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우리 삶에
스며들까?
지난 2019년 4월 3일, 국내 이동통신 역사는 물론 정보통신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 들었다.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 한 날이다. 통신에 있어 한 세대(G)를 넘어가는 구분이 네 차례 있어 왔지만 그리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5G 시대에는 어떤 일들이 가능해지고, 무엇이 달라질까?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4G LTE-Advanced’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건 2010년도였다. 4G 스마트폰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쓰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또 다른 이동통신 세대가 우리 생활을 파고든 것이다. 4G와 5G의 가장 큰 차이점은 먼저 속도와 용량이다. 5G 전송속도는 20Gbps로 4G가 1Gbps였던 것에 비하면 20배나 초고속으로 빨라진다. 다운로드 속도도 일반 LTE에 비해 280배 더 빠르다.
또 차이점은 바로 ‘초연결성’이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1㎢ 내 100만 개의 사물과 연결된다. 이로써 무인자율주행자동차·스마트시티·스마트 팩토리·증강현실(AR)·가상현실(VR)·초고화질 실시간 영상·자율주행 드론 서비스 등 서비스에 꽃을 피울 준비가 끝난 셈이다. 마지막으로 빠른 응답속도를 뜻하는 ‘초저지연성’이 특징이다. 단 1000분의 1초도 통신이 지연되지 않도록 인프라를 갖춘 게 바로 5세대 이동통신이라는 것이다.
초저지연, 초고속, 초대용량 무선 통신이 가능해지면 사람의 시각·청각 인지 시간보다 짧은 지연시간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예방, 원격진료 등이 가능해진다. 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자동차와 같은 모빌리티 제품들을 무선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사용이 어려웠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5G에서는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송하는 데이터의 용량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도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서 보낼 수 있으며, 시청자는 원하는 위치에서 경기를 현장감 있게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온라인 쇼핑몰이 제공하는 쇼핑 정보도 단순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3D 입체 영상으로 입어볼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최근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이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의 경우 대용량의 컴퓨팅 능력을 요구한다. 여기에 5G가 제공하는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전송 기술을 활용하면 시너지는 더 커진다. 자체 디바이스 CPU를 끌어올리지 않고도 외부에 있는 대형 컴퓨터(Cloud Computer)를 이용해 서비스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상현실을 통해 실내에서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놀이공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롤러코스터와 같은 놀이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VR기기만 장착하면, 우리가 가보지 못한 해저나 우주와 같은 미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또 AR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예는 홀로그램이다. 가령 멀리 있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한다면, 친구의 모습을 내 앞에 홀로그램으로 띄워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통화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자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과 시공간을 초월하는 원격 회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5G가 부상하는 이유는 지금 한창 논의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일명 ‘AB²CI’라 불리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블록체인(Blockchain)·클라우드(Cloud)·사물인터넷(IoT)기술 등이 본격 서비스되기 위해 이들 기술을 받쳐줄 새로운 인터넷 통신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5G는 제4차 산업혁명을 책임질 핵심 인프라인 셈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5G
5G는 통신이나 가상현실·증강현실 콘텐츠를 넘어 제4차 산업혁명이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5G가 제공하는 초저지연 무선 통신의 역할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자율주행분야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내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에 있는 자동차 사물의 움직임을 인지하여 자율주행에 반영한다. 그만큼 주변의 움직임을 빠르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변 차량과의 상호 정보의 소통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무선 통신기술이다. 5G가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무선 통신의 응답속도가 늦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충돌 상황이나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일이 어려웠다. 그러나 5G는 이론적으로 기존 4G LTE의 1/120까지 데이터 통신의 응답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간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반응하는 속도가 0.2초 내외인데, 그에 비해 5G는 0.001초의 초저지연 속도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황 인식과 동시 후속 조치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또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운영하는 스마트팩토리가 생산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공장 경영은 물론 고객관리, 운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 외에도 5G는 물류 산업과 원격진료와 같은 의료 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로봇이 사람 대신 무거운 물건을 대신 운반할 것이다. 또 자율주행이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거나, 산간오지나 벽지라도 드론이 정확한 위치리를 찾아 물건을 배달할 것이다. 또 5G 스마트폰은 재난 시 개인의 생명을 구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5G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5G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과연 원격진료나 홀로그램, 무인자율주행차가 통신의 힘으로 거듭나 우리 생활에 파고 들 여지에 의문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태어난 2007년을 생각해 보자. 불과 12년 전이지만 우리는 이 시간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한시도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기 힘들 정도로 의존성이 커졌다. 스마트폰이 음악과 전화, 인터넷을 하나로 묶었듯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으로 정의되는 5G 세상은 우리 곁에 분명 가까이 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들은 우리를 부지불식간에 익숙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그 서비스가 위에 열거한 무엇이 되든 간에 말이다.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