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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술로 더욱 즐거워지는 교육 현장

고영규 서울 옥수초등학교 교장

‘꺄르르~ 꺄르르~’ 옥구슬처럼 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ETRI 간 업무협약 체결에 이어 곧바로 서울 옥수초등학교에 VR 스포츠실이 문을 열었다.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풍선 터트리기, 퀴즈 맞히기 등 VR 콘텐츠를 통해 이리저리 공을 던지고 차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
활기찬 아이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그 즐거운 학교의 현장에서 고영규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더욱 즐거워진 체육 시간

VR 스포츠실은 스포츠 통합플랫폼 기반의 융합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맺은 서울시교육청-ETRI-옥수초등학교 간의 업무협약을 통해 개관하였습니다. 실내 스크린 상의 가상 목표물을 향해 공을 차거나 던져서 맞추는 체육 활동이죠. 단순히 공을 던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도 퀴즈, 역사 퀴즈, 행성, 해양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어 즐겁게 오락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나 황사 등 환경 영향으로 운동장에서 체육 활동을 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VR 스포츠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체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이나 개별반,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들은 참여성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오락성이 풍부하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VR 스포츠실 활동은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가 됩니다. 또,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여 학교 분위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교육 현장의 큰 모토가 즐겁게 배우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VR 스포츠실을 왜 즐겁게 받아들이는지 고민해보았는데, 신경 과학적으로 뇌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보면 흥분되고 빠져들게 되지요. 특히, 게임으로 보면 한 판을 깨고 새로운 판으로 넘어갈 때, 그 물질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실제로 VR 스포츠실 콘텐츠를 접할 때, 비디오게임처럼 스크린 상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색다르고,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어 열심히 참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ICT 기술 기대

VR 스포츠실 플랫폼은 초등학교에서 일반 교과 활용 콘텐츠만 개발된다면, 다양하고 즐거운 교육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금연 교육이나 성 교육 콘텐츠에도 VR 기술을 접목하여 교육할 예정인데,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이 교육에 더 집중하여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업무협약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살아갈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이는데 ETRI가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이 선정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생각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소프트웨어 교육입니다. ETRI가 실질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습 욕구와 동기부여를 전달하는 역할을 꾸준히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교육 현장에서 기대되는 ICT 기술은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현재, ICT 기술은 시각, 청각, 촉각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 실제 감각이 아니더라도 미각, 후각까지 자극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아이들이 더 즐겁고, 풍성한 교육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상담 교육이 중요한데, 과거의 기억에서 오는 트라우마를 ICT 기술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나 할머니 등 가상현실로 인물을 불러와 대화와 소통을 통해, 아이에게 잘못했던 점을 사과 받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말을 들려주는 등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ICT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교육을 위한 네 가지 모토

저는 교육을 위한 네 가지 모토가 있습니다. 첫째,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둘째, 쾌락보다 감동이 중요하며, 셋째, 성취보다 보람이 중요하고, 넷째, 소유가 아닌 나눔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첫째,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이나 능력에 맞는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둘째, 쾌락보다 감동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행복만을 좇는다면, 나중에 되돌아보았을 때 자신에게 남는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남을 배려하고, 의미 있는 삶을 좇아야 합니다. 셋째, 교사로서 성취보다 보람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게 하고, 성과를 올리는 것은 교사 개인의 성취입니다. 그런데 보람은 교사로서 사명의식을 가지고, 내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키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넷째, 소유가 아닌 나눔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공부입니다. 이 네 가지 모토는 저의 인생에서의 오랜 모토이기도 하지만, 항상 이를 잊지 않고 학교 경영과 아이들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토는 교사로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제가 가슴 속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1986년도에 초등학교 5학년 담임으로 첫 부임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숙직이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방과 후에는 공을 차며 함께 놀았지요. 아이들이 배가 고프면 양동이에 라면을 20개씩 끓여 먹기도 했습니다. 종업식 날 아이들과 헤어지는데, 저도 첫 제자여서 그때 당시 아이들과 작별 노래를 하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 15년 동안 문집을 만들었는데 아이들 사진과 함께 별명과 주소를 적어두기도 했죠. 그로부터 세월이 지나 그때 당시 5학년 친구 중 같은 학급에서 두 커플이 결혼에 골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첫 제자들이 두 커플이나 탄생해 참 신기하고, 문집 덕분에 반창회가 계속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랑과 정성, 그리고 감동이 있는 교육

옥수초등학교는 VR 스포츠실 이외에 계속해서 학교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내년 50주년을 기념하여 졸업생, 교직원, 재학생, 학부모 등 2,400여 명의 타일 초상화로 만든 학교 사진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학교 역사를 바로 세우고, 기념하자는 의미를 담고 산교육의 장인 학교 자료를 남겨, 자긍심과 애교심을 만들기 위해서이죠. 또, 기존 급식실 앞 공간을 라바 공연장으로 만들어, 학교 영상을 홍보하고, 발표의 장으로 활용하거나 자유롭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의 꿈을 위해 꿈알 교육을 도입했습니다. 양쪽에 구멍이 뚫린 달걀 모형 속에 21일 동안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꿈이 적힌 종이를 꽂고, 달걀을 목에 걸기도 하고 만지기도 하며 자신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 노력하여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교육입니다.
앞으로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긍정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감동 교육이 중요합니다. 학교 경영 전문가로서 학교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바로잡고, 학부모와 학생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 수 앞서 움직일 수 있도록 그만큼 노력해야하지요. 학부모가 요구하여 움직이기 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교육할 때, 바로 감동이 전해집니다. 또, 학교와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신뢰와 믿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앞으로 옥수초등학교는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치고, 아이들은 새로움을 배우고, 남을 배려하면서 성장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학부모는 학교를 믿어주고, 신뢰하고 학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요. 또, 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학교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VR 스포츠실과 같이 학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 여러 대안을 우리 학교에 적용해보고 서울 전체, 더 나아가 전국 학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싶습니다. 작은 부분이나마 항상 대안을 제시하며 좋은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한다면 한국 교육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