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68 January 2021
스마트 국방 실현을 위한
ICT 핵심기술 개발
미래 전장에서는 첨단 무기 기술과 혁신 정도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다.
따라서 세계 무기 거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제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국방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 성패에도 직접 연관되기 때문에 첨단 무기체계를 국산화하고 자주국방 능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스마트 국방실현을 위한 핵심기술과 국산화에 성공한 소재부품 및 센서, 군 통신, 보안 및 국방 안전 기술 등
미래 방위산업에 필요한 최신 ICT를 알아보자.
미래 전장을 좌우하는 ICTICT Technology
북한은 핵 및 생화학 등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하는 지대지미사일(탄도탄)과 잠대지미사일 위협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작전 범위와 기습 속도가 크게 향상돼 수 분 내로 우리 군의 대응능력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을 정도다. 때문에 미래 전장에서 국방력은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강군과 스마트 국방’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주국방에 필요한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군 전력을 강화하고 무기체계 수출을 통한 경제 발전을 위해 독자적인 첨단 무기체계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많은 첨단 무기체계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선진국들이 수출규제(EL : Export License)를 강화하고 있어 핵심 무기체계 및 부품의 독자적인 개발 및 국산화 기반의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1월 국방부는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국방 분야 적용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으로 발표했다. 이는 앞으로 군의 국방 운영과 기술·기반 및 전력 체계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국방 혁신 추진을 통해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국방’을 실현하면서 국방개혁 2.0을 추진하는 셈이다.
핵심 전략은 무기체계 고도화와 지능화이며, 지향점은 미래전 대비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미래 8대 국방 핵심기술과 10대 군사 능력 그리고 30개 핵심전력 선정을 완료했다. 더욱 멀리, 더욱 빠르게, 더욱 은밀히 그리고 더욱 강력하게 적을 타격할 전투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핵심기술 연구개발은 산·학·연을 중심으로 수행하면서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했다. 특히, 정부연구소는 기존 역할을 조정해 미래 첨단 신기술 등의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군수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정부 주도형 핵심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전문 군수용 반도체 실험실이 전무한 실정이라 군수용 반도체 소자 개발을 위한 국내기반 확충 및 플랫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최초 레이더용 질화갈륨 반도체Gallium Nitride
이러한 가운데 국내 산·학·연이 뭉쳐 국방 반도체 소재 및 부품을 국산화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히 연구 중이다. 이로써 국방 핵심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DMC융합연구단은 ETRI를 중심으로 15개 정부출연연구원과 민간이 보유한 우수기술을 활용해 국방 무기체계용 핵심 반도체 부품 국산화 및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사업으로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조직이다.
DMC융합연구단 연구를 주관하는 ETRI에서는 화합물반도체 및 실리콘 기반 군수용 핵심부품 플랫폼을 개발한다. 화력 무기체계 기폭장치용 반도체 핵심부품인 실리콘 기반 고전압 스위치 및 비 냉각형 적외선 영상 센서 역시 주요 개발 대상이다.
최근 ETRI는 C-대역1) 및 X-대역2) 에서 활용 가능한 레이더 반도체 송·수신기용 질화갈륨(GaN)3) 스위치 집적회로(MMICs : Monolithic Microwave Integrated Circuits)’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본 기술은 감시정찰 무기체계 레이더용 반도체 핵심부품으로서 레이더의 스위치 소자, 집적회로 설계 및 제작을 모두 국내 연구진의 기술로 이뤄 의미가 크다.
1) C-대역
위성통신, 위성방송 등에서 쓰이는 4~8 GHz 주파수 대역
2) X-대역
레이더에서 자주 쓰이는 8~12 GHz 주파수 대역
3) 질화갈륨(GaN)
갈륨비소(GaAs)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농도로 높은 전력밀도를 얻을 수 있음. 고출력 전력증폭기 소자로 적합
레이더는 원거리를 탐지하고 정찰하기 위해 높은 출력을 내고 정보 전달 과정에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파통제 기술력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전투기 능동위상배열(AESA4), 에이사) 전단부 등에 쓰일 수 있는 레이더 기술을 개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고출력을 견디는데 유리한 질화갈륨을 활용해 집적회로를 개발하면서 각각 40와트(W)급과 30와트(W)급 출력과 30dB 이상의 격리도(Isolation)5) 성능을 낼 수 있다. 이는 선도 연구기관인 미국이나 유럽의 상용 제품과 대등한 수준이다.
본 기술을 활용하면 AESA 레이더 송수신기 모듈 크기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군용 고출력 레이더 송·수신기뿐 아니라 민간 선박, 기상 레이더 송수신기 모듈 등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어 많은 활용이 예상된다.
4) 격리도(Isolation)
원치 않은 곳으로 전력이나 신호가 전달되지 못하도록 하는 정도. 수치가 높을수록 좋음
5)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기존 기계식 레이더처럼 송신부와 수신부가 따로 있지 않고 송수신 통합 모듈 수천 개가 붙어 있는 형태로 이뤄져 표적 정보를 확보하는 장비
스마트 국방실현을 위한 핵심기술 공개military technology
한편 지난해 12월, ETRI는 스마트 국방실현을 위한 핵심기술과 국산화에 성공한 소재부품 및 센서, 군 통신, 보안 및 국방 안전 기술 등 미래 방위산업에 필요한 최신 ICT를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을 통해 일반에 소개했다. 연구진이 일반에 공개한 주요 기술은 ▲인공지능 기반 네트워크 생존성 기술 ▲감시정찰분야 레이더용 질화갈륨(GaN) MMIC 기술 ▲94GHz 거리감지 센서용 실리콘 게르마늄(SiGe) PLL 기술 ▲유도무기 체계용 실리콘 반도체 소자 기술 ▲양자정보통신 기술 등이다.
먼저 ‘사이버테러 등 국방 안전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네트워크 생존성 기술’은 국방 정보통신망을 운용하면서 광, 전술 망, 위성 등 가용 네트워크의 통합적 운용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군 통신망의 보안성 향상과 모바일 운용, 클라우드 기반체계 전환 시 안전한 보안 솔루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94GHz 거리감지 센서용 실리콘 게르마늄(SiGe) PLL 기술’도 소개됐다. 본 기술은 고해상도 거리감지 정보획득이 가능해 미래 첨단무기체계 대응이 가능한 기술이다. 보안용 이미징 시스템이나 근거리 모션 인식, 차량용 레이더 거리감지가 가능해 야포6)나 함포탄용7) 근접신관에 적용할 수 있다.
6) 야포(Field gun)
상대적으로 가볍고 소형이라 전장의 다양한 환경에 맞추어 야전군과 함께 이동할 수 있는 대포
7) 함포탄(Naval gun)
군함에 장비한 화포의 탄알
이외에 ‘유도무기 체계용 실리콘 반도체 소자 기술’도 공개했다. 본 기술은 목표물을 감지하거나 추적하기 위해 미사일 등에 사용되는 근적외선 대역 고감도 센서 기술이자 미사일 기폭장치에 사용되는 고전압 전력반도체 소자기술이다. 레이저 추적, 레이저 경보시스템, 조준경, 고에너지 기폭장치, 전자기력 추진장치 등 국방용 부품에 쓰일 수 있다.
아울러 ‘양자 정보통신 기술’은 암호통신을 이용해 현대 슈퍼컴퓨터로도 연산이 어려운 초고속 계산을 통해 무인 비행기, 드론, 인공위성 통신 분야에서 뛰어난 보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앞으로 변화하는 전장과 무기 교역 시장 확대에 맞춰 첨단 과학 기술적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 연구개발 분야에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든든한 노력 아래에서 더 안전하고 튼튼한 국방 자립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