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78 June 2021
이차전지를 더 안전하게,
하이브리드 전해질
지능형센서연구실 신동옥 박사
우리 일상 속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휴대폰부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미래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에너지 저장 기술까지.
이차전지는 점점 더 다양한 곳에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차전지는 가연성이 높아 폭발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ETRI가 신개념 하이브리드 전해질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차전지와 전해질은 무엇인가요?
Hybrid Electrolytes
이차전지는 한 번 사용하고 나서도 충전을 통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합니다. 우리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핸드폰이나 카메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이차전지죠. 기존 이차전지에 비해 효율성과 저장성 등 성능이 월등히 높은 리튬이차전지가 발명된 뒤로 거의 모든 이차전지는 리튬이차전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과 분리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리튬을 사용하는 리튬 이차전지는 이온 상태의 리튬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면서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충·방전 하게 되고, 방전시 발생하는 전자를 이용해 전자기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이온 상태의 리튬이 오가는 길, 즉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해질입니다.
이차전지,
우리나라와 글로벌 현황은
어떤가요?Global Status
아마 ‘이차전지’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이차전지인데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 제조업 위주로 산업이 발달하며 ‘배터리 강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재 산업에서는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중국은 값싼 인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높은 기술력으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따라가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명한 연구자들도 많고 위상도 높지만, 소재쪽으로 더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브리드 전해질은 무엇인가요?
Hybrid Electrolytes
지금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는 액체 전해질은 가연성이 강하고 외부 충격에 민감해 항상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차전지라는 것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만큼 안전성 문제는 치명적이죠. 그래서 저희가 개발한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전해질입니다. 여기에서 하이브리드 전해질이란 유기물과 무기물을 같이 사용해 만든 전해질을 말합니다. 저희는 그동안 진행한 연구를 통해 전해질이라는 역할에서는 벗어나지 않지만, 안정성을 확보한 새로운 유무기 계면 구조가 도입된 전해질을 제시한 겁니다.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고체 상태의 전해질로 바꾼다’는 개념 자체는 간단하지만, 많은 점을 극복해야 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전해질과 맞닿아있는 양극과 음극은 고체로 이뤄져 있는데,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양극과 음극이 전해질과 자연스럽게 밀착되지만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할 때는 전해질과 전극계면을 밀착시키는 것이 쉽지 않아 저항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듯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에는 성능은 좋지만 이차전지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고체로만 이루어진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에는 안전하긴 하지만 이차전지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해질은 고체와 액체 전해질을 같이 사용해 안정성은 높이고, 성능도 떨어지지 않는 이차전지를 만들 수 있어 차세대 이차전지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글래스 등 우리 몸과 밀착된 상태로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이차전지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기존 기기들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구나 곡선 디자인이 많은 웨어러블 기기들의 특성상 고체로만 이루어진 전해질보다 고체와 액체가 함께 사용된 하이브리드 전해질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리드 전해질,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나요?
possibility
이번 저희 연구는 기존에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새로운 시작점이라는 부분에서 인정을 받기는 했지만, 하이브리드 전해질을 사용한 전지의 성능 자체는 아직 개선될 여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액체 전해질만큼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전해질을 만드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또한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해 가격과 접근성, 위험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전해질에 적합한 물질을 찾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하이브리드 전해질이 더욱 개선되고 성능이 좋아지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체 전해질보다 좀 더 유연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하기 쉽고, 안전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나 ESS(Energy Storage System) 등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도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강력한 이점입니다.
연구와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번 하이브리드 전해질의 개발 및 연구는 원천적인 기술 연구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상용화되고 보급되었을 때의 이점이 큽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될 가능성이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저희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 사용자와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문제점을 해결하고 장점을 더욱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ditor epilogue
하이브리드 전해질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개발하여 상용화하고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는 신동옥 박사. 신동옥 박사의 손에서는 이차전지와 관련된 자료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지금까지의 연구개발 과정을 말할 때의 모습보다 어떤 연구와 소재로 지금의 단점을 개발할 것인지 말할 때 더 활기찬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