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SPACE

밤낮으로 '★볼일 있는 곳'

대전시민천문대

별하나 나하나, 별둘 나둘...
어릴적 시골 밤하늘에 빼곡히 박혀있는 별을 하나, 둘, 헤아리다 스르르 잠든 기억.
수년간 바쁜 일상 속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조차 없었다면, 천문대를 찾아보자.
도시에서 만나는 하늘과 별 그리고 천체의 신비는
지금은 어른이 된 '왕년의 어린이들'에게 잊고 있었던 어릴적 추억을 꺼내어 줄것이다.

도심 속에서 마주하는 천체의 신비

Special
대전시민천문대는 국내 최초의 시민천문대로, 시민들이 자유로이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곳이다.
'천문대'하면 왠지 깊은 산 속에 있을 거라 짐작하지만, 이곳은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해 오다가다 쉽게 방문할 수 있다.
특히, 천체 관람뿐 아니라 별 음악회, 시낭송회, 아스트로 갤러리 등의 다양한 예술·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저마다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고자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연간 10만명을 상회한다고 한다.
 

천문대 제일 꼭대기 층에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이 있다. '천문대는 밤에만 문을 여는 곳'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주간에는 태양을 비롯해 낮에 관측이 가능한 천체를 만날 수 있으며, 야간에는 달, 행성, 성운 등의 관측이 가능하다.
천체 관측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사전에 대전시민천문대 홈페이지에서 관측이 가능한 것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주관측실에 들어서니 거대한 굴절망원경이 시선을 끈다. 주간에 방문하면 태양의 홍염을 관측할 수 있다. 홍염은 태양의 가장자리에 불꽃처럼 타오르는 붉은 가스를 말하는데, 관측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한다. 반구형의 웅장한 원형 돔이 열리고 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했다. 우리가 매일 보는 그저 고요하기만 했던 태양은 망원경 속에서는 이글이글 타오르며 많은 운동을 하고 있었다.
보조관측실에는 슬라이드 돔 아래, 주관측실보다 크기가 작은 여러 대의 망원경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약 380배의 빛을 모으는 망원경으로 태양의 흑점을 관측할 수 있는데, 망원경 앞에 달린 필터로 빛을 줄여주어 우리가 안전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망원경을 통해 태양을 바라보니 정말로 동그란 원안에 검은 점이 박혀있다. 평상시 보던 모습과 달리, 가까이서 자세히 바라본 태양의 색다른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하기만 했다.

우주의 탄생과 천체의 모든 것을 한 눈에

관측을 통해 태양과 별 등 우주의 신비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면, 이제 우주의 역사, 망원경, 행성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공부할 차례.
2층 전시실에는 우주개발의 역사, 우주의 탄생과 진화, 달 위상변화, 망원경의 구조와 기능, 행성과 운하의 사진, 중력 저울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인공위성에서 본 지구의 야경 전시물에서는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기가 갤럭시(GIGA GALAXY)를 배경으로 별과 운하가 까만 우주를 수놓은 아름다운 사진이 볼 수 있다. 사진 속 기가 갤럭시는 실제 촬영된 원본을 담아 관람객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뽐낸다. 직녀성이라고도 불리는 거문고자리의 베가, 길잡이 별로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북극성,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궁수자리 등 다양한 별자리의 모양과 위치를 살펴보노라면 말 그대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중력 저울은 지구, 수성, 금성 등 각 행성에 있을 때의 몸무게를 잴 수 있는 것으로 각 행성별로 다르게 측정되는 몸무게가 특히 관람객들의 흥미를 끈다.

 

한편, 2층 전시실에서는 ‘2016년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특별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이는 생태, 생명, 수학 등 각 분야의 탁월한 과학업적을 통해 국가 발전과 국민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과학기술인 31인을 선정하여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한 전시로, 명예의전당 헌정과학기술인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헌정인물별 특색 및 주요 업적을 다양한 작가들의 상상력과 결합해 재창조한 대형 일러스트와 주요 업적을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한눈에 볼 수 있는 과학기술사 연대표도 전시되어 있으며, 이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마치, 우주 속에 떠 있는 듯

낮과 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간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1층에 위치한 천체투영관이다.
광학식 투영기와 디지털 방식의 보조투영기로 돔 형태의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우주 영상과 천체 프로그램, 별자리와 천체의 운행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대표적인 천체 프로그램은 지구의 자전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영상 그리고, 밤하늘과 똑같은 가상의 별을 스크린에 투영하여 가상의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에 대한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의자를 편안하게 뒤로 눕히고 어두운 공간에서 오직 스크린에 떠오르는 영상을 바라보고 있자면, 가상의 우주와 별이지만, 마치 우주 속에 유영하는 듯 편안하고 신비로운 기분이 든다.
영상을 통해 우주의 탄생과 별의 일생, 가을철 별자리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날 우주가 탄생한 표준 이론으로 빅뱅(Big Bang)이론이 대표적인데, 137억 년 전, 한 점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우주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론에 따르면, 이때부터 비로소 시공간이 존재하게 되었고, 별과 은하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빅뱅 이후 1억 년이 지나서라고 한다. 별은 가스와 먼지가 뭉쳐서 헬륨을 생성하여 만들어졌고, 우주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지만 우주를 이해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신비가 벗겨지고 있다고 한다. 약 30분 간 즐겁고 신비로운 가상의 우주여행을 마쳤다.
천체투영관 입구의 한쪽 벽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아스트로 갤러리가 마련되어 있다. 천체 관측 이외에도 갤러리 등 다양한 예술·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관람객에게 별과 낭만을 선사한다.

 

시민천문대를 뒤로 하고, 근처에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대덕사이언스길 2구간으로 들어섰다. 청량한 공기가 내뿜는 상쾌함 덕분에 천문대와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정돈된 길을 열심히 따라 걷다보면 정자를 하나 만날 수 있다. 궁동(충남대학교)~어은동(카이스트 등) 구간이다 보니 궁동의 ‘궁’, 어은동의 ‘은’ 자를 따 궁은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정자는 산책로를 걷다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자 대덕연구단지를 품은 대덕사이언스길의 정기를 대변한다.
대덕사이언스길은 이름에 걸맞게 천문대 이외에도 많은 연구소 앞을 지날 수 있어, ETRI 이외에도 많은 연구원들이 이 길을 통해 출퇴근을 할만큼 연구단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산책로이다. 과학과 자연이 만나는 고즈넉한 가을 숲길과 천문대에서 도심 속 낭만을 즐겼다.

특히, 이번주 토요일인 10월 22일에는 천문대에서 음악회, 퀴즈대회, 별자리 설명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로 꾸며진 '별축제'를 개최한다고 하니, 도심 속 우주로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이들과 색다른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