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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ether

신재생에너지

세상을 디자인하다

(주)그리다에너지

탈원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선두 주자인 태양광과 풍력은 신재생에너지의 약점으로 알려진 이용효율과 수급 안정성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며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 에너지원의 기대를 한껏 높이는 중이다. ㈜그리다에너지는 전력생산 이상으로 효율적 운영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신재생에너지 운영 시스템에 AI, IoT 등의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식하고 있는 신생 연구소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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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기업’이란 더 큰 무대

그리다에너지는 전력변환장치 제조기업 데스틴파워㈜와 에트리홀딩스㈜가 합작 투자한 연구소 기업이다. 데스틴파워는 국내 수위의 PCS 제작업체.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재생에너지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 간 융합이 어느 곳보다 시급한 기술 분야다. 하드웨어 기술만으로는 주도권을 지키기에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데스틴파워㈜는 ETRI의 앞선 정보 통신 기술을 수혈해 PCS를 지능화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일반적인 라이센스 방식을 놓고 책상을 마주한 양측의 논의는 곧 진일보한 형태로 발전했다. 더욱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이전 이상의 큰 무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기업의 경험자산과 공공기술을 하나로 묶는 연구소 기업으로 더 높은 시너지를 내보자는 결정은 비단 데스틴파워㈜나 ETRI만의 도전이 아니었다. 애초 외부 기획자의 역할로 연구소 기업 설립에 참여했다가 뜻하지 않게 CEO가 된 전 석 대표에게도 큰 용기가 필요한 모험이었다. 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인 그에게 신재생에너지는 가본 적 없는 낯선 나라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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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 예술’에서 ‘IT + 에너지’ 융합으로

전 대표는 컴퓨터공학 전공자다. 하지만 그가 선택해온 길은 전통적인 공학의 모습과 조금 달랐다. “문화예술과 첨단기술을 엮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학위과정에서 미디어 공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곧바로 창업에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지요.” 2010년 그는 벤처기업 린소프트를 세웠다. 프로젝션맵핑 같은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같은 기간 대학 겸임교수로 연구와 강의에 매진한 분야 역시 디지털 창작이나 이를 사업화하는 마케팅이다. 물론 공학과 예술의 이종교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생각도 다를뿐더러 사용하는 언어마저도 달라 대화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았다. 전 대표는 이들의 중간에서 양쪽의 관심과 식견을 바탕으로 첨예한 입장 차를 조율하고 공동의 목표를 끌어냈다. 인내심을 가지고 협업을 위해 설득과 동기부여를 반복한 전 대표의 노력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독창적인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와 생생하고 다양한 체험콘텐츠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어느 순간 회사 운영에 대한 타성과 피로감이 찾아왔다.
“주주 회사로부터 연구소 기업 설립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건 5년 넘게 비즈니스와 강의를 병행해오며 지쳐 있던 시기였습니다. 기존의 전력산업과 공학 중심 사고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정보통신의 융합을 기획해달라는 제안이 새로운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지요.” 전 대표는 또 한편으론 현실적인 계산도 작용했다며 웃는다. “그래, 딱 이 일까지만 하고 좀 쉬자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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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고초려로 맞은 첫 선장

하지만 타고난 천성은 그의 계산과 다른 방향으로 일을 전개했다. 새로운 영역에 발을 디딘 전 대표는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연구소 기업 설립을 준비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자료를 뒤지고 시장을 분석하며 신재생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 융합의 새 판을 짜는데 몰입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의 역할은 커다란 배의 선장과 같았다. “비전문가이니 조언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부담 없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더니 어느새 이 사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당황스럽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회사 설립까지 완료한 뒤 전문경영인에게 인수인계한다는 조건으로 더욱 집중하게 됐습니다.” 국내에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던 사업 아이템이니 제안서를 쓰는 일은 그만큼 어려웠다. 복잡한 문서작업과 빈번한 협의, 꼼꼼한 인터뷰와 심사까지 연구소 기업 설립을 위해 거치는 예닐곱 단계의 까다로운 절차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8개월여의 긴 여정이 끝나가고 있을 무렵,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전 대표를 주주사가 붙잡았다. “당신이 다 알고 있으니 새 회사를 맡아 달라”는 것이다. 정중히 거절했다. 하지만 “함께 고생한 ETRI와 협력사들을 봐서라도 다시 생각해 달라”며 호소에 가까울 만큼 간곡한 제의가 계속됐다.
“고도의 융합기술이란 점이 매력적이었지만 과연 기존의 짧은 사업 경험만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일인지 고민이 컸습니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응당 그 책임은 모든 것을 기획하고 추진해온 저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결국,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용기도 리더의 몫이란 생각으로 스스로 마음을 다잡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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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보다 중요한 기업의 가치

그가 선장으로 2016년 6월 마침내 대항해의 돛을 펼친 ㈜그리다에너지는 이미 손바닥만 한 크기의 제어장치와 소프트웨어로 기존의 재래식 PCS 장치를 IoT 기반의 무인 운영 솔루션으로 진화시키는 첫 번째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현재 그와 함께하는 4명의 엔지니어는 첫 성과물을 뒤로하고 각자의 책임과 권한 아래 ㈜그리다에너지가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통합관제 플랫폼의 새로운 방법론을 고민 중이다. 주주사인 데스틴파워㈜는 인사관리와 재무 등의 행정업무로, ETRI는 각종 기술자문과 제도적 지원으로 이들의 기술사업화를 응원하고 있다. 전 대표는 연구소 기업을 기존의 회사처럼 이윤만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그리다에너지가 제시하고 있는 두 가지의 기술사업화 목표는 “미래 세대에게 더 아름다운 세상을 선물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눈앞의 이익을 넘어 인류 보편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연구소기업이 되겠다는 이들의 포부가 신재생에너지의 미래에 어떤 색깔을 더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Mini interview

History of Gridaenergy

2015

- 4월 전 석 린소프트 대표, 새 연구소 기업 구상에 참여를 요청받다.
- 5월 ETRI와 신재생에너지 관계사들, 연구소 기업 설립을 본격화하다.
- 12월 8개월여의 준비 끝에 법인 설립을 목전에 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주주 구성에 변동이 생겨 그간의 노력이 수포가 될 위기에 빠졌다.

2016

- 1월 새 주관사인 데스틴파워(주)를 중심으로 재심사 준비에 돌입하다. 애초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활발한 일본을 목표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던 중 주주사가 바뀌는 시점부터 국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논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업 계획서 작성에도 탄력이 붙었다.
- 6월 주식회사 그리다에너지를 설립하다. ‘그리다’라는 사명으로 새 에너지 플랫폼 창조(creative)의 비전을 시각화했다.
- 8월 연구소 기업 승인되다.
기업 현황
- 설립년도 / 2016년 6월
- 대표이사 / 전 석
- 주소 /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과기로 176번길 11, 302호
- 문의 / 062 - 604 - 9288
- 홈페이지 / www.gridaenergy.com
- 아이템 / IoT 기반 전력변환시스템, 지능형 전력운영솔루션, 통합에너지관제시스템

창업자가 도전자에게

“연구소 기업은 기술사업화에 최적화된 조직”

연구소 기업은 일반 회사보다는 학문적인 접근을, 공공연구기관보다는 실용적인 접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연구개발과 사업화의 이상적인 융합이 가능하다. 또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도출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향성의 조직들이 협력하고 연대하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며 동시에 통합적인 비전과 목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일반기업과 구분되는 연구소 기업의 이런 차별적 특징은 미래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실적으로도 연구소 기업은 정부 및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세부적인 지원은 논외로 하고 무엇보다 공공연구기관과의 협업으로 더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다시 빠르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연구소 기업은 기술사업화에 최적화된 조직인 만큼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게 가장 경쟁력 있는 방식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연구소 기업 설립은 벤처기업이나 이노비즈처럼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취득할 수 있는 인증과 차원이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자원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준비가 부족하거나 명확한 필요성 혹은 목표 없이 추진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다. 또 모든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작은 변화에도 쉽게 사라지거나 법률적 이유로 사업화가 보류되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투자받는 기술에 대한 검토는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특히 주주사의 지원 의사나 참여도와 같은 부분은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설립만 하고 나면 후속 과정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란 생각은 섣부른 기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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