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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통신의 핵심, 광트랜시버

‘빛의 속도’로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이는 광통신 기술 발전의 빛나는 결과일 것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통신 수요 속에서 광통신 기술은 무한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광트랜시버가 있다.

광섬유의 등장, 통신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광통신은 유리로 만들어진 광섬유를 통해 레이저 빛의 신호를 주고받는 통신 방식이다. 광섬유는 1966년 찰스 가오(C. Kao)에 의해 제안된 이론에 의해 만들어졌다. 불순물을 제거한 순도 높은 유리를 사용해 관을 만들면 전송 손실 1km당 20dB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1970년 미국의 유리 제조 기업 코닝(Corning)이 20dB/km 이하인 광섬유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다. 더불어 동년도 벨 연구소에선 상온에서 작동하는 반도체 레이저 개발에 성공한다. 이 두 기술이 접목되어 광통신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1977년 벨 연구소는 시카고를 중심으로 광섬유 케이블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 제공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2년간에 걸친 실험 끝에 광통신은 신뢰할만한 기술임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포설된다. 1980년도 초기 광통신 기술은 시분할다중방식*(Time-Division-Multiplexing, TDM)을 사용한다. 음성 신호를 시분할다중화하여 전기신호로 만들고 이를 레이저를 통해 광신호로 변환한 뒤, 광섬유를 통해 전송하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당시 광통신은 10Gbps 이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전자회로의 속도가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 말 광통신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에르븀(Er) 첨가 광섬유 증폭기, 고출력 반도체 레이저 등의 기술들이 연달아 발명됐다. 또한 시분할다중방식에서 벗어난 파장분할다중방식**(Wavelength-Division-Multiplexing, WDM)을 사용하게 된다. 이로인해 1996년 네트워킹 회사인 시에나(Ciena)가 40Gbps의 파장다중분할방식 광통신 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Tbps급의 초대용량 광통신 시스템이 연달아 개발된다.
* 시분할다중방식(Time-Division-Multiplexing, TDM): 복수의 데이터나 디지털화한 음성을 각각 일정한 시간(시간 슬롯)으로 분할하여 전송함으로써 하나의 회선(전송 통신로)을 복수의 채널로 다중화하는 방식(출처: TTA 정보통신용어사전)
** 파장분할다중방식(Wavelength-Division-Multiplexing, WDM): 광섬유를 이용하는 통신에서, 상이한 파장으로 구성된 복수의 채널을 하나의 광경로로 다중화하여 동시에 전송하는 방식(출처: TTA 정보통신용어사전)

전기신호와 빛을 자유자재로, 광트랜시버

빛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광통신은 전기신호를 빛으로 변환시켜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바로 이때 사용되는 모듈이 광트랜시버(Optical Transceiver)다. 광트랜시버는 수신부와 송신부로 구성된다. 수신부는 빛을 수신해 전기신호로 변환시키고, 송신부는 전기신호를 빛으로 변환해 전송한다. 초기 광트랜시버는 송신기와 수신기가 분리된 구조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는 송·수신기가 하나의 패키지 안에 구현된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다.

광트랜시버는 광전송 시스템의 가격과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기에 수요에 맞춰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2019년 기준 세계 광트랜시버의 시장 규모는 77억 달러로 2025년에는 177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광트랜시버는 데이터센터* 시장 내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의 보급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한 결과다.

이에 ETRI는 데이터센터용 광트랜시버의 전송용량 증가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높은 변조대역폭, 낮은 소모 전력, 작은 크기’라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현재 CPO 기술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CPO는 광소자(광원, 광검출기, 광회로 칩)와 전자소자를 하나의 기판에 이종 집적하는 기술이다. 불필요한 전자소자 사용을 줄여 열효율과 소모 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고, 광소자와 전자소자가 바로 옆에 배치되기 때문에 고속으로 신호를 전송시킬 수 있다.

ETRI는 최근 광원 소자에 광모드 변환기, 모니터링 광검출기를 단일 집적한 224Gbps 전계흡수변조형 광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차세대 광통신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800G/1.6Tbps 광트랜시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해당 광원 소자는 224Gbps 광신호를 70°C 고온에서도 2km까지 전송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점차 늘어가는 데이터 수요의 해결책이 될 ETRI의 기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구현 시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설

※ 참고
- 한영탁 외, “데이터센터 통신용 광소자 및 광부품 기술 동향,” 전자통신동향분석, 37권 2호, 2022, 공공누리 제4유형
- 이준기 외, “광트랜시버 기술 및 동향”, 전자통신동향분석, 24권 1호, 2009
- Chung, Y. C. (2018). Fiber-optic Communications - Historical Perspectives and Future Directions. Korean Journal of Optics and Photonics, 29(5), 187-203. https://doi.org/10.3807/KJOP.2018.29.5.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