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통찰력 있는 시선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수년, 수십 년 내에는 많은 것이 바뀔 것이고, 지금도 우리는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당장 내일의 일을 걱정하기도 힘든데, 미래를 예측해야 할까? 현재에 있는 우리에게 미래는 ‘가능성’이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성공으로 바꾸거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ETRI 기술경제연구본부 이승민 책임연구원은 최근 열린 ETRI IDX Tech conference에서 통찰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미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를 통찰하고,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사회변화와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다
기술경제연구본부는 인문·사회과학, 공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래사회의 진화 방향을 전망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기술수요를 발굴하는 연구, 미래 기술에 대한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분석하고 기술개발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연구, 기술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제도·정책적 타당성 연구, ICT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저는 미래사회를 전망하고 기술의 진화방향을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실 팀원들과 함께 ‘소시오 테크(Socio-Tech) 10대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난 11월 10일 열린 ETRI IDX Tech Conference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1차 산업혁명 이후로 기술의 발전은 늘 우리의 생각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최근의 기술은 발전 속도도 빠르고, 사회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강력합니다.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어려운데 기술로 인해 변화될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로 인해 변화될 미래의 질서를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잘 모르지만, 기업, 국가, 개인의 관점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에 대한 10개의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보고서를 통해 지금 미처 깨닫지 못하는 변화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장, 산업, 경제, 노동 등 분야마다 새롭게 그려지기 시작한 경계들의 형태와 색깔을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인공지능 모터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 적응과 도태라는 갈림길에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전략보다는 생존전략이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산·학·연에서 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국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산업규제와 교육, 사회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은 기계를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 능력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아직도 미래 예측이 과연 필요할까?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금은 보편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도 불과 몇 년 전에는 10년이 지나야 기술이 비즈니스에 사용되리라 예측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기술 분야에서 나타납니다. 미래는 남들보다 먼저 기술을 해독하고 선점하는 자의 것입니다. 더욱 유용한 자세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ETRI는 DX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IDX 추진 전략을 마련하였습니다. 인류는 항상 새로운 기술에 대해 적응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뇌 구조는 똑같지만, 기술은 발전하여 늘 사람을 앞서갑니다. 1차 산업혁명 이후로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전기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 ICT입니다. 전기가 모터와 결합하여 공장의 기계 즉, 산업 전반을 움직였다면 인공지능이 모터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죠. IDX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인공지능 모터입니다. ICT와 인공지능이 결합하여 모든 것에 스며듭니다. ETRI는 미래를 위한 ‘모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멀리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응용 R&D 뿐만 아니라 기초 원천기술 전략을 함께 추진하여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기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야겠습니다.
통찰력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
ETRI에서 근무한 지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전에는 민간 연구소에서 통신 관련 연구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점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이러한 경험이 지금에 와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를 전망하고, 기술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통찰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많은 것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죠. 제일 어려운 것은 기술 부분에 있어서, 현재 예측한 기술들이 6개월 후에 보면 과거 데이터가 되고 맙니다. 남들보다 항상 앞서서 정보를 얻고, 많은 자료를 봐야 하고,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술에 대한 실현 가능성도 확인해보아야 하죠.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ETRI는 각 기술 분야의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검증을 받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기술경제연구본부에서는 2013년부터 미래전망 보고서인「ECOsight」꾸준히 발간해왔습니다. 미래사회와 기술을 전망한 보고서마다 독특한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2013년 보고서에서는 인간과 기계, 현실과 가상, 인간과 인간 등 미래 사회의 3대 충격에 대해 다뤘습니다. 2014년에는 디지털 DNA(Data, Network, Algorithm/Architecture)의 기하급수적인 양적 증가가 초래할 기술·산업사회의 질적 변화를 이야기했습니다. 2015년에는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캄브리아기에 비유하여 ICT 기술 혁신이 만드는 속도와 다양성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보고서에서는 기술과 사회의 접점에서 발생할 불연속적인 경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미래연구의 목표는 기술과 사회의 진화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시선은 멀리 보되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려 합니다. 앞으로 ETRI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통찰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