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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굿바이 미스터 션샤인,

웰컴 선샤인 스튜디오

논산 선샤인랜드

지난 9월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가 개장했다. 드라마는 종영됐지만, 아직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스튜디오는 북적였다. <미스터 션샤인>은 전국 다양한 곳에서 촬영되었지만, 선샤인 스튜디오는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세트장으로 만들어져 드라마 속 주요 장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일제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불꽃처럼 살았던 주인공들의 흔적이 베인 선샤인 스튜디오. 구한말 격변의 시대로 떠나보자.

01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소”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소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소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소

논산에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선샤인랜드’다. 이곳에 지난 9월 종영된 tvN <미스터 션샤인>의 스튜디오가 개장했다. 촬영지였던 곳이 개장했다는 소식에 드라마에 울고 웃던 이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매표소를 지나 가장 먼저 만난 곳은 한옥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1890년대 한성의 거리였다. 한눈에 들어오는 성곽 아래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을 보면, 현재와 과거가 어우러지는 듯하다. 성곽 아래로 걸어 내려와 보신각 종각을 지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이라도 온 듯 두리번거리며 길을 걷다 보면, 1898년 조선왕실과 콜브란 보스트윅(Collbran & Bostwick)등이 합작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민족기업인 한성전기회사 건물이 나온다. 한성전기회사는 전기와 전차를 수급하는데 기여했다. 건물에 종탑이 있었던 것이 특징으로 선샤인 스튜디오에서 당시의 한성전기회사를 고증해 그대로 복원했다.
내부로 들어가면 먼저 1층에 인류가 발견한 두 번째 불 ‘전구’를 테마로 ‘빛 그리고 감성 전(展)’이 진행 중이다. 2층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집무실과 드라마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미스터 션샤인 전(展)’을 만나 볼 수 있다.
한성전기 맞은편으로는 연말이면 타종식을 거행하는 보신각을 만나 볼 수 있다. 서울 종로에 있는 현재의 보신각과는 다른 모습이다. 보신각은 1396년에 세워져 역사의 소용돌이에 4차례의 소실과 8차례의 중건을 거치게 되었다. 최초의 보신각은 종루라 하였으나 1895년 고종이 유교의 기본 원리인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신(信)에서 이름을 따 보신각이라는 현판을 받았다. 현재의 모습은 1980년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새롭게 지어진 것이다. 선샤인 스튜디오의 보신각은 새로 지어지기 전 1900년대 과거의 보신각을 복원했다.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소

02

“그대를 위해 준비했소”

그대를 위해 준비했소그대를 위해 준비했소

보신각을 지나니 바로 화월루가 나온다. 이곳은 <미스터 션샤인> 속 등장인물 구동매가 주로 등장하는 곳이다. 조선의 백정으로 태어나 수치와 모욕을 당하며 살던 구동매가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낭인이 되어 다시 돌아와 운영하던 곳이다. <미스터 션샤인> 속 화월루는 게이샤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 소리는 드라마가 절정에 닿을수록 낭인의 칼소리, 외국인들의 총소리, 매국노들의 비명으로 바뀐다.
구한말 시대의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선시대 양반이 걸어 나올 것만 같은 고풍스러운 한옥이 나온다. 이곳은 <미스터 션샤인> 속 고애신의 방으로 촬영됐다. 함양 개평마을 일두고택에서 외관을 촬영했지만, 실내 모습은 선샤인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조선시대 양반 규수의 방을 그대로 옮긴 듯한 이곳은 기념 촬영을 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선샤인 스튜디오는 드라마의 열풍으로 인기 있는 포토존이 가득하다. 한옥을 빠져나오니 주인공들이 자주 등장했던 전차도 오가는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1899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개통된 한성전차이다. 한성전차를 보자마자 고애신을 전차에 태워 “그대를 위해 준비했소”라며, 대사를 이어나가던 김희성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혼자인 고애신이 의병임을 알고 그녀를 걱정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종영된 한성전차는 걱정도, 근심도 없이 관광객들의 미소와 웃음이 가득하다. 당시 고종은 한성전차의 개통식 날 꽃으로 단장된 전차가 마치 상여같이 느껴져 탑승을 꺼렸다고 한다. 전차의 요금은 당시 쌀 1kg에 해당할 정도로 비쌌다. 이 때문에 탑승을 위해 계 모임을 하거나, 가사를 탕진하는 이도 속출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한성전차는 1968년까지 약 70년 동안 운행됐다.

그대를 위해 준비했소

03

Gun, Glory, Sad ending

Gun, Glory, Sad endingGun, Glory, Sad ending

스튜디오를 한 바퀴 둘러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하다. 그리고 마침내 홍예교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선샤인 스튜디오에 방문했다면, 빼놓지 말고 찾아야 할 장소다.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들의 만남과 낭인들의 혈투, 부모에 대한 복수, 일본군에 대한 응징 등 여러 사건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홍예교 위에 올라서면 선샤인 스튜디오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그 주변으로 유진 초이와 고애신이 사랑을 싹 틔우던 한약방도 보인다. 붉은 바람개비와 서랍 속에 러브레터를 넣어두던 주인공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홍예교를 지나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 있는 포토존이 나왔다. 바로 글로리 호텔이다. 매국노의 딸로 태어난 쿠도히나가 운영하던 호텔이다. <미스터 션샤인> 속 글로리 호텔은 이곳에 묶고 있던 일본군과 함께 폭파된다. 실제 촬영 시 글로리 호텔은 폭파됐으며, 개장일에 맞춰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글로리 호텔은 미국인 유진 초이도, 친일파 구동매도, 룸펜 김희성도 즐겨 찾던 개화한 사람들의 집합장소다. 정식 개장에 맞춰 1층은 드라마에 사용된 소품, 전시 및 각종 MD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2층은 드라마 주인공들이 마셨던 가배정이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속 유쾌한 해결사들이 등장하는 해드리오를 방문했다. “말만 하면 다 해드리오”라고 하여 해드리오이다. 드라마 속에서 조선시대판 전당포로 등장하는 곳이지만, 물건 맡기고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보다 찾아달란 손님이 더 많아 흥신소처럼 느껴졌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온갖 걸 다 해주니 소품 또한 아기자기 하다. 그 옆으로 해드리오에 세 들어 신문사를 운영하던 편집장 김희성의 책상이 그대로 놓여 있다.
드라마는 결국 Gun, Glory, Sad ending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비극적인 막을 내렸다.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 <미스터 션샤인>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선샤인 스튜디오를 방문해보면 어떨까? 선샤인 스튜디오 외에도 선샤인랜드 안에는 서바이벌 게임을 해볼 수 있는 밀리터리 체험관, 1950년대 한국을 재현한 세트장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단풍이 무르익는 계절 가을 낭만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소.”

선샤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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