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진을 바라볼 때 우리의 기억하는 공간의 한 면만을 바라보게 된다. 만약 우리가 기억하는 공간을 2차원의 ‘한 면’이 아닌 3차원 ‘공간’으로 되살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홀로그램 기술은 우리가 기억하는 3차원 공간을 또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새로운 3차원의 형태로 만들어 주는 기술을 일컫는다.
빛은 그 속성상 전자기파에 해당하며, 빛을 구성하는 요소는 빛의 밝기(세기), 빛의 색상(주파수), 그리고 빛의 방향이다. 사진과 홀로그램을 구분한다면, 빛의 밝기와 색상만을 기록한 것이 사진인 것에 반해, 세 요소 모두를 기록한 것이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은 빛의 방향도 기록하고 재현함으로써, 이를 관찰하는 방향에 따라 실제 사물을 관찰하는 것처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홀로그램(hologram)의 어원적 의미도 빛의 모든 속성(‘모든 것’을 의미하는 holos)을 기록(graphein)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홀로그래피(holography)는 빛의 간섭 및 회절 현상을 통해 3차원 입체영상(홀로그램)을 획득, 기록, 재현하는 기술을 나타낸다.
홀로그램이 현실에서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궁극적인 3차원 영상 획득 및 재현 기술이기는 하나, 아날로그 방식의 홀로그램은 필름을 기반하고 있어 촬영, 인화 및 재생의 과정이 필요하다. 더구나 홀로그램의 획득은 진동이 없는 암실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촬영하는 단계를 필요로 하므로 보편적인 활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홀로그램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와 같은 장치를 이용하여 동영상으로 홀로그램을 촬영하고, 이를 데이터로 저장하여 원거리로 전송하여 실시간으로 재현하는 기술이 모두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다시 연구 개발되어야 한다.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홀로그램 기술)이란 홀로그램 데이터가 디지털 방식으로 획득, 표현, 가공, 전달 및 재현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ETRI에서 현재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은 360도 방향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형태의 홀로그래피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공간광변조기의 회절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22,000Hz의 고속 동작 속도를 이용하여 360도 공간에 상응하는 시점을 만들어낸다. 또한 사람이 인지하는 영상의 크기를 해결하기 위해 약 1인치에 상응하는 공간광변조기의 출력에 4-f 광학계 등을 이용한 영상 확대를 통한 약 3인치 크기의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고도로 정밀하게 정렬된 컬러 광학계를 통해 RGB 컬러를 생성할 수 있다.
앞으로 공간광변조기의 성능이 홀로그램을 위한 성능에 가까워지면, 현재 개발된 디스플레이의 소형화 및 영상 화질의 고도화 등을 이룰 수 있다. 또한 홀로그램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와 같이 개발이 될 경우, 홀로그램을 통한 화상 회의, 홀로그램 방송의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을 전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