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Vol.223
네트워크란 컴퓨터들이 통신망을 통해 서로 연결된 체계를 뜻한다.
이런 네트워크는 보통 기지국이나 인터넷 공유기와 같은 유선 환경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다면 이런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는 네트워킹을 할 수 없는 것일까?
재난ㆍ재해ㆍ전쟁으로 인해 인프라가 파괴된 지역에서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는 것일까?
Ad-hoc 네트워크(애드혹 네트워크)는 이런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서 개발된 네트워크다.
애드혹 네트워크는 고정된 유선망 없이 이동 호스트(Mobile Host)*로 만 이루어져 통신하는 네트워크다. 휴대폰의 네트워크 방식을 예로 들어보자. 사용자는 이동하면서 휴대폰으로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는 근처에 설치되어 있는 유선 인프라인 기지국 덕분이다. 실제로 휴대폰과 휴대폰이 연결된 것이 아닌, 기지국과 같은 중간 전달자가 통신을 중재해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드혹 네트워크에서는 휴대폰과 휴대폰이 직접 연결된다. 만약 연결되고자 하는 휴대폰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중간에 있는 휴대폰들이 중계기 역할을 한다. 인터넷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접속한다. 애드혹 네트워크에 포함된 기기 중 하나라도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 있다면, 네트워크 내의 모든 기기들이 중계기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 호스트: IP 주소를 갖고 있으며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컴퓨터(기기)
이러한 애드혹 네트워크의 특징은 4개로 구분된다. ▲이동 노드로 구성된 네트워크 ▲동적인 네트워크 토폴로지 ▲불안전한 링크(통신 연결) ▲분산 운영이다.
애드혹 네트워크는 이동 노드로 구성된다. 노드란 컴퓨터 한 대를 뜻한다. 따라서 이동 노드란 이동할 수 있는 컴퓨터다. 애드혹 네트워크에서의 이동 노드는 네트워크 특성 때문에 라우터의 기능도 수행한다. 노드와 노드가 연결되는 수많은 경로 중에서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이다.
애드혹 네트워크는 동적인 네트워크 토폴로지를 갖는다. 토폴로지란 컴퓨터 네트워크의 요소(노드)를 물리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애드혹 네트워크에서는 노드 구성, 즉 토폴로지가 수시로 바뀐다. 일부 노드가 사라지거나 갑자기 추가되는 식이다. 이는 네트워크를 이루는 이동형 기기들의 자율성 때문이기도 하며, 해당 기기들의 배터리 잔량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애드혹 네트워크의 링크는 불안정하다. 이동 노드들이 무선 채널을 사용하므로 전송 거리와 전송 대역폭에 제약이 있다. 네트워크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도 있다. 무선 통신에서는 유선 통신보다 통신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무선 통신으로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애드혹 네트워크에서는 통신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애드혹 네트워크는 분산 운영 기능을 갖춘다. 이동하는 네트워크의 특성상, 각 노드들이 고정형 인프라를 통해 이루어지던 네트워크 기능들을 수행해야만 한다. 따라서 각 노드의 협력에 의해 여러 네트워크 기능들이 분산 운영된다.
애드혹 네트워크에는 특징에 따른 장점과 단점이 있다. 우선 애드혹 네트워크는 유연하고 배포에 용이하다. 인프라 없이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고, 쉽게 재구성할 수 있다. 이 덕에 네트워크를 간편하게 확장할 수 있고, 중간 노드에 문제가 생겨도 네트워크를 계속 작동시킬 수 있다. 또한 값비싼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아 기존 유선 네트워크보다 경제적이다.
다만 애드혹 네트워크에서는 중간 노드가 없는 두 노드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면 통신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네트워크 체계에서 보안을 담당하던 중앙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도청이나 데이터 가로채기와 같은 여러 보안 공격에 취약하다. 네트워크 연결 자체가 이동형 노드의 배터리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배터리 문제로 인해 노드가 우발적으로 네트워크에서 이탈될 수 있어서다.
이렇게 장단점이 뚜렷한 애드혹 네트워크는 무인항공기(드론), 지상과 항공을 연결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의 등장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비행형 모빌리티는 아직 비행 시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았는데, 애드혹 네트워크가 이런 모빌리티를 통제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살린 애드혹 네트워크가 등장한다면, 모빌리티 산업이 또 다른 큰 혁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