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센터는 전국에 있는 천연기념물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곳이다. 다양한 식물표본과 공룡의 알·발자국 등의 화석, 동물 박제 표본을 전시하여 우리에게 천연기념물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린다.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것은 전시관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이다. 화면 속 탐험가가 밝게 손을 흔들며, 천연기념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ETRI 기술로 제작된 메타버스 기반 스마트 전시 안내 시스템은 전시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전시관 내부에 설치된 게임이나 학습을 즐길 수 있다.
전시관 내부에 들어서자 커다란 존도리 소나무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이 노거수는 고사한 나무를 표본 처리해서 옮겨 놓은 것인데, 오랜 세월을 간직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우리나라 조상들은 예로부터 오래된 나무를 마을의 상징이자 수호신으로 여겨,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많은 나무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천연기념물 제88호 송광사에 자리한 쌍향수는 고려 시대 중국에서 수도를 마치고 돌아온 스승과 제자가 지팡이를 나란히 꽂아두어 자랐다하는 전설이 전해지고, 천연기념물 제89호 오유리 등나무는 신라시대 한 자매가 옆집 청년을 사모하였는데, 청년이 전쟁에 나가 전사하였다는 소식에 연못가에 몸을 던진 자매의 혼이 두 그루의 나무로 환생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천연기념물에 전해지는 전설을 들으며, 재잘재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새소리를 음악 삼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식물들을 살펴보았다. 멀구슬나무, 조각지 나무 등 실제 열매도 직접 만져보고, 향기가 백 리를 간다 하는 백리향의 향기도 맡아보니 천연기념물의 가치가 피부로 와 닿는다.
전시관 한쪽에는 표본이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그 위엄에 압도당하는 호랑이가 있다. 본래, 호랑이와 같이 인간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동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예부터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그림이나 부적에 그려졌다. 우리 민족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자 민족의 얼이 담겨 있으므로 그 가치와 중요성이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의미에서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숲속에 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을 둘러보았다. 예로부터 우리와 함께해 친근한 진돗개와 삽살개, 수달, 산양 그리고 쓸개즙을 얻기 위한 무분별한 사육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을 만났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종(種)은 조류이다.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고니류를 비롯해 참매, 독수리, 두루미 등 박제 표본을 보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새소리를 들어볼 수 있어 더욱 실감 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종류는 식물과 동물이지만, 지질이나 광물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들이 많다. 수십억 년 전 공룡 알과 광물을 보며 한반도의 역사를 느껴 보았다. 특히 이곳에는 게임을 통해 공룡에 대한 이야기를 학습할 수 있어서 보고, 듣고, 느끼고, 직접 체험하는 전시 관람이 이루어진다.
전시관 입구에서 만든 나만의 아바타로 공룡 나라 속에서 여행하며 공룡의 이름을 익힐 수 있다. 공룡 알을 옮기는 게임은 NFC가 내장되어 핸드폰으로 직접 화면 속 알을 옮기는 것으로 관람객의 인기가 높다. 또, 공룡 알 화석 표본 위에 보이는 투명 스크린으로 공룡과 관련된 게임과 퀴즈 문제를 풀 수 있다. 게임을 통해 익히니 더욱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기분이다.
우리나라 선조들은 아늑한 뒷산과 맑은 강이 흐르는 곳에 사계절 내내 경치를 즐기고자 정자를 만들었다. 꽃이 피는 계절이면 산으로 들로 나가 풍류를 즐겼고, 눈이 쌓인 겨울에도 시 한 수 읊는 것이 일이었다. 이렇게 쌓인 전통 문화예술을 비롯한 모든 영역의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명승이라 한다. 명승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예술적인 면이나 관상적인 면에서 기념물이 될 만한 것을 국가 지정문화재로 등록한다. 오래전부터 자연환경을 아끼고 사랑했던 조상의 마음을 이어가는 것이다. 명승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된 우리땅, 독도와 천연보호구역을 둘러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귀중한 시간이 되겠다.
우리가 실제 털매머드의 피부와 뼈 등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일본 나가노 현 고생물학박물관장으로 있는 박희원 관장 덕분이다. 그는 거의 평생 수집한 매머드 및 신생대 희귀 포유동물 화석 1,300점을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에 기증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기증요청이 빗발쳤지만, 조국에 이바지한다는 기쁜 마음으로 결정했다는 그의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특별기획전에 들어서자 털매머드의 거대한 머리뼈가 눈에 띈다. 어림잡아도 어마어마한 크기였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머리뼈에 있는 커다란 구멍을 통해 긴 코가 달렸을 자리, 큰 눈이 있었을 자리를 그려보며, 시베리아를 거닐었을 털매머드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매머드를 상징하는 거대한 상아도 전시되었다. 털매머드는 길고 커다란 상아로 눈을 치우거나 적과 싸울 때 자신을 보호하는 용도로 썼다고 한다.
그런데, 거대한 몸집의 털매머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기후 변화, 운석의 지구 충돌, 그리고 무분별한 사냥 때문이다. 특히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털매머드는 중요한 식량이자 무기나 장신구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였기 때문에 사람의 손에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