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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질환 조기 치료를 돕는
기술의 등장

감성디지털휴먼연구실 방준학 책임연구원

ETRI가 폐질환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호기 분석 장치와 폐기능 측정장치, 폐음 청진기가 통합된 올인원 선별 장치다.
해당 기술의 호기 분석 장치는 후각 센싱인 ETRI 전자코 기술과 연관이 있다고 말하는 방준학 책임연구원.
오감 중 상대적으로 연구의 미개척지인 후각 분야에 호기심을 가져 시작하게 된 연구가
확장, 융합되어 의료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폐질환 조기 선별 장치는 호흡에 대한 다중감각 센싱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기술은 폐 안에서 혈액과 가스가 교환되는 호흡에 대해 후각, 청각, 압력 등의 복합적인 감각 측정 데이터를 ICT 기술을 통해 수집하고 분석해 폐 이상 여부를 조기에 감지하는 기술이에요. 크게 후각을 통해 호기(날숨)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호기 분석 장치, 호흡 압력을 통해 폐기능을 측정하는 폐기능 측정 장치, 청각을 통해 폐음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스마트 청진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호기 분석 장치는 폐질환과 관련된 호기 바이오마커*를 고감도 센서와 호기 유량 제어를 통해 폐 이상 여부를 선별하는 장치예요. 폐기능 측정 장치는 날숨의 최대량(폐활량)과 최대 세기 등을 측정해 폐기능을 검사하는 장치죠. 스마트 청진기는 호흡 시 폐에서 발생하는 이상음을 감지해 폐 이상 여부를 선별하는 장치예요.
* 호기 바이오마커: 날숨의 성분 중 폐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생체 지표를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호기 바이오마커는 산화질소(NO)다.

호기산화질소 측정장치와 폐활량 측정장치, 폐음 청진기를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이 기기들의 기능을 하나로 모으게 된 계기가 있나요?

폐질환 환자 수의 증가에 따른 급속한 사망률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병원 입원과 치료로 인한 진료비 등이 심각한 사회 현안으로 대두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 개발 대책이 필요했어요.

특히, 치료만 받으면 쉽게 낫는 것으로 알려진 폐렴도 국내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폐렴 증가로 사망률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그래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쉽고 빠르게 폐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자가 측정 장치’의 개발 필요성을 느꼈죠.

다만, 개별 기기를 사용한 자가 측정 검사로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폐질환 선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기들을 하나로 통합했어요. 다중 감각 정보를 감지하고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앙상블 기계학습 모델을 통해 더욱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죠.

폐질환 조기 선별 장치의 실제 사용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장치의 전원을 켜고 사용자 정보를 입력한 후, 호기, 폐활량, 청진음 세 가지 검사 버튼을 눌러 차례로 진행하면 돼요.

먼저, 호기 버튼을 누르면 훈련 모드와 측정 모드가 있는데요. 훈련 모드는 말 그대로 호기를 일정한 세기로 일정 시간 동안 불어내는 훈련을 하는 거예요. 훈련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는 측정 모드로 들어가서 안내에 따라 훈련 모드에서 한 것처럼 호기를 불어내면 됩니다. 불어내기에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게 되고, 성공하면 약 1분 정도 후에 분석 결과를 그래프와 수치로 볼 수 있어요.

두 번째, 폐활량 버튼을 누르면 호기에서와 마찬가지로 훈련 모드와 측정 모드가 있어요. 훈련 모드에서 불어내는 훈련 후 측정 모드에서 측정하게 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결과를 그래프와 수치로 볼 수 있죠. 폐활량 측정의 경우는 장치 옆에 거치되어 있는 별도의 폐기능 측정 장치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호기 측정과 폐활량 측정은 다른 방식으로 호기를 불어내어야 하기 때문에 각각의 훈련 모드를 통해 훈련하게 돼요.

세 번째, 청진음 버튼을 누르고 안내에 따라 옆에 거치된 스마트 청진기를 가슴에 대고 있으면 일정 시간이 지나고 측정 결과가 보여져요. 그 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측정된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최종 폐질환 선별 결과를 보여줍니다.

해당 기기는 어떤 원리로 폐질환을 선별할 수 있게 되나요?

센싱하는 3가지 감각 별로 그 원리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아요. 첫 번째, 후각을 통해 감지하는 고감도 호기 분석 장치의 경우는 사람의 호흡 속에 존재하는 특정 휘발성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s) 가스를 감지해서 선별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렴 등과 같은 폐질환이 있으면, 폐 속에서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에 의해 산화질소(NO)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폐질환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높은 농도로 산화질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감도 가스 센서를 통해 그 농도를 감지해 폐질환을 선별하는 방식이에요.

두 번째, 호흡 압력을 통해 폐기능을 측정하는 폐기능 측정 장치의 경우는 사람이 내쉬고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과 세기를 측정해 폐의 전반적인 기능을 평가합니다. 폐질환이 있을 경우, 호흡량과 세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압력 센서를 통해 호기량, 폐활량, 폐용적 등을 측정해 폐질환을 선별하게 되죠.

세 번째, 청각을 통해 감지하는 스마트 청진기의 경우는 사람의 폐 소리를 감지하고 디지털화해 분석하는 방식이에요. 폐질환이 있으면, 호흡 시 천명음, 수포음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소리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를 고감도 마이크로 감지하고 디지털 신호처리를 통해 정밀하게 분석해 폐질환을 선별합니다.

기술의 최대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요?

호기 분석을 통한 폐질환 선별을 하기 위해서는 폐 속에 있는 산화질소(NO) 가스를 감지해야 해요. 하지만 현재 개발된 외국의 호기 분석 장치는 기관지 내에 있는 가스를 감지해 천식을 선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요. 저희가 이번에 개발한 호기 분석 장치는 폐 속 깊은 곳에 있는 폐포 가스를 추출하고 감지하는 기술로 폐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기존 폐질환 검사의 복잡한 절차와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손쉽고 빠르게 자가 측정이 가능하죠. 훈련과 검사 과정을 친숙하고 흥미 있는 몰입형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에요. 또한, 호기 분석만이 아니라, 폐기능 측정, 청진음 분석을 병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폐질환을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연구하면서 생긴 어려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요?

폐질환 선별을 위한 호기 분석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호기 바이오마커를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센싱을 하느냐에요. 센서의 특성상 온도와 습도 그리고 불어내는 호기의 유량(유속)에 따라서 센싱값이 크게 변화해 정확하고 안정적인 수치를 얻어내기가 힘들었죠.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가 적정 세기로 일정하게 호기를 불어내도록 훈련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많은 실험을 거쳐 호기 분석 장치 내부에서 적절하게 호기 유량을 제어하고 온도, 습도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어요.

또한, 폐질환 선별 장치의 성능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임상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요.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 비용, 그리고 특정 질환에 대한 데이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병원, 연구소와 협력해 데이터 접근을 확대하고, 공개된 의료 데이터셋을 활용했어요. 데이터 증강 기법이나 합성 데이터 생성을 통해 기존 데이터의 양과 다양성을 늘려 모델 성능을 보완했죠.

폐질환 조기 선별 기술 실용화가 가져올 선한 영향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조기 선별을 통해 초기 단계에서 폐질환을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질환의 악화를 막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겠지요. 조기 치료를 통해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적절한 관리를 받게 되니 환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요.

질환이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예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인 부담이 완화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어요. 의료 시스템 차원에서도 중증 환자 관리에 소요 되는 자원이 감소해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죠.

더불어 감염성 폐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확산을 방지한다면 전반적인 공중보건 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봐요. 자가 진단과 원격 진단 기술을 통해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폐질환을 조기에 선별해 의료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도 있고요.

폐질환 조기 선별 기술의 실용화는 환자 개인의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건강 수준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연구계획이 궁금합니다.

폐질환 조기 선별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 기술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장기적으로 환자의 예후 데이터를 수집해 조기 선별 기술의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어요.

폐질환 조기 선별의 정확도와 민감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알고리즘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양한 데이터셋을 사용해 모델을 확장시켜 특정 폐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조기 선별 기술에 대한 연구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에요.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의 윤리성을 지키고, 연구 결과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ETRI Webzine Vol.245 NOV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