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갤러리가 탄생했다. 그런데, 우리가 관람했던 갤러리와는 사뭇 다르다. 바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에 오픈한 것. 스마트폰을 비추기만 하면 그림이 생생한 동영상으로 재탄생하고, AR·VR 체험을 통해 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이 문화예술 향유의 시간으로 변한다. 5G 기술이 활용된 것이다. 4G 평균 속도와 비교해봤을 때 평균 20배 빨라진 기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예술 패러다임을 느껴보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박물관·미술관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6.5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나 향후 문화행사에 참여하겠다는 비율은 57.4%로 높게 나타났다. 방문 의사에 비해 실제 경험 비율이 적은 것은 현대인들의 바쁜 삶을 대변하는 것. 이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지하철역만 가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4개의 호선이 만나는 공덕역 환승 구역은 하루에도 약 5만 명이 이용한다. 그런데, 이 길목에 갤러리가 생긴다면 어떨까? 출퇴근 길, 이동길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9월 3일, 공덕역에는 ‘일상을 바꿉니다. U+5G’라는 슬로건 아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갤러리를 개관했다. 그런데 이 갤러리는 장소뿐 아니라 작품도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갤러리의 큐레이션 서비스뿐만 아니라,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U+5G갤러리를 방문해보자.
지하철을 기다린다. 지하철 플랫폼에는 신제현 작가와 무용수들이 협업한 ‘리슨투더 댄스’가 전시되어 있다. 궁중 향악 춘앵전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들고, U+AR앱을 실행한다. U+이용자가 아니라면 ‘구글 렌즈’ 앱을 다운 받아 실행하면 된다. 휴대폰에 사진을 비추는 순간, 사진이 동영상이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생생한 춤을 보고 있으면 내부를 갤러리로 장식한 지하철이 들어온다.
내부에는 윤병운 작가와 애나한 작가 등의 작품이 걸려 있다. 휴대폰으로 작품을 비추기만 하면, 작품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이처럼 미술관에서 들을 수 있는 도슨트를 열차에서 체험하기도 하고, 작품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다. 5G 콘텐츠 하나만으로 지하철 안의 지루했던 시간이 즐거운 문화관람 시간으로 변한다.
또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전시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탄 승객들은 모두 관람객이 되어 벽면의 작품들을 감상한다. 한쪽에는 ‘팝업 갤러리’가 전시되어 있다. 팝업 갤러리는 AR·VR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담당 큐레이터가 체험을 도와준다.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고, 보고 싶은 연예인을 눈앞에서 만나볼 수도 있다. 또, 직접 관람하러 온 듯한 야구도 즐길 수 있다. 선수들의 스윙 자세나 투구 폼을 360도 자유로운 시점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지하철 플랫홈, 열차 내부, 환승계단, 환승거점, 총 4개의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24명 예술가와 88개 작품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U+5G 갤러리는 전통적인 회화 구도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능동적인 표현을 제시하고 새로운 볼거리를 제시한다. 어쩌면, 5G가 열어갈 새로운 문화예술의 패러다임이 열린 것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5G 통신 기술이다.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서비스를 자랑한다. 이러한 특성에 기반해 AR여행, VR게임, 쇼핑 등 일상생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온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와 100배 많은 처리 용량 덕에 4G 시대에 구현이 어려웠던 첨단 미디어 콘텐츠를 현실화하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통신기술은 발달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문화예술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할 수밖에. 바쁜 하루에 전시회에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퇴근길 휴대폰을 들고 공덕역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