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로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당연한 것을 만들어 가려 노력하고 있는 열린책장 강화평 대표입니다. 열린책장에서는 수화 영상도서, 방송자막 제작, 수화 이모티콘 및 웹툰 제작, 헬렌켈러 작은 도서관 운영 등 청각장애인들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비청각장애인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열린 책장은 ‘부자들은 책으로 가득한, 부유하고 커다란 서재가 있을 것이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저에게 청각장애아동들은 한글과 수화를 동시에 배우면서 동화를 쉽게 접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비청각장애인들은 ‘금도끼, 은도끼’를 취학아동 전 시기에 알게 됩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은 글을 이해할 수 있는 보통 만 12세의 나이에 알게 되지요. 이 분들이 동화를 조금 더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고, 자신이 원하는 도서를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비청각장애인과 동등하게 주는 수화로 된 영상도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책이 필요한 이들에게 책을 함께 읽고, 나누자는 목적인 공유책장이 생긴거죠.
처음 수화 영상도서를 제작할 땐, 수화 통역사 분을 섭외하여 핸드폰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청각장애인의 문화를 잘 전달하고 표현 할 수 있는 분과 함께 연구하여 수화 영상도서를 만들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하는 욕심에 그저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 것이 분장과 소품, 배경을 준비하여 지금처럼 완성된 형태의 수화영상도서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수화 영상도서를 처음 보고 눈시울을 붉힌 분도 있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분이었는데 그 분은 왜 이런 콘텐츠가 이제야 만들어졌고, 많지 않으냐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열린책장은 뉴스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TV 속 청각장애인들의 세상을 보면 화면 오른쪽 아래 작고 네모난 공간뿐입니다. 방송통신법으로 적어도 5%의 영상물에 대해서 수화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여러 번의 뉴스가 방송되어도 수화가 함께 있는 뉴스는 대략 세 번 정도입니다. 이런 뉴스조차 장애인과 관련된 소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도 스포츠,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이슈에 관심이 많고 그런 내용이 담긴 뉴스를 보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화 통역사가 큰 화면 중심에 메인 앵커로 나와 뉴스를 진행하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고 이해도 쉬울 겁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스마트 뉴스’라는 타이틀의 수화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고 시작단계에 있습니다. 수익보다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여 재능기부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하신 수화 통역사분과 함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뉴스 등 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방송할 수 있는 수화방송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상상하다보니 ETRI에서 수화와 관련된 디지털 기술도 개발되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