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Vol.227
ETRI가 암 등을 찾아내는 데 활용되는 의료영상기법 중 하나인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대체할 수 있는 자기입자영상(MPI) 장비를 개발했다.
이는 인체에 무해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해 특정 질병을 찾아내는 기술로서,
기존 의료영상 검사에 사용되었던 방사성 물질 없이도 환자 내부 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영상진단 장비 중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은 인체의 구조적인 이상을 진단한다. 반면 양전자 단층 촬영(PET)은 인체 내 생체조직의 생화학적, 기능적 이상을 진단한다. 그 때문에 암·뇌종양의 진단과 더불어 치매 조기 진단 등 다방면에 적용되고 있다.
다만 PET는 방사능 의약품을 환자가 섭취하거나 주사한 뒤, 핵의학 영상기기로 의약품의 반응 정도를 촬영해 암이나 종양과 같은 병변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극미량이지만 방사 물질이 인체 내부에 들어오게 되므로 내부피폭이 이뤄지며, 이에 따라 검사 횟수나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제약이 있다.
그러나 ETRI가 개발한 기술은 인체에 무해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활용하여 PET를 대체하는 기술이다. 산화철 나노입자는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만성 질환의 추적, 조기 진단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연구진이 선보인 장비는 지난 2019년 개발한 40 mm 수준의 MPI 장비를 고도화한 결과로, 125 mm 수준의 시야각(FOV)을 자랑한다. 이는 세계 최대 크기의 시야각(FOV)으로, 향후 인체 적용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MP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2000년대 초부터 세계적인 의료영상 장비 업체 및 의료기술선진국 등에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성공한 곳은 네 곳에 불과하고 직경도 40mm 이하의 수준이다.
연구진은 자기장 발생 장치를 비롯한 중앙 제어시스템과 제어 SW 등 장비에 필요한 원천기술 대부분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또한, 직경은 기존 장비의 세 배인 125mm 수준으로 실험용 생쥐뿐만 아니라 토끼 같은 소동물을 활용한 생체 적용이 가능한 크기이다. 이런 결과로 미루어보아, 연구진의 성과가 MPI 시장의 진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신경과학교실 유홍일 교수는 “인체에 무해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다양한 질환의 병변 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영상장비와 차별화되는 원천기술이라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를 주도한 ETRI 필드로보틱스연구실 정재찬 박사는 “본 기술의 의미는 기존 장비의 시야각(FOV) 한계를 극복하여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데 있다. 앞으로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실제 상용화까지 진행하여 의료 부담을 줄이고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