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Vol.227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더욱 밀접해지면서, 그 경쟁력이 국가의 외교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세계 디지털 혁신 모범 국가’를 비전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고자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수립했다.
ETRI는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무중심 연구개발’ 시스템을 기획,
이를 위해 6대 중점 전략기술을 자체적으로 선정했다.
‘임무중심 연구개발’을 도입하기 전 기존 제도는 수주 기반 예산 시스템(PBS, Projcet-based System)이었다. 이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정부로부터 받는 출연금 외에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비와 인건비를 충당하는 제도다. 이러한 PBS만의 특성 때문에 단기 연구의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구자들이 연구과제 수주 경쟁이나 단기 성과에만 열중하게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연구자들이 국가 정책이나 기관 전략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정부 출연처에서 수주한 과제만을 신경 쓰게 한다는 평가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렇듯 기존 제도로는 출연연이 내·외부적으로 연구역량을 결집하지 못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새롭게 제시된 것이 ‘임무중심 연구개발’이다. ‘임무중심 연구개발’은 국가가 당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무를 정하고 정해진 임무를 명확한 시간 내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에 따라 각 임무를 수행하려면, 어떤 기술들을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에 ETRI는 지난 2022년, 국가가 선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참고하여, 각 전략기술을 잘 발전시킬 수 있는 6대 중점 전략기술을 선정했다. 이는 ▲인공지능반도체·컴퓨팅 ▲보안기술 ▲ AI·소프트웨어 ▲6G 통신 ▲메타버스 ▲디지털융합기술이다. 해당 분야를 중점으로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ETRI Top 챌린지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원장과 연구소장이 성과 창출의 직접적인 책임을 맡는다.
각 분야의 목표와 계획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인공지능반도체·컴퓨팅 연구개발의 국가적 임무는 ‘AI 컴퓨팅 분야 게임체인징’을 실현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초고성능화가 지속해 진행되고 있고, 여기서 발행하는 폭증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AI 컴퓨터·반도체를 개발한다. 국내기술로 사회·산업 전반의 초지능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ETRI는 2025년까지 페타플롭스(PetaFlops)급 인공지능 프로세스-인-메모리(PIM) 프로세스-인-메모리 반도체 개발도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기업·기관 등이 선점한 대규모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여 반도체 기술의 혁신을 이끌 계획이다.
보안기술 분야에서는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한다. 우선 거리에서 수집되는 영상을 분석하여 범죄·재범의 징후를 예측하는 기술의 개발을 추진한다. 더불어 2025년까지 ‘정확도 98 % 이상의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인증 보안기술’과 ‘세계 최고·실가상 융합 입체영상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얼굴 인식, 패스워드 등 다양한 인증 수단이 적용되기 어려운 메타버스 환경에서도, 사용자의 정보가 유출되거나 불법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보안 체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AI·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대한민국을 건설’을 비전으로 삼고, 사람과 교감하면서 대화와 제스처를 포함해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로봇 지능 기술을 개발한다. 이렇게 멀티모달 교감형 인공지능기술을 2025년까지 마련하여, 향후 지능형·교감형 반려 로봇과 AI 전문 비서를 개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이러한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할 수 있도록 연구할 것이며,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인간-로봇 공존 시대를 선도하려 한다.
6G 통신 분야에서는 초연결 입체통신 세상을 선도적으로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통신 기술을 디지털 시대 사회간접자본(SOC)으로서 활용하려 한다. 이를 위해 지상과 위성망을 통합하여 음영지역 없이 안정적으로 초광역 6G 서비스를 제공하는 3차원 네트워크를 구축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는 공중·우주 통신 시대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무인비행체, 항공통신, 재난통신 시장에서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홀로그램, 초실감 VR·AR, 4D 등 혁신적인 초광대역 서비스 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메타버스기술 분야에서는 초실감 기술로 문턱 없는 교육과 훈련, 평등한 의료, 실감 엔터테인먼트, 효율적 제조와 생산, 비즈니스 구현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라이트필드 기반의 다중 실사 입체영상 획득 및 생성기술, 클라우드-단말 연동 가상시점 합성기술, 실세계 수준의 실재감을 제공하는 원격 상호 교감기술, 수렴-초점 불일치를 해결하는 글라스형 디바이스 기술을 개발한다. 이는 모두 세계 최고의 실·가상 융합 입체영상 메타버스 기술을 지향하며, 해당 기술들을 통해 더 실감 나는 입체영상을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더 빛나는 K-메타버스를 마련할 것이다.
디지털융합기술 분야는 첨단 모빌리티와 ICT 헬스케어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첨단 모빌리티 연구를 통해 날씨, 전파간섭, 음영지역 등 도심 내 다양한 조건에서 안전하게 비행하는‘미래 에어 모빌리티 플랫폼(AdAM-P)’을 2025년에 개발한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교통혼잡을 해결하기 위한 첨단 에어 모빌리티의 ICT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이 이끄는 도심항공교통(UAM) 무인운항시대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ICT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국민들의 건강 100세와 웰빙 100세 실현에 기여를 목표로 삼고, 환자들에게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미래 기술을 개발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손쉬운 혈당 관리로 당뇨 극복에 도움이 되는 ‘비침습·무채혈 연속 혈당 측정 기술’과 조영제나 조직검사 없이 광스캔 한 번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암세포 실시간 진단 분자내시경’개발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