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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67 December 2020   

Focus On ICT

양자컴퓨터가 가져다줄 미래

생활 속 ICT 이야기

  • 새로운 형태의
    기술적 돌파구

  • 최근 들어 슈퍼컴퓨터 능력보다 1억 배나 빠르다는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양자역학은 원자와 전자 등 미시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을 기술하는 학문체계이다. 이를 컴퓨터에 적용하면 0과 1(비트)이 아니라 동시에 0과 1의 상태를 구현하는 큐비트(qubit:quantum bit)를 통해 기존 디지털 컴퓨터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연산을 처리하고 전송할 수 있다. 이처럼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는 슈퍼컴이 100년 걸릴 연산도 양자컴퓨터는 100초면 해결한다.

    그동안 ‘정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0이나 1처럼 주로 이진법의 비트(bit)가 주로 단위로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나노 크기의 정보표현이 익숙해지다 보니 기존 이진법적 정보표현으로는 더이상 설명이 어려워 새로운 형태의 정보표현이 필요하게 되었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정보표현은 0과 1 외에도 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quantum bit, qubit)까지 포함한다. 이렇다 보니 기존 이진법 중심의 비트보다 큐비트는 수가 증가할수록 담을 수 있는 정보량도 급격히 증가하게 되어 상상보다 더 큰 계산도 가능해졌다.

    이처럼 큐비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정보기술(IT)의 한계를 뛰어넘는 몇 가지 의미 있는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매우 미세한 영역의 관찰이 가능케 된다는 점이다. 둘째 정보의 계산능력을 크게 높여줘 새로운 형태의 기술적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셋째, 정보가 더 이상 복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써 완벽한 정보보안 기술의 등장에 따라 기존 보안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주요 특성으로는 중첩성·간섭성·얽힘성(entanglement) 등을 든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는 기존 지구인들이 풀지 못했던 어려운 부분을 해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난제 해결의 일등공신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 01

    CES 2020에 소개된 IBM 양자컴퓨터
    © Boykov / Shutterstock.com

  • 사회 전반의
    난제를 해결하다

  • 먼저, 양자 컴퓨팅을 활용하면 고전 컴퓨터로는 연산이 어려웠던 광합성의 기작 원리를 증명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로 식물이 햇빛으로부터 에너지를 어떻게 모으고 생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지 그 방법을 알 수 있고 이를 활용해 광합성의 메커니즘과 효율을 알게 되면 태양전지 에너지 생산에도 적용,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로써 태양광 발전 단가를 낮춰 값싸고 청정한 에너지 또한 얻을 수 있고 인류 전력 생산 문제도 일시에 해결될 수 있다. 생물학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더 성능 좋은 컴퓨터의 활용이 결국 새로운 파생 학문의 시작으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또한, 식물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질소 고정 과정의 원리 또한 밝혀낼 수 있다. 질소 고정이란 생물이 대기 중에 있는 질소를 흡수해 생물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질소화합물로 바꾸는 작용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 비밀이 풀리지 않았다. 질소(N₂) 분자는 대기 중엔 풍부하지만, 3중으로 결합되어 있어 암모니아 형태나 사용 가능한 다른 화합물로 쪼개어 ‘고정’하기가 어렵다. 양자컴퓨터로 해당 원리의 비밀을 밝혀내면 예컨대 질소비료 공장에서 비료의 합성에 중요한 암모니아를 공업적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개선하거나 고효율 비법을 적용할 수 있다. 덕분에 인류의 운명 또한 바뀌어 아프리카 등 지구촌 식량난 문제 해결이 가능해질 것이다. 배고픔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오랜 고민을 컴퓨터가 풀어주는 셈이다.

    셋째, 정보보안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인류는 문명의 발생 이래로 메시지의 내용이 원하지 않는 제3자에 누출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메시지를 암호화하여 수신자에게 전송함으로써 중간에 타인이 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 행정 및 군사 기밀 정보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개인의 민감한 금융 및 건강 정보 등과 같이 보안을 필요로 하는 정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양자화된 정보는 잃어버릴 수는 있지만 훔쳐가는 동안 이미 정보가 변하여 제3자가 해독할 수 없다. 결국, 훔쳐간 정보는 활용될 수 없다. 따라서 통신 보안의 중요성이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양자 정보를 이용한 암호통신은 완벽한 보안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양자화된 정보는 난수 해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보는 해커가 훔쳐가더라도 정확한 해독이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고온 초전도 현상을 증명해 전력전송 케이블에서 나타나는 전력 누수를 방지하고 에너지 전송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제4차 산업혁명 측면에서 양자 컴퓨팅이 인공지능이나 딥러닝 알고리즘 등에 대해 기존 방식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로써 인공지능의 고도화 및 혁신을 촉발해 제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를 견인할 수 있게될 것이다.

  • 양자컴퓨팅

    양자역학적 현상 기반의 양자비트(큐비트)를
    이용하는 컴퓨팅 방식으로 비트기반 컴퓨팅에
    비하여 빠른 계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됨

  • 시급한 양자정보통신
    연구개발

  • 이처럼 최근 비약적인 정보 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양자암호 통신, 양자 센서, 양자 컴퓨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여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양자 정보기술은 연구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관점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2030년 무렵이면 양자컴퓨터 분야가 1,000억 달러, 양자통신이 250억 달러, 양자 센서 분야가 7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를 대비해 우리나라도 차근차근 투자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등 산업적 경쟁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해외 양자 컴퓨팅 연구팀과의 기술적 격차를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자 컴퓨팅이 갖는 잠재적 보안위협과 동시에 활용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팅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가 융합되어야 하므로 부분적 기술만 잘 발달 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양자 컴퓨팅과 관련하여 기술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금부터 전체적 접근에서의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 02

    무선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테스트 중인
    ETRI 연구원

  •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