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창출부터 사업화까지
탄탄하게
최근 ETRI는 치열한 내부경쟁 체제를 도입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을 선정하고 괄목한 만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사업을 전 주기에 걸쳐 통합 관리할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10년 이상 지속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질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새로운 연구문화를 만들어 가는 ETRI의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 체계’를 자세히 알아보자.
최근 R&D 패러다임이 기술 및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추세와 달리 현장에서는 단절적 사업관리로 인해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안정적 목표 설정, 부풀려진 기대효과, 신규·유행 기술 키워드 중심의 기획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짧은 평가 기간, 평가 전문성이 결여되는 온정주의 평가 관행으로 ICT R&D 성공률이 99%에 육박하는 등 신뢰하기 어려운 평가 결과도 나타났다. 실제로 2017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ICT R&D 성공률이 14년에는 99.3%, 15년에는 96.8%, 16년에는 99.1%에 이르렀다. 따라서 기획 및 수행단계에서 체계적이고 객관적 프로세스를 통해 사전부검 수준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과감한 평가를 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ETRI는 공급자 중심 기획, 온정적 사업평가, 대형 성과 미흡 등 기존 R&D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업 성공률을 제고하기 위해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 체계’를 추진한다. 전주기는 개념(아이디어) 창출부터 연구개발 및 사업화까지 기획-수행-활용 과정을 포함하며, 사업관리 체계는 기획, 선정평가, 수행점검, 결과 활용 등 제반 활동을 의미한다.
특히, ETRI는 기관 고유 임무 예산 사업을 대상으로 목적 지향적 기획, ‘Stage-Gate’, ‘Moving-Target’ 개념을 도입하고 사업화 연계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온라인 기반 상시 수요 접수 운영과 공청회, 설명회 등을 통해 다양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수요자 참여형·개방형 기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과제 간 경쟁구조에서 탈피하여 내부 분야 간 경쟁으로 전환한다. 평가는 과제 제안·선정 시 내부 검증 강화, 동료평가(Peer Review) 강화를 통해 냉정한 내부평가로 이뤄질 예정이며, 세계적 석학으로 구성된 ‘Technical Board’도 운영한다.
철저한 평가와
전문성·공정성 확보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 체계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철저한 검증 및 과감한 평가다. 기획 단계부터 IP, 기술이전, 오픈소스, 표준, 사업화 등 결과 활용 측면을 선제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하여 성과창출 가능성을 판단한다.
두 번째는 점증방식 기획 도입이다. 기획 단계에서 작성한 내용을 3단계 점증 방식으로 구성된 단계별 걸러내기를 통해 기획 부담을 경감한다. 단계별로 통과된 기획 아이템은 저장하여 재활용할 수 있는 DB를 구축해 운영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1단계 통과 기획 아이템은 일정 기간 1단계 평가 면제, 3단계 미선정 기획 아이템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시 선정하는 방식이다. 또 성과 창출 가능성도 집중 분석해 향후 불필요한 자원 투입을 방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연구개발 전 주기 과정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다. Stage에서는 기획, 수행 및 활용 단계별 활동에 적합한 전문가가 참여하고, Gate에서는 전문성 기반 평가위원 풀(Pool)을 강화한다. 아울러 컨설팅 및 검증을 위한 Stage와 평가를 위한 Gate 역할을 구분해 공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평가도 전문가 평가와 내부 대중 평가(ETRI 대표성, 제안사 적합성 등)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성과창출을 위한
5단계 계획
ETRI는 전주기 단계별 활동을 5단계로 나눴다. 1단계는 ‘문제 정의’로 특정 고객 또는 시장 기회와 관련된 니즈와 솔루션을 정의하는 것이다. 해결이 필요한 현안 및 해결을 위한 혁신적 솔루션과 솔루션 구현을 위한 접근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단계는 ‘기술 제안’이다. 목표 및 성과달성 계획을 점검하여 연구개발 결과에 따른 고객가치(Benefit)를 판단하고 고객에게 제공되는 이익의 크기 또는 체감할 수 있는 정량적 변화를 제안하는 단계다. 본 단계에서는 지적재산권(IP), 기술사업화, 표준, 오픈소스 등 관련 전문가가 고객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연구개발 최종 목표도 정량적이고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ETRI는 목표도출 근거로 제시된 최종 달성목표 도전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향후 평가 시 착안점을 평가 방법으로 도출하려 한다.
한편 기술제안서 평가는 3단계 과제 제안서 발전 여부(통과, 탈락) 판단을 통해 이루어지며,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와 합의제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는 단순 배점 방식이 아닌 평가위원의 심층 토론을 통해 발전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분야별 기술전문가, IP, 사업화 등 성과유형별 전문가 및 내부 대중이 참여하는 동료검토 평가를 통해 성과창출 가능성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3단계는 ‘과제 제안’으로 사업 진행 여부 및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경쟁력을 판단한다.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현재 세계 최고기관과 목표 수준, 접근 방식 차별성 및 제공 가능한 고객가치 등을 비교한다. 과제와 관련된 협력 또는 활용기관을 제시하고 공동연구, 위탁연구, 결과 활용 등 각 기관의 역할 및 협력 인터페이스도 정의한다.
4단계는 ‘수행 및 성과 진단·처방’이다. ETRI는 계속/종료 과제에 대한 성과 제고 방안을 결정하고 실행한다. 수행 중인 과제를 대상으로 내외부 변화요인에 따른 예상 성과를 진단하고 성과제고를 위한 Moving Target, 중단 등 롤링을 위함이다. 종료 과제에 대해 기초·원천 R&D 성장시스템, 기술사업화 R&D를 통한 후속 과제 진행 여부 또는 성과확산 등 성과제고 방안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5단계는 ‘성과확산 실행’ 단계로, 4단계에서 선정된 종료 과제를 대상으로 기초 미래 선도형 기술수요, 산업화형 시장수요, 공공인프라형 공공수요에 맞춘 성과확산 방안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행한다. 이와 같이 ETRI는 성과확산을 위해 단계별 활동으로 기업 요구에 맞춘 협력 방안을 마련하며 기술사업화와 기업 성장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체질을 개선하는 일은 언제나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지만 기존 R&D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기관은 정체되고 시대의 흐름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ICT 정부출연연구원 역할에 맞는 새로운 연구문화를 정착시키고 신기술 성과를 창출하는데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 체계가 연착륙하여 국가 ICT 산업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