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대한민국이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창조적 과학기술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광복 70년을 맞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장과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성과선정위원회를 통해 '광복 70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을 발표했다.
또한 이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6월 24일~ 7월 17일) 국민선호도 조사 대국민 투표를 진행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국가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과학기술로 선정된 70선에는
ETRI가 개발한 TDX-1, DRAM, CDMA, WiBro가 포함됐다.
이번 호부터 차례로 4개의 대표성과를 재조명해본다.
전자교환기 TDX-1의 상용화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전화적체 현상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새로 전화를 신청하면 10년 이상 기다려한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로 적체가 심각했다.
그래서 정부는 외국산 기계식 교환기의 도입 대신 시분할 전자교환기(TDX)를 국내에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15년에 걸쳐 개발이 진행되었고, 결과물인 TDX-1가 가입자 1만 회선, 중계선 2천 회선 용량 규모의 전전자 교환기다.
1986년, TDX-1의 상용화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통신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10번째 디지털 전자교환기 자체개발 및 생산국이 되었으며,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와 기술력 향상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경제성장의 걸림돌이었던 만성적 전화적체를 완전히 해소하고 우리나라에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다.
통신장비산업 활성화의 계기
TDX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기계식 교환기와 아날로그 교환기의 제작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디지털 교환기를 개발·생산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 10번째 전자교환기 생산국인 동시에 6번째 수출국이 됐다.
TDX 개발은 국내외 보유기술과 자원을 총동원해 범국가적 국책 프로젝트로 추진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ETRI가 개발을 맡았다.
참여업체는 기술을 전수받아 개발에 필요한 생산 업무를 하도록 하는 공동개발 형태로 진행됐다.
당시 처음 적용된 산·학·연·관 협동체제는 이후 대형 국책연구개발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
TDX-1의 성공이 TDX-10의 성공으로
TDX-1의 상용화 성공이 곧 TDX-10 상용화 성공을 이끌었다.
TDX-10은 10만 회선, 중계선 6만 회선 용량 규모의 대형 전전자 교환기다.
1991년 상용시험에 성공하였고, 금성, 삼성, 대우통신, 동양전자통신 4개사가
교환기를 생산하여 1997년 말까지 총 400만 회선을 국내 보급했다.
따라서 국내 교환기 산업 시장이 커질 수 있었고,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대우통신, 동양정보통신 등
4개 교환기 산업체 및 동아전기 등 전원 장비 산업체가 육성되었다.
또한, 지난 2001년 집계결과에 따르면 TDX 개발로 내수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 4조 3,406억 원,
수출 1조 458억 원 등 모두 5조 3, 864억 원의 경제 효과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TDX는 CDMA (TDX-10MX)의 핵심기술로 활용되어 이동통신 분야 선진국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 및 국내 시장 확보
TDX 개발 계획안에 제시된 240억 원의 연구개발비는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뿐만 아니라 대형 연구개발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몇몇 선진국만이 갖고 있는
시분할 전전자교환기 기술을 우리나라 기술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개발주체인 ETRI와 생산업체들의 개발 가능성과 의지를 믿고
정부 정책으로 TDX 개발 계획을 최종 확정했기에 TDX 성공신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