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지도 2035의
추진배경과 기대효과는?
과거 산업발전 시대에는 핵심가치가 성장이었다면, 앞으로 실현해 나갈 국가 지능화의 핵심가치는 인류애(Humanity)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ICT는 단순히 산업발전 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 공동체 행복, 생명과 안전 우선 등 인간을 위한(Human-Oriented)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ETRI는 새롭게 설정된 R&R에 도전성을 더해 15년 후 미래상을 제시하고 국가 지능화를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ETRI는 1976년 설립된 이후 44년간 우리나라 ICT 발전과 관련 산업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과거 20여 년간 국가 정보화 실현을 통해 ICT 강국과 전자정부 선도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최근에는 미래 지능정보 기술을 개발하며 국민 생활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ETRI의 역할과 책임(R&R)을 새롭게 설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서 성공했던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 미래상(vision)을 정립하며 완전한 탈바꿈을 단행했습니다. 특히, 새롭게 설정된 R&R에 도전성을 더해 15년 후 미래상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국가 지능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발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인공지능(AI)은 국가 지능화에 앞서 중요한 길라잡이가 되어 경제·사회 발전의 새로운 기제(機制)가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홀로 떨어져 존재하는 단일 학문이 아닙니다. 그동안 ETRI가 연구해왔던 SW·콘텐츠, 초연결통신, 초성능컴퓨팅, 방송미디어, ICT 소재부품 등과 밀접하게 융합하여 새로운 AI 서비스를 창출할 것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AI 기반 지능화 혁명입니다. ETRI는 기술 선구자(First Mover)로서 새로운 시대의 혁신과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앞장서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국가 지능화를 통해 AI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되는 것을 돕기 위해 ETRI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ETRI만의 기술발전지도를 제작하고 중장기 기술발전지도 2035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국가 지능화는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 사회, 산업 그리고 공공 등 모든 영역의 지능화를 의미합니다. 개인의 지능화를 통해 누구나 쉽게 지능정보를 활용하며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할 기회가 마련된 것입니다. 또 사회의 지능화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기술로 사회적 지원이 강화될 것입니다. 산업의 지능화는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경제도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공공의 지능화를 통해 국가 차원은 물론 인류의 행복을 저해하는 미래의 문제나 걱정거리가 해결될 것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ETRI의 역할은?
현재 우리의 일상은 바이러스로 인해 변화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전환기에 당면해 있습니다. 이에 기간산업과 주력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고용 충격이 증대되고 있지만, K-방역은 국제적 모범사례로 인정받는 등 새로운 기회도 엿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극복하고 기회를 살려서 경제 전반이 비대면화(Untact)되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되며 인간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우선시(Safety First) 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우리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K-방역의 성공을 바탕으로 추격형 국가에서 선도형 국가로 탈바꿈하는 것입니다. ETRI 역시 이미 지난 2019년 국가 지능화 비전을 수립하고 ETRI 전환계획으로 완전한 탈바꿈을 단행했습니다.
ETRI는 국가 지능화 실현을 통해 의료, 교육 등 비대면 산업 육성 및 미래 선점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재난, 질병, 환경 문제 등 인간 안보(Human Security) 강화와 같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정책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기술발전지도 2035는
기존과 어떤 차별성이 있나?
기술발전지도 2035는 과거에 ETRI가 만들었던 기술발전지도와 다른 네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 기술발전지도의 활용목적을 명확히 했습니다. 기존 기술발전지도는 ICT 기술분류 체계에 따라 연구부서에서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 예정인 모든 연구개발 과제를 나열식으로 모아놓은 백서 형태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기술발전지도 2035는 원장님은 물론 소장님과 경영진이 정부 부처, 국회를 중심으로 ETRI 이해당사자(Stakeholders)를 위한 하이 레벨(high-level) 세일즈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두 번째는 R&R에 따른 ETRI의 기술적 역할과 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과거 기술적 역할이 우리나라의 ICT 산업을 선도했다면 미래에는 물리 세계와 사이버 세계를 융합하는 Infrastructure(Infra) 4.0 기술을 선도할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 물리 인프라(철도망, Infra 1.0)를 논외로 하고 우리나라는 30년 주기로 정부주도 인프라에서 민간이 산업을 성장·발전시킨 특징이 있습니다. 1970년대 구축된 물리 인프라(도로망, Infra 2.0)에서 제조업이 성장하고, 2000년대 사이버 인프라(통신망, Infra 3.0)에서 ICT 산업이 발전해 국가 정보화가 실현되었습니다. 앞으로는 AI를 중심으로 시간·공간 연속체(Continuum)에서 물리와 사이버 공간을 연결·소통시키는 2030년대 융합플랫폼(Infra 4.0)을 바탕으로 국가 지능화가 실현될 것입니다.
새롭게 정의되는 ETRI의 사회적 역할은 인간을 위한 ICT로 국가 지능화 핵심가치인 인류애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에 메타분석의 의미를 살려 제4차 과학기술 기본계획(2018), 인공지능 국가전략(2019), 대통령 특별연설(2020) 등 국가 차원의 계획과 전략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사회적 역할을 위한 Human-Oriented ICT 주제를 도출했습니다.
세 번째는 ‘신개념형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2035년경 ICT가 국민 생활에 활용되는 미래상을 형상으로 구체화하여 파편화된 요소기술이 하나의 형상으로 융합되기 위해 필요한 발전 방향(요구사항)과 크기(목표수준)을 제시했습니다. 즉, 구체적 형상을 통해 연구개발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R&R 주요역할 핵심기술을 한데 묶일 수 있도록 신개념형상 하나하나가 중대형 융합과제로 기획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신개념형상은 기술 발전(Tech-Push)과 정책요구(Need-Pull)를 모두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 방식으로 도출한 것이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2035 미래상 실현을 위해 ETRI 경영목표는 물론 미래목표, 현재 위치, 도달방법 등 기술발전지도 3대 요소를 반영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기술 미래전망을 통해 미래목표를 설정하고, 분야별 역할 정립 방안으로 현재 위치를 정의한 후 경영목표의 창의 도전 R&D로 미래성장을 준비하는 신개념 창출(Creation of a Concept)과 글로벌 탑 수준의 성과 창출을 위한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를 통해 도달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실장님의
향후 목표와 계획은?
2015년 서울공대 26명의 석학이 발간한 ‘축적의 시간’에서는 우리나라가 추격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축적을 지향하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술발전지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특히, 기술발전지도 2035를 수립하는 과정은 ETRI가 그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었으므로 지속적인 축적과 발전이 더욱 필요합니다. 따라서 기술발전지도 역량 축적을 위해 경험학습 보고서(Lesson Learned)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기술발전지도 수립 방법의 장점은 더욱 살아나고 단점은 보완될 것입니다.
아울러 신개념형상 도출 과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고,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ETRI 기술발전지도 작성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입니다. 이후 연구부서 기술발전지도 가이드라인 설명회, 신입직원 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확산 활동을 통해 연구부서에 실질적인 도움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발전지도의 신개념형상 도출과정에 ETRI 외부에서도 참여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어떤 신개념형상은 非ICT 요소가 포함되거나 ETRI의 역할 범위를 벗어난 기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한 신개념형상 구현을 위해서는 ETRI 기술 분야 이외의 기술전문가 협력이 필요하고,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또는 실제 수요자들이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기반 발전지도를 기반으로 ETRI는 기술 및 사회적 역할에 맞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그 결과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나아갈 것입니다.
Editor epilogue
기술발전지도 2035를 추진하기 위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를 묻자 이승환 실장은 “신개념형상 하나하나는 현재 시점에서 보았을 때 도전적인 난제들을 담고 있습니다.”라며, 덧붙여 “인간의 지능 성장을 모사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념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또 지식의 취득과 성장은 지식으로부터 지능이 발휘되고, 더 나아가 지혜와 연결되는 프로세스는 결코 ICT만의 문제라 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인문사회 전문집단의 참여가 필수입니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신개념형상은 국내외 전문가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영역이 수두룩하게 존재한다. 이렇듯 ETRI는 내외부의 역량을 개방형 혁신과 집단지성 패러다임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