니다. 데이터를 서버로 옮길 수만 있으면 되거든요. 우리나라는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은데, 이제 곧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RFC 9428은 IETF에서 만든 공식 표준입니다. IETF 표준들은 IPv4 및 IPv6와 같이 우리가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기술로 이미 사용되고 있어요. 더 나아가 NFC 칩은 이미 대부분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언제든 활용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개인정보활용에 대한 규제가 NFC 기술에 맞게 풀리게 된다면, 앞으로 5년 안에 상용화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10년 전, RFC 9428 표준화 작업을 시작할 때 항상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10cm 내에서만 작동하는 NFC 무선 통신 기술이 어디에 필요하나”였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와이파이가 대중화 되다보니 ‘무선통신은 길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보편적이었거든요. 데이터 정보 보호에 대한 개념이 없고, 와이파이를 통해 무선 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NFC 기술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이죠. 이런 선입견을 깨는 것이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게다가 당시 NFC를 인터넷 기술에 활용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 기술조차 없었어요. 저희가 만들어야 했죠. 그렇지만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NFC 칩 기술은 있었어요. 그래서 이론적으로만 가능했던 NFC를 활용한 인터넷 사용 기술을 실제로 만드는 시도를 했어요.
기술을 만들었지만, 기술만 가지고는 실용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에 갔죠.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정보보호가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할 때, NFC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설명했죠. 정보 보안과 관련해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득하니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표준화가 진행됐고, 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10년에 걸쳐서 끝났어요. 앞으로 NFC 기술이 더 보편화되면 우리 사회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RFC 9428 표준을 개발하며, 국내 기업과의 협력으로 NFC 칩을 활용한 필수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더 나은 생활과 편리함을 제공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