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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7
September 2019

Interview — 인공지능연구소 이윤근 소장

대한민국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개발의 길

인공지능연구소 이윤근 소장

제4차 산업혁명을 촉발하는 핵심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기술개발에 나서는 분야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신기술이 아닌 산업·사회 구조의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오는 혁신이자 범용 기술로서 국민 삶의 질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ETRI도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여 신개념을 창출하는 새로운 R&BD 연구개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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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신설과 함께 인공지능연구소로 부임한 이윤근 소장

인공지능연구소의 새로운 비전은?

지난 6월 27일, ETRI는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비전으로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조직개편을 통해 인공지능연구소가 신설되었습니다.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은 과거에는 ICT 분야 중 일부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ICT 기술을 혁신하는 기반기술이며 제조업이나 농업 등 전통산업과도 접목되는 등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이와 같은 혁신을 이끌어갈 인공지능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 혁명을 이끌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술로서 반도체 기술이나 이동통신기술 등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령 인공지능 기술이 이동통신기술과 결합하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통신이 가능해집니다. 반도체 기술과 결합하면, 복잡한 알고리즘을 빠르게 연산하는 효율적인 반도체 개발도 가능합니다. 또 SW에 결합하면, 사람과 아주 자연스럽게 인터페이스 할 수 있는 인간 친화적 SW가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ICT의 전 분야를 혁신하는 기술이며, 더 나아가 제조업이나 금융 서비스 등 전 산업에 파급력이 높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가 인공지능 기술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연구소 IDX+연구단에서 개발 중인 사이버 디엑스(CybreDx)

인공지능연구소의 주요 프로젝트는?

현재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ETRI가 예전부터 인공지능 핵심 분야로 연구해 왔던 언어지능입니다. 음성인식기술, 자동통역기술, 엑소브레인 기술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두 번째는 사람의 시각을 인공지능이 구현하는 시각지능입니다. CCTV를 자동 분석하거나 지능형 감시시스템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세 번째는 AI 반도체와 컴퓨팅기술입니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많은 연산이 필요하고, 아주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AI에 특화된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고 이를 구성하기 위한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이에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인공지능용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언어지능, 시각지능 등은 향후 복합지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시각이면 시각, 언어면 언어, 음성이면 음성 이렇게 한 분야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각, 언어, 음성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켜 나아가야 합니다. 이처럼 ETRI는 좀 더 사람다운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기존에 연구하고 있던 자동 통역기술이라든지 음성인식기술, 영상인식기술 등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용 반도체에 관한 기술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인공지능용 반도체란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지능형 반도체 기술로서 빠르고 효율적인 연산을 수행합니다. 현재 ETRI의 기술 수준은 인공지능의 핵심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데 있어 선진국보다 우수한 효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 연말 정도에 반도체 칩 샘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에 개발하여 자율주행차에 부착해 시연했던, 알데바란 프로세서의 후속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율주행차의 두뇌가 되어주었던 알데바란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반도체 칩이 되어줄 것입니다.

알데바란
(Aldebaran)

ETRI가 개발한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고성능 프로세서 기술

인공지능용 반도체 기술을 설명 중인 이윤근 소장

본 프로젝트를 통한 기대효과는?

먼저 인공지능 반도체의 기대효과로는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면 쉬울 것 같습니다. 자율주행차를 시연할 때에는 라이더나 센서도 부착하지만, 카메라를 통해 앞에 보이는 차선이나 보행자 또는 신호등을 실시간 분석해야 합니다. 사람이 지나가는지, 이 차가 차선을 이탈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연산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율주행차 트렁크를 열어보시면, 매우 커다란 컴퓨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커다란 배터리가 있습니다. 만약 고효율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용한다면, 아주 효율적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처럼 작은 크기의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효율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드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론도 날아다니면서 자율적인 임무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무게가 가벼워야 합니다. 이럴 때 지능형 반도체가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인공지능은 시각이나 음성 등으로 기능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향후 복합지능이 구현되면, 점점 사람의 기능을 대체하는 많은 서비스가 복합지능을 통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령 인공지능이 선생님이 되어 그림책이나 자료집을 함께 보면서 학생과 대화하고 가르쳐주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좀 더 광범위한 시각으로 기대효과를 바라본다면, 인공지능은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나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자동통역 기술이나 음성인식기술은 최근에 와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신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도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또 인공지능은 신산업뿐만 아니라 기존산업의 효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지대한 공헌을 할 것입니다. 공장 자동화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팜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드론이 날아다니면서 농작물에 자율적으로 약을 뿌리고, 병충해를 탐지하는 등 전통산업에 적용되어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인공지능의 기대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나 개념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의 투자 규모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주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연구를 해 나갈 것입니다. 일례로 포스트 딥 러닝 분야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구를 많이 추진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은 대부분 빅데이터를 이용한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많은 연산을 통해서 어떤 특정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게 배우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 지식, 어느 한 분야의 지식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고, 또 결합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즉, 귀납적 사고와 연역적 사고를 가집니다. 그러나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은 대부분이 빅데이터를 이용한 귀납적 사고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게 현재의 딥 러닝 기술의 한계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 연구소에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 핵심기술 연구와 병행하여,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도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나 드론 같은 분야입니다.

Editor epilogue

이윤근 소장은 “연구진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를 위해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가요?”라는 질문에 “현재는 인공지능이 어떠한 판단을 내리면, 인공지능이 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 사람이 알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도 정답을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 몰라요. 그래서 그걸 분석해 낼 수 있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설명하며 나아가 인간을 설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인공지능 연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비지도 학습과 전이학습에 대한 연구를 덧붙여 말했다. 비지도 학습이란 지도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습득하는 것을 말한다. 전이학습은 연구자가 어떤 영역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만들면, 다른 영역의 전문성이 필요로 할 때 그 영역으로 지식을 전이하는 학습을 말한다. 이것이 이윤근 소장이 말하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발전되어 나가야 할 방향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연구소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 분야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